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리퍼트대사 사건으로 돌아보는 일본의 오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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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15. 3. 10. 10:46

1891년 5월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시베리아철도 기공식 참석을 위해

러시아의 황태자가 동북아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가 바로 후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가 된는 니콜라이 황태자였죠.

황태자는 기공식에 앞서 일본을 방문하기로 하고 나가사키, 가고시마, 고베를 방문하였고

사건이 발생하던 당시 그는 교토에 당도해 있었습니다

세계적 강대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황태자가 방문하자 일본은 매우 극진한 예우로 그를 환영했습니다.

왕족 중 외국문물에 밝은 아리스가와 다케히토 친왕이 황태자를 안내했고

교토에서는 시즌이 아닌 고잔노 오쿠리비도 열렸죠.

다음 방문지인 요코하마와 도쿄에서도 환영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죠.

5월 11일 비와호를 관광한 니콜라이 황태자는 당시 일본에 와있던

그리스 요르요스 왕자와 다케히토 친왕과 함께 인력거를 타고 오쓰 마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경호를 담당하고 있던 시가현 경찰서 순사 쓰다 산조가

갑자기 니콜라이 황태자에게 칼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습니다.

- 쓰다가 니콜라이 황태자를 습격한 이유는 매우 황당한데,

일본에 방문하고도 덴노를 알현하지 않고 관광만하는 황태자에게 분노해서였다가 이유였습니다.

물론 평소에 러시아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 못할 사건이죠.

니콜라이 황태자는 인력거에서 뛰어내려 골목길로 도망쳤고 쓰다는 황태자를 쫓아 살해하고자 했지만,

요르요스 왕자와 인력거꾼이 이를 제지하였고 결국 다른 순사들이 도착해 쓰다를 제압하게 됩니다.

다행히 니콜라이 황태자의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오른쪽 머리에 9cm 의 상처를 입었고,

이 사건을 자신의 선에서 수습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케히토 친왕은 긴급히 도쿄에 전보를 보냅니다.

사건의 범인 쓰다 산조.

이제 일본은 국가 총력을 동원해 러시아에게 사과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건 다음날인 12일 메이지 덴노는 즉시 기차를 타고 그날 저녘 교토에 도착하였습니다.

황태자를 즉각 병문안 할 예정이었지만 황태자의 요청으로 다음날로 연기 되었고

13일 니콜라이 황태자가 머물던 토키와 호텔을 방문해 황태자를 문병합니다.

이후에도 세 명의 친왕들과 니콜라이 황태자를 고베까지 배웅합니다.

또 납치될수도 있다는 반대 의견도 무릅쓰고 러시아 군함까지 직접 올라가며 니콜라이 황태자를 다시를 병문안 합니다.

일본 행정부도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 의사께서 사살한 그 이토 히로부미)는 쓰다를 사형할 것을 촉구했고

사형을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사형을 시키지 못할시엔 계엄령을 발동해서라도 쓰다를 사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당시 일본의 덴노와 황족들에게만 적용되는 대역죄를 적용시킬것을 사법부에 강하게 요청했죠.

- 놀랍게도 당시 대심원 원장 고지마 고레카타는 행정부 및 전 국민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 압력에 굴하지 않고 일본의 법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로 무기징역을 내립니다.

그래서 오쓰사건은 일본에선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킨 역사적 사건으로도 기록되고 있습니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군부에 굴복하게 됩니다.

황태자에게 사과하기 위해 자살한 하타케야마 유코.

일본 국민들 역시 러시아가 일본을 침략할지도 모른다는 공러증에 빠져 사과를 하기 위해 온갖 예를 쓰게 됩니다.

일본의 학교들은 근신의 뜻을 표하기 위해 일제히 휴교했습니다.

신사와 절에선 황태자의 회복을 위한 기도가 행해졌습니다.

야마가타현과 가네야마정에서는 황태자를 습격한 쓰다 라는 성과 산조라는 이름을 금지하는 조례도 결의했습니다.

문안 전보만 1만 통이 넘어가며 우편 폭탄이 떨어졌고

범인인 쓰다 가문은 일본의 국민적 이지메로 멸절되었습니다.

급기야 하타케야마 유코 라는 여성이 황태자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교토에서 자살하는 사태까지 발생합니다.

결국 이 일본의 범국민적 사과는 러시아측에선 매우 만족스러운 일이어서

이 광적인 사과를 칭찬하며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래저래 일개 개인의 범죄를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는것도 맞지 않아

러시아는 별다른 배상요구 없이 일을 마무리 짓게 됩니다.

니콜라이 황태자 본인도 별다른 감정 없이 일본을 떠났다고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선전포고도 없이 러일전쟁 발발.

속은 알수 없지만 니콜라이 황태자는 그때 일본을 아작 내놓지 않은걸 매우 후회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범국민적인 사과는 훗날 파나이호 사건때도 재현됩니다.

중일전쟁시 자국민을 피난시키기 위해 이동하던 미해군 함정을 격침시킨 사건인데

사건 직후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사죄를 쏟아 댔는데

역시나 시간이 지난후

진주만..

기록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일본은 참 신비로운 국가구나 싶습니다.

알렉산드르 3세의 아들이자, 뒷날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가 된 황태자 니콜라이는 1891년 5월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거행될 시베리아철도(TSR) 기공식 참석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황태자는 동방행을 기회로 일본을 방문해, 같은 달 11일 수행원들과 함께 혼슈[本州] 시가현[滋賀縣]의 오쓰[大津] 거리를 걷고 있었다.

주위에는 세계 제일의 군사대국을 자랑하던 러시아의 황태자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였다. 사건은 이 와중에 일어났다. 황태자 일행이 막 현청사를 벗어날 무렵, 황태자를 경호하던 일본인 순사 쓰다 산조[津田三藏]가 갑자기 황태자 쪽으로 다가가 일본도로 황태자의 머리를 내리쳤다.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다행히도 칼날이 황태자의 뒷머리를 살짝 스치는 바람에 가벼운 찰과상에 그쳤지만, 이 사건으로 일본은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들썩였다. 러시아의 보복을 두려워한 일본은 사건 직후 천황 주재로 어전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느라 바빴다.

천황은 범인의 처벌을 지시하고, 실권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계엄령을 선포하였다. 또 각급 학교 학생들에게 위문편지와 위문품을 보내게 해 전국에서 답지한 위문전보만도 1만 통이 넘었다. 어느 현(縣)에서는 범인인 쓰다 산조의 성(姓) '쓰다'를 가진 사람은 성을 바꾸고, '산조'라는 이름은 신생아에게 아예 쓰지 않기로 결의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천황 자신이 교토[京都]까지 문병을 가고, 러시아에 사절 파견을 제의하는 등 갖은 노력 끝에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쓰다 산조는 체포된 뒤 황태자가 천황을 예방하지 않고 유람만 즐기는 것에 분노해 범행했다고 자백하였다. 살인미수범으로 무기징역에 처해졌으나, 복역 중이던 같은 해 9월 옥사하였다. 오쓰 지방에서 일어났다 해서 오쓰사건으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