1970년대 초반 우리나라 연예계를 그 독특한 반역의 정염으로 풍미하면서 잠자는 돌부처까지도 술렁이게 만들었던 위대한 말괄량이, 엔터테이너. 그는 1969년 데뷔하던 때부터 강렬했다. 꽉 죈 옷을 통해 드러나는 당당한 볼륨,열정이 담긴 음색,마음을 빼앗아 갈듯이 현란한 몸짓…. 가수 김추자의 별명은 「다이너마이트」였다.처량한 음악이 유행하던 가요계의 정서를「폭파」시킨, 응축된 에너지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고교를 갓 졸업한 18살 소녀가 온몸으로 뿜어내는 진한 사랑의 노래를 당시의 음악인과 팬들은 정확히 규정지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소울 사이키 가수'라는 국적 불명의 용어가 탄생했고, 소문도 요란했다.
대중들의 새 노래 반백년을 통해 수없이 많은 가수들이 저마다의 목청을 돋우며 파란도 많은 명멸부침을 거듭하여 왔지만 적어도 김추자만큼 진한 냄새와 강한 칼라로 대중관심 속에 획을 그었던 여자가 더 있을 성 싶지 않다. '배뱅이굿'의 1인자 이은관씨에게 창을 배우기도 했던 김추자는 작곡가 신중현을 만나 테스트를 받았다. 신중현은 "대어감이라는 느낌이 전율처럼 몸을 감쌌다. 그러나 겸손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색은 하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이미 김추자의 배짱과 끼는 커져 있었고 특히 무대에서 숨김없이 나타났다.
트로트 일색이던 1960년대 말엽의 가요계에 신중현씨의 싸이키델릭한 맛이 가미된 가요의 도입은 그 당시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미8군에서 히피의 에토스를 제대로 포착한 이 위대한 연주자가 키운 김추자라는 가수가 있었다. 신중현씨의 음악 실험에 부합하는 파트너로 선정된 김추자의 소울풀한 느낌이 약간 가미된 농염한 보이스도 화제가 됐었다. 오죽했으면 당시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말이 유행했을까. 김추자씨는 노래뿐만 아니라 무대매너 또한 그 당시 가수로는 드물게 퇴폐적이고 관능적인 느낌을 선사하며 진보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반세기나 변함없던 무대 매너에 최초로 파격의 관능을 도입한 가수 김추자는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라 노래를 화염으로 불뿜어 뽕짝 일변도이던 침체된 대중들의 가요감성에 화려한 폭죽을 터뜨리면서 그 분야 정상을 장악하는데 반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온 몸으로 노래를 부르는 그의 솔로 소울은 그의 스승이며 그에게 리듬의 마성을 주입시킨 천재 연주가 신중현의 싸운드와 함께 충돌하면서 고루하게 응집된 관중들의 가슴을 치고 봇물을 터뜨리듯 환호를 끌어 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데뷰 첫 곡인 '늦기전에'를 히트시키고 1973년 74년 리사이틀을 통해 그 절정의 인기를 확인하면서 75년 12월 대마초사건으로 일거에 몰락할 때까지 '왜 아니 올까'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거짓말이야' '무인도' '그럴수가 있나요' 등 3백여곡의 '김추자 노래'를 불렀다. 김추자는 이후 몇차례 재기를 시도했으나 옛날의 영화를 회복하지 못했다.
우리는 김추자의 노래를 귀로 듣거나 눈으로 읽을 수 없다. 김추자를 이야기 하자면 그가 부른 노랫말이나 악보로는 할 수 없다. 우리는 김추자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격정과 만나지 않고서는 적어도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의 신음소리 같은 노래를 듣고 있으면 불타는 영혼의 유황냄새로 가슴이 저리는 것이다. 그는 관중을 향해 애소(哀訴)하지 않는다. 신파조의 눈물이나 아픔을 결코 내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의 내공으로 향한 신음소리는 마치 밤안개 속의 기적처럼 어느 것 하나씩은 모두 잃고 사는 우리들 가슴 속 허무의 벽에 와닿는다. 가수 김추자가 비싼 것은 그 허무의 벽이 위치해 있는 지점의 차원에서 그 인기의 값이 정해진 까닭이다.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님이 아니면 못산다 할 것을/ 중략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마음 주고, 눈물주고, 꿈도주고/멀어져 갔네…"(님은 먼 곳에. 신중현 작사 작곡)1971년 발표된 '님은 먼 곳에'는 그의 대표곡이다. 터질 듯한 창법, 열정을 가누지 못하는 듯 광기 서린 춤에 힘입어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다른 가수들이 질투를 느낄 정도로 탁월했던 그의 춤은 우리 가요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노래에 맛을 주기 위해 춤을 곁들이거나, 춤을 보여주려고 엉터리 노래를 불러대는 요즘의 일부 댄스 가수와는 다르다.김추자는 노래와 춤의 화학적 반응을 이루어낸 가수라고 말 할 수 있다. 오디오형 가수, 비디오형 가수라는 말이 있지만 그의 음악은 어느 한쪽을 생략하고는 온전한 맛을 느낄 수 없다. 이를 충족시키는 대표적 가수가 미국의 마돈나라면 그는 10여년을 앞선 셈이다.
저무는 바닷가
마음은 집시(번안곡)
님은 먼 곳에
꽃잎
석양
꿈속의 나오미
<더 참고할만한 사이트 http://blog.daum.net/cjdgo60/5429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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