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무척 좋을 거라고 합니다. 저는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서 명사라 쓰지 않고 이름씨라 쓰고 동사라 쓰지 않고 움직씨라고 쓰려고 합니다. 되도록 그렇게 쓰려고 하는데, 가끔 까먹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꼭 꾸중을 듣죠. ^^*
오늘은 우리말 갈말(학술어)의 순 우리말을 알려드릴게요.
명사 : 이름씨
대명사 : 대이름씨
수사 : 셈씨
동사 : 움직씨
형용사 : 그림씨
부사 : 어찌씨
조사 : 토씨
관형사 : 매김씨
감탄사 : 느낌씨
이건 많이 들어보셨죠?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처럼 자주 쓰는 것도 있습니다. 좀 더 나가볼까요?
주어 : 임자말
서술어 : 풀이말
목적어 : 부림말
보어 : 기움말
수식어 : 꾸밈말, 꾸밈씨
관형어 : 매김말
부사어 : 어찌말
접속어 : 잇씨, 이음씨
체언 : 몸말, 임자씨
용언 : 풀이씨
관계사 : 걸림씨
접사 : 씨가지
어간 : 줄기
어미 : 씨끝
1895년(고종 3년)에 이른바 ‘국어문법’이 정식 교과목으로 처음 채택된 이래 많은 말본책이 나오게 되었지만, 지은이마다 말본 기술 방법이 다르고, 씨가름(품사 분류) 방식이 다르며, 말본의 갈말(문법 용어)도 다르게 되어 말본의 짜임과 말본의 갈말에 대한 통일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오늘날의 교육인적자원부에 해당하는 문교부에서는 1963년 7월 25일에 통일안을 공포하였다. 이 통일안에서는 ‘9품사’를 채택하였고, 씨갈(품사론)의 갈말을 일본식 한자어로 하였다. 그런데 이 통일안의 체계에 따라 지어진 ‘중등 문법’과 ‘고등 문법서’가 1966년에 나왔을 때에는 “지정사”를 더하여 “10품사”를 설정한 것이 여럿 있었으며, 씨의 갈말도 고유어를 쓴 것이 많아서¹ 실제로는 통일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 이후 이 통일안에서 지정한 씨의 체계와 갈말을 그대로 지킨 “통일문법” 교과서가 1979년에 한 차례 더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성이 엿보이지 않았다. 이에 문교부에서는 1982년 3월 5일에 말본 배움책을 ‘제1종 교과서’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그에 따라 1985년에 제1종 통합교과서를 편찬하여 보급하였다. 그래서 씨의 이름이 ‘명사, 대명사, 수사, 조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동사, 형용사’ 등과 같은 한자어로 굳어지게 되었다.
어떤 이는 언어에는 사회성이 있는데 이제 와서 어쩌겠느냐고 한다. 가당찮은 말이다. 그래서 주시경 선생 이후 고유어 갈말을 부려 쓴 학자, 예컨대, 최현배, 정인승, 허웅 등이 있고, 지금도 김승곤 선생, 김계곤 선생, 김석득 선생, 하치근 선생 등과 같은 학자와 여기에 일일이 밝힐 필요도 없이 많은 학자들이 고유어 갈말로 말본 책을 쓰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한글 맞춤법을 개정할 때에 반드시 우리 고유어로 씨를 매겨야 할 것이다.
1) 최현배, <우리말본>(1971:151)에서는 명사, 대명사, 수사, 형용사, 동사, 조동사, 부사, 접속사, 감탄사, 조사 등은 일본에서 행하는 씨가름이라 하였다. 즉, 메이지(明治) 초년에 일본 어학자들의 저서, 특히 오오쯔끼(大槻文彦)가 지은 <語法指南>(明治 22년)과 오찌아이(落合直文), 나까무라(中村義象)가 지은 <中等敎育日本文法>(明治 26년)에서 서양 말본을 본떠서 일본어를 가를 때 사용한 것이라 하였다. 이에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많은 학자들이 이러한 일본어 갈말 차용을 배격하고 우리 고유어로 씨의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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