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몇 년 전 제가 일했던 연구소 소장님을 뵀습니다. 퇴직하시고서 뒤 3년 가까이 지났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소장님이 퇴직하신 뒤에 연구소에 들어온 신입 직원들과 함께 기관장으로 모셨던 분을 선배님으로 만나뵌 거죠. ^^*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히 움직이시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조쌀하신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가르침 주시길 비손합니다. (조쌀하다 : 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
'가르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는 뜻이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 낱말은 밭을 갈고, 가축을 치는 데서 온 낱말입니다. 땅이나 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하는 것이니, 마음의 밭을 갈고 사람을 키우듯 정성스럽게 후배를 기르는 게 가르치는 겁니다.
얼마 전에 북돋우다와 헹가래가 농업에서 왔다는 말씀드렸죠? 이렇게 우리 삶에는 농업에서 온 게 많습니다.
우리가 정보화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고작 30년쯤 전부터입니다. 그전에는 산업화 사회였지만 이 또한 기껏 200년쯤 전입니다. 그전 수천 년, 수만 년은 농경사회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에 농업문화가 녹아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저같이 농대 나와서 농업을 하는 사람이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 또한 당연하며, 우리 문화의 큰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인 우리말을 여기저기 알리려 힘쓰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