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와 소통의 공간
1인 미디어 '블로그(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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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가득한 인터넷 공간
같은 관심사 공유… 사용자 1천만명 넘어
회사원 양모씨(45·제주시 용담동)는 최근 다른 직원들보다 일찍 회사에 출근한다. 출근하자 마자 컴퓨터를 켜고 전날 들어온 이메일을 확인하고 주요뉴스를 검색한다. 그리고 좋은 정보와 화제가 될만한 내용을 갈무리해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블로그에 옮겨 놓는다. 컴퓨터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양 씨는 올해초만 해도 블로그라는 것이 뭔지 잘 몰랐다. 그런데 최근 한 후배로부터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직접 만들었다. 블로그를 만들어 관리하다보니 재미가 쏠쏠해 블로그의 세상에 빠졌다.
'1인 미디어'라고도 불리는 블로그가 인터넷 세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웹사이트 분석기관인 랭키닷컴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산업 주요 분야의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웹2.0관련 서비스인 동영상과 전문 블로그 사이트의 성장률이 각각 1백4%, 2백71%로 나타났다. 랭키닷컴의 문지은 웹 애널리스트는 "2007년 인터넷 산업은 블로그와 동영상의 눈부신 성장이 특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블로그 사용자가 1천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제는 블로그를 통해 홍보 및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블로그가 하나의 사회문화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처럼 블로그에 대해 누리꾼들이 집착하는 것은 무엇보다 블로그를 통해 같은 관심사에 대해 재미있고 편리하게 의사소통하며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블로그를 통해 친구나 가족들과 자잘한 일상을 함께 나눌 수 있고 생각이나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간편하면서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도 블로그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개인 홈페이지를 관리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블로그는 매우 쉬워 컴맹들도 조금만 익히면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개인이 보고 느낀대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직설적이고 진솔하다. 이런 점이 바로 블로그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다.
현대 사회에서 블로그는 가장 빠르고 생생한 미디어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 미국의 9·11 테러 때와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블로거들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등으로 찍은 동영상과 함께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을 그대로 블로그에 옮겨 놓아 그 참상을 순식간에 전세계에 전파했다. 지난해 9월 벌어진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는 블로그를 통해 전세계에 그 실상이 알려졌으나 군사정부가 인터넷마저 차단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가중되기도 했다.
제주도내 블로거들은 오름과 식물, 아름다운 자연풍광 등을 담아내기에 바쁘다. 제주의 오름 곳곳을 누비며 갖가지 식물의 사진과 설명을 시와 함께 담아내는 블로그 '김창집의 오름이야기'(http://blog.daum.net/jib17/)의 운영자인 김창집씨(60·제주중앙고 교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국의 누리꾼과 갖가지 사연을 쌓는다.
김 씨는 아름다운 제주의 오름을 알리고 싶어 지난 2001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김 씨의 블로그에는 1천2백70여건의 오름 및 식물의 사진과 시, 유래 등이 담겨 누리꾼들의 관심을 끈다. 이 블로그를 즐겨찾기 해놓은 누리꾼이 4백명에 이르며 하루 방문객이 평균 5백여명, 지금까지 총 방문객수는 22만명을 넘어선다.
김 씨는 블로그를 통해 오름의 매력에 빠진 누리꾼이 안내를 요청해 답사에 동행하기도 했다. 진솔하게 블로그를 만들어가는 김 씨의 모습에 인생상담을 해오는 누리꾼도 있다. 김 씨는 특히 몇 해전 오름의 매력에 빠진 다른 지방의 한 누리꾼이 장애인 누리꾼과 댓글을 통해 의기투합한 끝에 제주에 함께 내려와 휠체어를 밀면서 오름답사에 나섰던 일이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2년전부터 블로그 '은빛하늘속세상'(http://blog.naver.com/ke100478)을 관리하고 있는 김은명씨(30·웹디자이너)는 일상에서 소재를 찾는다.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나 음식, 풍경 등을 손쉽게 접하는 피사체를 다양한 각도로 연출해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 놓고 있다. 회사 일 등으로 바빠 아직 많은 작품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틈틈이 영화정보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하순 블로그 '제주!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섬'(http://blog.paran.com/bionnal)을 개설한 김모씨(47)는 인터넷에 자신의 사진들을 올려 놓을 곳이 없어서 블로그를 만들었다. 공무원인 김 씨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담아내 누리꾼들이 제주에 와보고 싶은 마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블로그를 만들고 싶지만 아직은 어디에 내세울 처지가 아니"라며 더 이상 인터뷰를 사양했다. 김 씨의 블로그에는 지난해 11월 한라일보가 주최했던 감귤마라톤대회에서 아기사자 탈을 쓴 어린 아이가 주로상에 나타나 대회 참가자들의 관심과 웃음을 자아내게 했던 모습을 사진에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김창집의 오름이야기' 운영자인 김 씨는 "쉽게 접속해 하고 싶은 말을 쓰고 그 글을 쉽게 저장할 수 있으며, 취미나 관심사가 같은 누리꾼들과 많이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이 블로그의 장점"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저작권이 있는 글·사진이나 노래 등을 함부로 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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