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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바다숲 어장복원 효과

또다른공간-------/지구를지키자

by 자청비 2007. 8. 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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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바다숲, 어장 복원 효과 ‘탁월’

 

2007년 7월 26일 국정브리핑

 

바닷속 해조류가 점점 사라지면서 사막화된 어장을 복원하려면 바다 속에 해조류를 심어 인공 바다숲을 조성하는 방안이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변화와 과도한 해조류 채취, 연안개발로 인한 해수오염 등으로 발생하는 바다사막화(갯녹음) 현상은 최근 강원, 경북, 제주 지역 마을어장의 23.0%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인공 바다숲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해역의 갯녹음 발생어장 (빨강색 : 1998년 현재, 파랑색 : 2004년도 추가 어장)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윤장택 박사는 25일 해수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어장에 인공종묘를 이식해 해조류 숲을 조성해본 결과 해조류가 잘 자라 생태계 복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주어장에 이식된 해조류 인공종묘, 90% 이상 생존율 보여

윤 박사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14억원을 투입해 다년생 해조류인 감태와 모자반의 인공종묘를 만든 뒤, 양식기술을 접목해 갯녹음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제주 고산해역 어장에 2㏊에 걸쳐 이식한 결과 이들 해조류가 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으며, 감태는 약 65cm, 모자반은 45cm 크기로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갯녹음 해역에 조성된 모자반 군락(왼쪽)과 감태 군락

바닷속 해조류 숲은 어패류의 산란장과 성육장의 역할을 하며 열대우림이나 소나무 등 육상식물보다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흡수율이 2∼3배 높기 때문에 갯녹음 어장을 복원하는 게 시급하다는 게 연구소의 지적이다.

연구소는 앞으로 감태와 모자반 뿐 아니라 톳, 미역, 모자반류 등의 양식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인공종묘를 이식한 뒤 해조류가 자라는 과정에서 쥐치, 노래미, 독가시치, 감성돔 등 해조류를 먹는 동물들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보호망을 만드는 데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해조류 숲, 육상 식물보다 온실가스 흡수율 2~3배 높아

윤 박사는 "감태와 모자반의 경우 인공종묘를 만들어 이식하는 방법이 개발된 만큼, 갯녹음 현상으로 고전중인 각 어장의 어민들은 연구소로부터 기술을 배워 갯녹음 어장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4년을 기준으로 강원, 경북, 제주지역 마을어장 3만2330ha 중 강원도는 776ha, 경상북도는 2110ha, 제주도는 4541ha 등 모두 7427ha에서 갯녹음 현상이 발생해 마을어장의 23.0%가 바다 사막화된 상황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특히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제주 남서부 해역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수온상승의 영향이 커 해조류 서식 환경이 크게 달라졌고, 이로 인해 1990년대 초반부터 갯녹음이 발생, 현재는 마을어장의 31.4%인 4541ha에 달하고 있으며 점차 확산 추세에 있다.

다시마, 모자반류, 감태 등 식용 해조류 감소는 이들을 먹이로 하는 전복, 성게, 소라 등의 패류와 자리돔, 쥐돔, 독가시치 등 어류 감소를 불러 바다 생태계 전체와 어업인 소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갯녹음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워지는 바다, 해조류가 사라진다

동해 수온 17년 동안 1.5도 상승

... 조류 녹는 `갯녹음` 확산, 바다숲이 죽음의 골짜기로
지난 10년간 여의도 면적 8.3배의 해조류 사라져,

제주지역은 미역 채취 20%로 급감

 

‘맙소사! 이건 완전히 죽음의 골짜기이군.’

수심 10m. 41세의 수중사진작가 김정훈씨는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바다 밑은 화산재를 뒤집어쓴 듯 고요하다.

하얀 바위만 해골처럼 널려있다. 그 뒤의 검은 골짜기 속에도 움직이는 생명체는 없다. 갈색 미역도 녹색 대황도 안 보인다.

지난해 12월 2일 부산 다대포 남쪽 형제섬. 김씨는 낚시터의 물속 생김새를 찍어달라는 월간지 ‘피싱다이제스트’ 편집장의 요구로 이곳을 찾았다. 형제섬은 부산의 바다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물고기가 낚이리라 기대하다니…’ 군데군데 검은 성게만 흰 돌 틈에 박혀있다. ‘핵전쟁으로 멸망한 지구의 모습이 이런 걸 거야. 무슨 이유로 해조류(海藻類)가 다 사라져버렸을까?’ 김씨는 음울하기 짝이 없는 잿빛 물속을 찍어 피싱다이제스트 편집실로 보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두 장을 뽑아 주간조선에 보내왔다.

