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이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죠?
저 대학 다닐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도 있고, 휴학 마치고 복학하신 분도 있고...
그런 분들과의 첫 자리는 언제나 어색합니다.
서로 눈치 보며 나이를 가늠하느라 바쁘죠. 그러다 어느 정도 상대를 파악하면 술잔이 오가면서 말을 놓을 사람은 놓고 높일 사람은 높이고...
우리말에 '자치동갑'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자치는 차이가 얼마 안 된다는 뜻이고,
동갑은 나이가 같다는 뜻이니
자치동갑은 얼마 차이가 안 나거나 비슷한 나이를 뜻할 겁니다.
사전에도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라 풀어놨습니다.
그렇게 보니 좀 이상하네요.
동갑은 나이가 같은 것인데,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 말이 되나? ^^*
비슷한 뜻을 지닌 낱말로 '어깨동갑'도 있습니다.
어깨 높이가 비슷한 나이 또래라는 뜻을 담고 있을 겁니다.
'어깨'가 힘이나 폭력 따위를 일삼는 불량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보니
같은 시기에 불량배가 된 친구를 '어깨동갑'이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
저는
어깨동갑이건 자치동갑이건 생물학적인 나이 차이가 그리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고,
고마울 때는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며,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가슴아파할 줄 알고,
미안한 일을 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 알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크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을 우러러 존경합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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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동갑의 '자치'는 "한 자쯤 되는 물건"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 차이가 얼마 안 되는 것이라는 뜻이 따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