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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톱 PC, 이대로 끝장인가?

또다른공간-------/IT로만든공간

by 자청비 2010. 10. 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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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톱 PC, 이대로 끝장인가?

 

이코노믹리뷰 

 

저가형 노트북인 '넷북'의 등장으로 데스크톱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 PC시장의 주류도 노트북이다. 대중적 컴퓨터로 30년 가까이 큰 인기를 모았던 데스크톱 PC(이하 데스크톱)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빠르게 보급된 노트북 PC(이하 노트북)과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태블릿 PC 등 휴대용 컴퓨터의 인기에 막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


국내 PC시장에서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휴대용 컴퓨터가 판매량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PC 판매시장 조사기관인 한국IDC는 2010년 상반기동안 팔린 노트북의 양이 149만여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데스크톱은 135만여 대를 팔았다. 데스크톱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같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 증가폭이 더 큰 쪽은 노트북이다. 노트북의 판매량이 데스크톱을 추월한 것은 노트북 출시 이후 처음이다. 노트북 판매량인 149만여 대는 전체 PC 시장의 53%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선 데스크톱·노트북 동반 부진


PC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돼 노트북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태블릿 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데스크톱이 차지하고 있는 역할은 노트북이 대체하게 될 것이고, 노트북의 역할 중 일부는 태블릿 PC가 차지하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이쯤 되면 PC시장의 주류는 더 이상 데스크톱이 아니라 노트북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만하다. 권상준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데스크톱 시장의 핵심인 기업에서도 데스크톱보다 노트북을 더 선호하고 있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노트북이 PC시장의 주류로 완벽하게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은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고도 조금 다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블릿 PC가 이미 공급된 상황이어서 데스크톱과 더불어 노트북의 판매량도 함께 줄어들었다. 세계적인 IT 리서치업체인 가트너는 최근 3분기 세계 PC 출하량을 조사한 결과 약 8830만 대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 상승한 수치인데 가트너가 앞서 내놓은 예측치인 12.7% 상승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트너 측은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2년간 강력한 성장을 보였던 노트북 시장과 데스크톱 시장이 태블릿 PC의 위력에 밀려 동반 고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시아 지역으로 넘어오면 노트북의 성장은 무서울 정도다. 2010년 3분기 아시아 시장의 전체 PC 출하량은 297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특히 데스크톱의 하향 곡선이 뚜렷한 반면, 데스크톱의 대체 컴퓨터로 노트북을 선택하는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노트북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가트너 측은 분석하고 있다. 가트너가 분석한 3분기 아시아 시장의 데스크톱 PC의 출하량 증가율은 3.2%. 19.9%의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한 노트북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에니악과 데스크톱도 몰락의 닮은 꼴

 

역사가 발전할수록 컴퓨터의 크기는 작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좀 더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작은 전자기기 안에 모든 것을 담고 싶어 한다. 시대가 갈수록 컴퓨터가 더 작아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잘 살펴본다면 데스크톱의 몰락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컴퓨터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에니악'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에니악은 1946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J.W.모클리와 P.에커트의 공동설계에 의해 완성된 세계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다.

 

종래의 원시적 숫자 계산보다 계산 능력과 속도는 무섭게 빨라졌다. 하지만 크기가 문제였다. 에니악의 무게는 30톤. 크기는 가로 9미터, 세로 15미터다. 웬만한 7~8층 건물 한 채에 가까운 크기다.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 배전반을 연결해야 계산을 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후의 컴퓨터는 다년간의 진화를 통해 그 몸집을 계속 줄여왔다. 몸집은 줄어든 대신 내용물은 더 알차진 것이 컴퓨터 진화의 핵심이다. 손바닥 크기의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가 3.5인치 디스켓으로 작아지고, 이것이 더 작아져서 지금의 USB 드라이브가 출현한 것도 똑같은 맥락이다.

 

데스크톱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 컴퓨터 대중화 바람을 타고 가정과 기업의 데스크톱 구매 돌풍이 이어졌지만 대부분의 가정에 데스크톱이 보급된 이후에는 폭발적인 판매 수요를 찾지 못했다. 반대로 노트북의 판매량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연도별 출하량 추이를 살펴봐도 노트북을 포함한 휴대형 컴퓨터의 판매량 증가세는 뚜렷한 반면, 데스크톱은 2000년을 정점으로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노트북의 꾸준한 성장세는 데스크톱 못지않은 성능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노트북의 가격은 200만 원대였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의 성능은 데스크톱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의 인기는 데스크톱을 넘지 못했다. 한때 데스크톱의 가격이 100만 원대로 내려오면서 데스크톱 독주는 계속 되는 듯 보였다.

 

2000년 정점으로 완만한 하향 곡선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중앙처리장치(CPU)나 하드디스크(HDD), 램 등 모든 면에서 데스크톱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가격대도 매우 다양해서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작은 크기에도 효율적으로 PC를 운용할 수 있는 '넷북'의 등장은 데스크톱을 PC시장의 변두리로 몰아넣었다. 넷북은 기존 노트북보다 작지만 웬만한 노트북에 견줄 만한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대부분 100만 원 미만의 저가 상품이 주류를 형성해 대학생 등의 소비계층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동성이 강하고 성능까지 향상된 노트북이 PC시장의 주류로 부상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서 "노트북의 대중화와 태블릿PC 등 새로운 모바일 기기들의 등장으로 인해 데스크톱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데스크톱의 쓸쓸한 모습. 과연 IT시대의 핵심 기기로 다시 부활할 것인지 아니면 노트북과 태블릿PC에 밀려 영영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인지 앞으로 데스크톱이 보일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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