지난해 6월 서울대 해양연구소는 “우리나라 동해의 수온이 지난 17년 동안 1.5도 올랐다”고 발표했다. 연구소는 미국 해양대기국(NOAA) 인공위성이 찍어 분석한 자료를 통해 “연평균 0.087도씩 따뜻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세계 바닷물 평균수온 상승치의 6배가 넘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한국 국립수산과학원이 우리나라 각 지역의 표층 바다수온을 측정한 자료도 상승치를 뚜렷이 증명했다. “최근 35년간 한반도 연안 해수온은 평균 0.9도 올랐다.” 보도를 접한 사람들은 뭔가 비정상적인 변화가 나타나리라고 직감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몰랐다. 재앙은 바닷속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1997년에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강원도 삼척시 연안과 경북 포항시, 울진군 연안에 자라던 미역, 다시마, 쇠미역이 370ha의 면적분만큼 사라져버린 것이다.

동해수산연구소는 당시 동해안의 주민들로부터 “미역과 다시마가 안 보인다. 어찌된 영문이냐”는 문의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듬해엔 더 북쪽의 해조류까지 사라지기 시작했다. 동해-강릉-양양-속초 해안의 해조류가 차례로 감소하고 1999년에는 최북단 고성군의 해조류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감지됐다.


1998년에 제주도의 해조류 서식현황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드러난 결과는 동해안보다 심각했다. 남제주군 연안을 중심으로 2931ha의 해조류가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2003년에 이르자 북제주군의 해조류까지 감소, 총 4640ha의 해조류가 없어져버렸다.

동해안 전체 감소분의 2배에 달하는 양이었다. 제주수산연구소의 윤장택 박사는 “그토록 풍성하던 모자반과 미역, 감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라진 해조류는 3~10m의 수심에 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로 인한 제주 어민의 피해는 막대하다. 남제주군 대정읍의 어민 나경필씨는 “모자반과 미역 채취량이 10년 전의 20%밖에 안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몸국(제주도의 향토음식. ‘몸’은 모자반의 제주 방언)이 이젠 귀한 음식이 됐다”는 것이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사라진 동해안의 해조류는 총 2413ha. 거기에 제주도 해조류의 감소분을 합치면 총 7053ha. 종류는 주로 미역, 다시마, 모자반입니다.” 우리나라 해조류 서식 현황을 알려주는 동해수산연구소 홍정표 박사의 목소리는 침통했다. “여의도의 8.3배, 서울시의 10분의 1 면적을 덮을 수 있는 식용 해조류가 사라졌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주범

갯녹음이라니 무슨 말인가? “말 그대로 바다의 조류(藻類)가 녹는 것이죠. 해저 암반에 붙어 있던 해조류가 어떤 원인에 의해 죽거나 떨어져나가는 것입니다.

갯녹음엔 여러 원인이 있는데 지금 우리 바다에선 가장 우려할 만한 원인에 의해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홍 박사가 말한 가장 우려할 만한 원인은 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지구온난화를 가리킨다. 17년 동안 급속하게 진행된 1.5도의 해수온 상승!

“해수온 상승에 의한 갯녹음은 파괴범위가 가장 넓고 치유책이 사실상 없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동해수산연구소 김영대 박사는 경고한다. “육상의 식물은 더운 여름에 자라지요? 그러나 바다의 식물은 반대랍니다.

해조류는 추운 겨울에 자라죠. 여름에 포자의 형태로 떠돌아다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부터 암초에 부착해서 싹을 틔우는 해조류는 12~2월에 다 자라서 봄이 되면 시듭니다.

김과 미역은 그래서 겨울과 초봄에 수확합니다.” 지구상의 해조류가 모두 찬물에서 성장하는 건 아니지만 식용 조류와 대형 조류는 대부분 찬물에서 자란다고 한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자라는 조류는 미역, 쇠미역, 김, 다시마를 포함해 90%가 한대성 해조류다.

