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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뜨겁다 <2>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07. 9. 1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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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빙하 녹아내려 ‘대홍수’
로키산맥 아사바스카빙하 100년새 1.5㎞줄어
히말라야산맥 룸딩호수 물 불어 둑 터질 위기

 

  • 8월 13일 캐나다 로키산맥 아사바스카 빙하지대(해발 2300m)에 있는 자스퍼국립공원. 아사바스카 빙하는 로키산맥의 컬럼비아 빙원(氷原·Columbia icefield)에 있는 6개 빙하 가운데 하나로 길이가 6㎞, 폭 1㎞, 두께는 365m에 이른다. 그러나 이 빙하의 수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자스퍼국립공원의 정찰대원인 테리 댐씨는 “아사바스카 빙하는 지난 100년간 길이가 1.5㎞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고산(高山)지대 빙하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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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키산맥 자스퍼 지역의 까마귀발 빙하는 빙하 모양이 마치 까마귀의 발 세 개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은 발이 두 개만 남아 있다. 안내판엔 ‘잃어버린 하나의 발’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로키산맥의 빙하가 줄어들면서 프레리강과 미스타야강 등 로키산맥에서 발원한 강의 수량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현재 이들 강은 겨울에 내린 눈이 쌓여 빙하를 형성하지 못한 채 일찍 녹으면서 봄철 수량이 크게 늘었다. 빙하가 일찍 녹는 바람에 강물이 불어나야 할 여름엔 오히려 수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이 빚어졌다. 캐나다 환경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경우 봄에는 홍수, 여름엔 가뭄 같은 재난이 나타나고, 인근의 수력발전댐이 쓸모가 없어지면서 전력 부족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산악지대 빙하의 해빙(解氷)을 ‘남극과 북극 빙하와 함께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현상’으로 지목했다. 히말라야와 알프스산맥, 파미르 고원지대,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등 전 세계 고산지대의 빙하와 만년설이 극지방의 빙하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녹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온 상승 추세라면 “금세기 말 이들 빙하의 40~80%가 사라져 24억명의 인류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UNEP는 전망했다.

  • ▲ 지난달 5일 캐나다 로키산맥의 컬럼비아 빙원의 6개 지류 중 하나인 아사바스카 빙하의 모습. 빙하 끝부분에서 1500m 정도 떨어진 곳엔“1890년 이곳에 빙하가 있었습니다”라는 푯말이 있다. 오른쪽 위의 작은 사진은 아사바스카 빙하에서 빙하가 녹아 물웅덩이가 형성된 모습.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빙하 호수

    네팔 히말라야산맥의 해발 4846m 고지에 위치한 룸딩 호수. 일반적인 트레킹 루트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의 발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곳이다. 3박4일의 등정 끝에 다다른 이 호수에는 뿌연 안개가 끼어 있었다. 동행한 셰르파는 “호수의 한쪽 끝이 히말라야산 정상에서 흘러내려온 빙하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 호수는 빙하가 급격히 녹으면서 호숫물이 불어나 둑이 터질 위기에 처해 있다.

    룸딩 호수는 40년 전만 해도 둘레가 600여m에 불과했지만 최근 2㎞ 가량으로 늘어났다. 호수 위쪽에 있는 룸딩 빙하가 1960년부터 매년 33m씩 줄면서 빙하가 녹은 물이 호수를 채웠기 때문이다. 해발 5000m 가까운 높이에서 엄청난 양의 호숫물이 계곡으로 쏟아질 경우 인근 마을은 물론 여기에서 수십㎞ 떨어진 곳까지 무방비로 ‘물 폭탄’을 맞아야 한다.

    이 같은 ‘빙하호 붕괴 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를 이곳에선 ‘히말라야의 쓰나미(지진해일)’로 부른다. 실제로 2000년 이후에만 네팔에선 총 5번 이상의 빙하호 붕괴 홍수가 발생했다. 인근 부탄의 경우도 마찬가지. 1994년 룩게 초 호수에서 일어난 빙하호 붕괴 홍수로 약 1000만t의 물이 계곡을 타고 쏟아져 20여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예전에도 히말라야 고산지대는 수많은 빙하호수들이 있었다. 대부분 금세 생겼다가 말라 없어지는 식으로 명멸해 갔지만 최근엔 이들 빙하호수가 사라지기는커녕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크기를 오히려 확장해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히말라야 지역의 평균 기온이 섭씨 0.6도 상승해 과거 100년간 지구 전체의 기온 상승 폭(0.74도)의 8배에 이를 정도로 온난화가 가파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빙하 해빙?호수 확장?붕괴?홍수 같은 식의 진행이 우려되는 호수들도 급격히 느는 상태다. 네팔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에 따르면 네팔과 부탄, 파키스탄, 중국(티베트) 등 히말라야산맥을 공유하는 국가의 200여개 빙하호수가 이 같은 붕괴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 알래스카 빙하의 녹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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