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듣거나 읽다보면 속터지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조류독감 확산으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들이 광우병 소도 들어오는데 왜 우리만 살처분하느냐고 항의한다고 하더군요. 우리의 실용 대통령 이명박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허용조치로 깡그리 망하게 된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한마디 않고 도시서민들도 값싼 쇠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한미FTA의 조속한 미의회 통과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정부는 변명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다고 금방 의회에서 통과시켜주리라 기대했습니까. 한미FTA가 이뤄지면 한국이 금방 경제난이 풀리고 잘살게 될 것으로 정녕 믿고 있는 것입니다. 도시산업화에 매몰돼 죽어가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인 농자(農者)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겠지요.
지금 이 정부는 농업이 없어도 국가경제에 하등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자동차를 많이 팔아 그 돈으로 쌀이든, 밀가루든, 쇠고기든 사오면 될테니까요. 그러나 만약에 전쟁이 나거나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농산물 수출국이 농산물 수출을 봉쇄할 땐 어쩌시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서는 쌀이나 밀가루 등 곡물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가요.
게다가 값싼 쇠고기라구요. 값이 싸면 광우병 걸린 쇠고기라도 먹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광우병이 어떤 병인지 모르는 것은 아닌가요. 사실 광우병이 어떤 병인지 저도 잘 모릅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나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광우병은 뇌조직이 파괴돼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죽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치료제도 없고 예방약도 없다고 합니다.
광우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프리온(Prion)은 현재 알려진 어떤 수단으로도 없앨 수가 없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걸리면 무조건 죽는겁니다. 게다가 광우병은 잠복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자신이 광우병에 걸렸는지 조차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해서 사망한다고 하더군요. 이런 무서운 광우병이 걸린지도 모르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허용할 수가 있나요. 혹시 이 땅의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돈없고 빽(?)없는 도시서민들에게는 광우병 걸린 값싼 소를 먹게 하고 자신들만 한우를 먹으면서 희희낙락하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모르긴 모르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기 시작하면 한우가 쇠고기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왜냐구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시작되면 한우사육농가의 80%에 이르는 소규모 농가는 완전히 절단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그 징조는 나타나고 있구요. 대규모 사육농가라도 온전치는 않을 듯 싶습니다. 그런데 어디가서 한우 쇠고기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가서 했던 일국의 자존심을 팔아먹는 행동에 대해서는 내 입이 험해질까봐 언급을 피하려합니다.
삼성특검 결과도 속터지게 합니다. 특검은 변죽만 울리다가 불법 비자금 조성, 경영권 편법 승계, 정치권 로비 실태 등에 대해 제대로 수사해보지도 않고 끝났습니다. 이번 특검수사는 오히려 삼성의 비자금을 합법화시켜주고, 편법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 시켜주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검 수사결과 발표시 내부고발자였던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죽이기도 빠지지 않더군요.
그리고 어제 삼성이 쇄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모든 허물은 자신이 안고 가겠다며 퇴진을 발표했습니다. 이 회장의 퇴진에 재계에서는 경악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주식을 단 한주도 내놓지 않으면서 무슨 퇴진입니까. 아들 이재용은 백의종군하면서 외국에서 기업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지금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으니까 외국에서 한 몇 년 지내다가 잠잠 해지면 다시 들어와 스리슬쩍 회장으로 등극하겠죠.
또 그동안 갖가지 불법행위를 주도했던 이학수, 김인주 등이 퇴진한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퇴진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삼성에 대한 영향력이 과연 줄어들까요. 왜냐면 그들은 삼성의 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용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진실을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리의 삼성이 그들을 필요로 하고 그들도 삼성을 떠날 생각이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삼성과의 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삼성 비리의 산실이었던 전략기획실도 해체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기구라는 것은 해체했다가 다시 역할이 필요하면 다른 이름으로 기구를 만들면 그만 아닌가요.
인터넷 글을 읽다보니 "이건희 회장을 떠나게 해선 안된다"는 내용의 글이 있더군요. 역설의 글인줄 알았더니 이건희 없는 삼성은 생각할 수 없다며 이건희 회장을 붙잡아야 한다는 내용이더군요. 그 아래 찬성 댓글도 제법 많이 달려 있더군요. 삼성 직원인가 생각했지만 자신의 실명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어서 삼성 직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아찔했습니다. 불법행위자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로 엄단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온정주의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을 새삼 느낍니다.
우리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몇 명의 권력자로 인해 정치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권력자가 그같은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주위에서 당당하게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던 탓입니다. 삼성의 경우도 삼성의 불법 행위에 주위에서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 이같은 결과를 빚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희는 불사신입니까. 이건희 없는 삼성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이건희가 죽으면 삼성도 죽는다는 말인가요. 어떤 조직이든 조직으로서 자생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고 특정인에 의존하는 조직은 부침이 극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있는 삼성에서 이건희가 없다고 기업이 무너진다면 그런 기업은 존재할 가치조차 없고 일찌감치 문을 닫아야 합니다. 삼성이 국내 최고의 브랜드를 가진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1일 시장조사업체 밀워드 브라운 옵티모와 공동조사해 발표한 '2008년 100대 글로벌 브랜드'에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보다 14단계 떨어진 58위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삼성파문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삼성은 이번 사태로 당분간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삼성이 진심으로 모든 과거를 털어내고 지식경영,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하게 될 때 국제무대에서 다시 당당하게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날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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