“따라서 바다의 수온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들 한반도 해조류에 잠재적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김 박사는 특히 해조류의 발아와 생장 시기인 겨울철의 해수온 상승폭이 여름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건 심각한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따뜻한 겨울이 해조류에는 타는 듯 뜨거운 겨울이 되었고, 실제로 동해의 해조류가 사라지고 있다.

현재 우리 연안바다의 갯녹음은 암으로 치자면 3기쯤 된다고 한다. 갯녹음이 진행되면 먼저 미역, 모자반, 파래 등 2~5m 수심의 해조류부터 죽기 시작하고, 뒤이어 5~10m 수심에 있는 감태, 다시마, 대황 등이 사멸한다.

마지막으로 조간대(썰물 때 물 위에 드러나는 지역)의 톳과 얕은 수심의 미역이 사라진다. 현재 갯녹음이 극심한 제주도와 동해의 일부 해안은 이미 마지막 3단계에 처해있다.

해조류가 완전히 사라지면 암초에는 연분홍색의 무절산호조류만 남게 되고 나중엔 무절산호조류마저 고사해 흰색으로 변한 텅 빈 바위만 남게 된다. 그래서 갯녹음을 ‘백화(白化)현상’이라고도 부른다.

갯녹음의 심각성은 단지 우리가 식용으로 삼는 미역과 다시마가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조류가 사라지면 초식동물인 전복, 해삼, 소라, 성게가 굶어죽는다. 또 조류의 잎사귀에 알을 놓거나 몸을 숨기던 자리돔, 놀래기 등 작은 물고기가 떠나게 되고, 연이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문어, 참돔, 우럭 등 육식어가 사라진다.

무엇보다 광합성을 하는 해조류가 사라지면 물 속의 산소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는 급증한다. 나중엔 바다의 청소부인 새우와 게마저 없어지고 결국 남는 것은 페인트를 쏟아부은 듯 허연 바위에 듬성듬성 붙어 있는 괴기스런 모양의 보라성게뿐. 마치 가뭄에 타들어가는 사막화를 연상케 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갯녹음을 ‘바다의 사막화’라고 한다.



‘갯녹음’현상 세계 바다로 확산

갯녹음이 최근 갑자기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옛날에도 심각한 환경의 변화에 의해 국지적으로 나타나곤 했다. 해안에 대규모 촌락이 형성되거나 방파제 등 해안시설이 축조되면 오염물질의 유입과 해수 소통의 억제로 갯녹음이 발생하곤 했다.

유조선이 침몰해 기름이 다량 유출된 지역에서도 해조류가 몰살하는 갯녹음이 발생했다. 태풍으로 인한 큰 파도, 해조류를 게걸스레 먹어치우는 성게 같은 초식동물의 과다번식도 갯녹음의 원인이 되곤 했다. 그런데 최근의 갯녹음은 이전의 것과 다르다. 해조류의 사멸속도와 갯녹음 확산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그리고 국지적이 아닌 전지구적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의 갯녹음은 해수온 상승에 따른 결과입니다.” 경상대학교 해양생물학과의 김남길 교수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적도난류 세력의 고위도 확장으로 지구 곳곳에서 해조류 쇠퇴현상이 발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갯녹음 연구의 권위자다. 세계적으로 갯녹음이 심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한국과 일본 연안, 북미의 알래스카 남부부터 멕시코 연안까지, 유럽과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 거의 전역으로 파악된다. 모두 난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지역이다.

“해수온 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시기상조다. 그보다 수질오염이 확실한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물이 혼탁해지면 햇빛이 차단돼 광합성이 힘들어지며, 암초의 표면이 불순물로 코팅돼 어린 포자가 부착하지 못한다.

