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의 역설 … 되레 지구촌 한파 불러
중앙일보
지난해 지구는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덥고 비가 많았던 해로 기록됐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세계 곳곳에선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이 빈발하고 있다. 브라질 남동부에선 폭우로 361명이 숨졌다. 호주 동부에선 기록적인 홍수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남동부 애틀랜타시엔 혹한과 함께 폭설이 찾아와 사흘째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 지난해 가장 더웠던 해 =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기상데이터센터(NCDC)는 지난해 세계 평균 기온이 20세기 평균(섭씨 13.9도)보다 0.62도 높아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05년 기록과 같은 수준이다. 이로써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중 9년이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던 상위 10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76년 이후 34년 연속 지구 기온이 20세기 평균 기온을 웃돈 것으로 측정됐다. 북극해에서 얼음으로 덮인 면적도 2007, 2008년에 이어 79년 관측 개시 이후 셋째로 좁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내 고다드(Goddard) 연구소도 이날 같은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NCDC 데이비드 이스터링 소장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이 이번 조사 결과 밝혀졌다"며 "지구 온난화는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찬 공기를 남쪽으로 밀어내 유럽과 미국 동부에 이상저온 및 폭설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파키스탄에서 동시에 가뭄과 홍수가 닥친 것도 뜨거운 공기가 제트기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기상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게 NCDC의 설명이다.
◆ 세계 곳곳 기상이변 = 브라질 남동부 리우 데 자네이루 주와 상파울루 주 등에선 갑작스러운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잇따랐다. 13일까지 36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으나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우는 남동부를 거쳐 중부 및 북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와 에스피리토 산토 주로도 옮겨가고 있어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호주 퀸즐랜드 주와 브리즈번·투움바·입스위치시를 덮쳤던 폭우는 13일부터 멈췄다. 이번 폭우로 브리즈번시에선 12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고 1만5000여 채의 주택과 건물이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13명이 숨지고 74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남동부 조지아 주 애틀랜타시엔 12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데 이어 폭설까지 겹쳐 공항과 도로가 끊겼다. 대부분 학교도 사흘째 휴교 중이다.
지구 온난화 수세기 지속…남극 빙하 녹아 해수면 수m 상승
뉴시스
이미 대기 중에 방출된 온난화 가스로 인한 영향이 앞으로도 수 세기 동안 지속돼 1000년 이내에 남극의 서부 지역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수 미터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캐나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류가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완전히 중단,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 해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의 영향이 수 세기 동안 지속돼 북아프리카의 사막화와 남극 빙하가 녹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결국 해수면의 심각한 상승으로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연구는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2010년과 2100년 대기오염 방출을 완전히 멈춘다는 두 가지 가정 하에 향후 1000년에 걸친 기후패턴 결과를 추론했다. 그 결과 1000년 후에는 남극 대륙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5도 정도 상승하면서 남극 서부 지역의 빙하가 전부 녹는 것으로 나타났다. 넓이가 텍사스주 크기에 달하고 두께만도 4000m에 달하는 남극 서부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지구 전체의 해수면은 수 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기후변화로 북아프리카 대지 30%가 메마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과학자들은 그러면서도 북극은 온실가스 배출 중단 등의 노력이 이뤄지면 얼음이 녹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에서도 오랜 기간 온실가스 배출이 중단되면서 온도변화를 포함해 여러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캘거리대학교 션 마셜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세기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전에 이같은 흐름이 뒤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셜 교수는 이어 "이따금 너무 늦었다는 패배주의적 논쟁을 들을 때가 있다"며 "하지만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 잡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온난화의 역설
한국경제
14세기 무렵부터 18세기 중후반까지 지구에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혹한과 무더위,폭설과 폭우,극심한 가뭄 등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면서 세계 평균기온이 1.5도가량 낮아졌다고 한다. 이른바 소빙하기다. 1.5도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다. 영국 템스강과 네덜란드 연안이 얼어붙었고,가뭄 끝에 내린 폭우가 논밭을 쓸어 버렸다. 페스트를 비롯한 온갖 질병이 창궐해 유럽 인구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도 제주 용천동굴 석순에 16세기 소빙하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연구가 있다.
기온 하락은 자연 재해에 한정된 게 아니다. 유럽에선 재해의 책임을 덮어 씌울 속죄양을 물색했다. 그 대상으로 떠오른 게 마녀다. 1561년 끔찍한 추위와 1562년 여름의 폭풍으로 흉작과 전염병이 발생하자 광범위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많은 마녀들을 불태워 죽였어도 당연히 기후는 나아지지 않았다. 기후변화가 일부 인간의 우매함과 폭력성을 자극해 엄청난 비극을 만들어낸 셈이다.
올겨울 들어 매서운 추위와 많은 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6도나 낮았다는 게 기상청 조사다. 영국에는 100년 만의 혹한이 엄습한데다 폭설까지 내려 항공 대란을 겪었다. 미국 북동부 지역도 대설과 한파가 덮쳐 비행기 운항이 중단되고 육상교통이 마비되는 홍역을 치렀다. 이렇다 보니 소빙하기가 다시 찾아온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판이다.
지구는 갈수록 더워지고 있다는데 겨울이 더 추워지는 까닭은 뭘까. 여러 가설이 있으나 북극의 해빙과 시베리아의 눈 원인설이 그럴 듯하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구름을 대량으로 만들어 시베리아 등 주변의 강설량을 늘리는 데서 비롯된단다. 눈이 햇빛을 반사, 지표 온도를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형성된 찬 공기가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을 키우게 된다. 이렇게 강화된 시베리아 고기압이 제트기류의 골을 타고 밀려내려오는 탓에 북반구 기온이 떨어지고 기상이변이 빈발한다는 설명이다. 이쯤되면 '온난화의 역설'이라 할 만하다.
대다수 기상전문가들은 기상이변이 더 자주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연의 일시적 심술이라면 모를까 소빙하기처럼 장기적 변화라면 단단히 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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