오폐수가 흘러드는 지역, 여름철 홍수로 토사가 유입된 해안은 실제로 해조류가 급감하며 부산항, 인천항, 거제 조선소 주변에서 해조류의 황폐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수질오염만으로는 현재의 광범위한 갯녹음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통영 난바다의 홍도 해저와 심지어 독도 해저에도 여러 차례의 수중촬영 결과 갯녹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청정해역의 갯녹음을 수질오염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동해의 경우 북쪽보다 남쪽의 해조류가 더 일찍 감소하기 시작한 것도 남쪽의 수온이 높은 것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해양생물학계도 해수온 상승이 근본 원인이라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미국학자 텡거와 데이튼은 1997년에 “엘니뇨의 발생에 의한 수온상승이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의 자이언트 켈프숲 쇠퇴의 원인”이라고 분석했고, 일본 학자 다나구치 가즈야는 “1998년 일본 나가사키의 대형 해조류가 급감한 원인은 쿠로시오 난류가 일본 연안에 장기간 머물면서 수온의 상승을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난류는 해조류(특히 대형 해조류)와 상극이다. 그래서 열대해역에는 해조류 대신 산호초가 군락을 이루는 반면(간혹 구둣주걱만한 해조류가 산호초 위에 붙어 사는 정도다) 일본 홋카이도 북쪽이나 남극 바다 밑에는 길이가 30m에 이르는 바다풀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봐도 울릉도와 독도에서 자라는 미역은 제주도 미역보다 곱절은 크다.

해수온의 변화는 해조류의 서식처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뜨거운 물을 못 견딘 식물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 김영대 박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한대성 해조류인 다시마가 고성 이북으로 북상했다.

과거 다시마는 울진에서도 채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꾸로 난대성 해조류는 서식지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제주도에만 자생하던 갈조류인 감태가 대표적인 예다. 감태는 난류를 따라 점차 북상해 경북 포항, 후포, 강원도 삼척까지 진출했다.

또한 제주도에는 최근 2~3년, 난대성 조류인 비단망사가 대량번식하고 또 대형화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2003년 여름에는 급격히 불어난 비단망사가 갑자기 떼죽음을 당해 그 사체가 남제주군의 여러 해수욕장을 뒤덮은 적도 있었다.

갯녹음에 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일본이다. 1902년 엔도오 박사가 ‘해조류 서식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뒤로 갯녹음 연구가 본격화했다.

일본이 갯녹음에 민감한 이유는 근해에 해조류가 많기도 하지만 그것을 식용으로 삼기 때문이다. 즉 해조류의 생산이 산업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관심이 높고 연구자금도 쉽게 조달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해조류를 거의 먹지 않는 미국과 유럽에선 갯녹음 현상에 대한 관심과 연구성과가 시들한 편이다.

해조류를 많이 먹기로는 우리나라도 일본에 이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테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갯녹음이 연구되고 1997년부터 본격적 조사에 들어갔으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갯녹음의 확산지역만 파악됐을 뿐 어떤 종류의 해조류가 얼마만큼 감소했는지에 대한 통계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다만 갯녹음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어민과 해안 지자체, 수산관련 공무원과 해양생물학자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해조류 되살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무절산호조류로 뒤덮인 갯녹음 지역에 인공어초나 몽돌, 해조 종묘를 뿌려서 해조류 포자가 발붙일 수 있는 ‘싱싱한 새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그 결과 살포된 지역에서 사라졌던 다시마와 대황이 부활하고 있다.

이런 작업은 어쩌면 옛날부터 우리 어민이 행해오던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주전미역’으로 유명한 울산의 어민은 매년 11~12월에 ‘갯닦기’란 것을 한다. 망치로 갯바위를 깨주는 것이다.

그러면 암초의 표면이 깨끗해져 해조류의 헛뿌리(잎 전체로 양분을 흡수하는 해조류에는 뿌리가 없다)가 잘 붙는다고 한다. 돌멩이를 뿌려주는 것도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홍정표 박사는 “바닷물의 온도에서 1도 차이란 사람의 기준으로 보자면 기온이 10도 오른 것과 같다. 바다 생태계의 질서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생태계 변화의 징후는 도처에서 드러난다. 냉수어종인 명태가 동해에서 사라져 전량 외국에서 수입한 지가 오래다. 대신 밍크고래와 남방형의 보라문어, 초대형 가오리가 출현하고 있다.

열대성 해파리가 서해를 뒤덮어 어민들의 그물을 망치기도 했다. 이런 징후의 끝은 무엇인가? 이러다가 종국에는 우리 바다의 해조류가 전멸하는 것은 아닐까?

김남길 교수는 “자연생태계엔 복원능력이 있기 때문에 큰 감소는 있을지언정 멸종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게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높아진 수온은 해조류에 몸에 맞지 않는 옷일 뿐 결국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적응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기존의 해조류 생태계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해수온 상승이든, 수질의 오염이든 인간이 초래한 결과란 것입니다.”

<조선일보 2006년 0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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