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헐~ 대박 쩐다!" 신조어 난무..사라져가는 한글의 가치
세계일보 2016.11.10
최근 한글의 무분별한 변형 및 사용이 우려되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과도한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언어(통신어)가 난무하는데다,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틀리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조어와 줄임말 등 변형된 형태의 언어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일정 부분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상당수 신조어가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줄임말과 통신어는 보편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카카오톡·라인 등 모바일메신저의 이용에 적합한 형태의 언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표현들이 얼마나 적절하며 대다수가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기존의 단어를 고사시키거나, 의사소통의 단절과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기본적인 언어 사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뉴스나 서적·학술 분야에서조차 맞춤법에 어긋나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저 편한대로 한글을 사용하다 보니 생기는 이같은 현상은 결국 한글 가치 훼손과 의사소통 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신조어와 줄임말에 대한 생각과 한국인들의 생각과 맞춤법 및 띄어쓰기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봤습니다.
한글 파괴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글' 한글의 가치가 사라져가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사람은 드물었다. 63.2%는 신조어·줄임말·통신어는 엄연한 한글 훼손이라고 답했다. 다만 10명 중 8명은 신조어와 줄임말이 시대적 산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언어에 대한 태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확한 한글 사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과는 달리 우리사회의 언어파괴 현상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한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92.7%가 되도록이면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특히 40대의 동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63.3%로,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다소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는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또한 전체 77.8%가 요즘 젊은 학생들이 맞춤법 등을 잘 모르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응답했으며, 학생들이 아예 한글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의견도 66.6%에 이르렀다.
◆76.9% "맞춤법·띄어쓰기 올바르게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는 노력은 많이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 76.9%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려고 신경 쓰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주로 휴대폰으로 메신저를 하거나(72.3%·중복응답) 문자를 보낼 때(64.9%) 잘못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할 때(37.2%) △댓글을 달 때(35.5%) △SNS를 할 때(29.4%)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할 때(22.9%)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지키는지 여부가 호감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주변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지를 평가해본 결과,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지키는 경우 그 사람을 긍정적을 평가한다는 의견이 10명 중 8~9명에 달한 것이다. 다만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딱히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지키지 못한다고 그 사람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잘 지키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그만큼 올바른 맞춤법 및 띄어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지키지 않으면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잘 지킨다고 해서 특별히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은 전체 8.1%에 그쳤다.
◆10명 중 8명 "신조어·줄임말·통신어 사용 너무 지나쳐"
최근 부쩍 사용이 많아진 신조어와 줄임말, 통신어에 대한 우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82.7%가 요즘 신조어·줄임말·통신어 등의 사용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으며, 이들 언어가 엄연한 한글 훼손이라는 의견도 63.2%에 이른 것이다. 특히 신조어와 줄임말 등을 한글 훼손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30대 이상에게서 좀 더 많이 두드러졌다.
10명 중 6명은 신조어·줄임말·통신어가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는 인식도 내비쳤으며, 요즘 사람들이 이런 변형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안 좋아 보인다는 의견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보다 다소 우세했다.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의 사용을 가장 안 좋게 생각하는 연령대는 30대였다. 다만 이런 변형 한글의 사용이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데는 대부분이 공감했다. 77.2%가 신조어·줄임말·통신어 등이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바라본 것으로, 20대의 이런 생각이 가장 뚜렷했다.
아울러 신조어·줄임말·통신어 등의 사용비중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신조어·줄임말·통신어를 알아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의 사용을 보다 편하게 받아들이는 쪽은 주로 20대 젊은 층이었다. 전체 47.5%가 신조어·줄임말·통신어 사용이 편하다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연령이 낮을수록 변형된 형태의 언어 사용이 편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나타낸 것이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신조어와 줄임말 등이 재미있다는 주장에도 동의와 비동의 의견의 격차가 크지 않았으며, 20대가 가장 많은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반면 이런 변형된 언어를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는 사람보다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좀 더 많은 편이었다.
◆'대박' '헐' 같은 신조어 인지, 실제 사용은 절반 정도…젊은 세대가 많이 활용
신조어와 줄임말은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먼저 ‘대박’, ‘헐’, ‘쩐다’와 같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말을 일컫는 신조어의 경우 전체 78.8%가 일정 단어 이상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3년 조사에 비해 스스로가 어느 정도는 신조어를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특히 젊은 층일수록 신조어의 인지율이 매우 높았다.
신조어를 알게 되는 경로는 △온라인 커뮤니티(54.3%·중복응답) △SNS(48.6%) △친구·동료(48%) △TV프로그램(45.6%) △모바일메신저(42.5%) △가족(30.2%) 순이었다. 2013년과 비교했을 때 SNS와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신조어를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를 주로 사용하는 대상은 단연 동성친구(60.3%·중복응답)였다. 그 다음으로 △형제·자매(24.3%) △직장동료(24.2%) △자녀(23.5%) △온라인상의 불특정 다수(21.5%) △연인·이성친구(20.4%) △배우자(19.8%)에게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20대는 동성친구와 형제·자매에게 신조어와 줄임말 등을 많이 사용하는 한편 40대는 직장동료, 50대는 자녀에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자녀와 신조어나 줄임말을 섞어가면서 대화를 하는 기혼자들은 보통 중학생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가 공존했다.
다소 가벼워 보인다(46.9%·중복응답)는 부정적인 의견이 가장 많았으나 △신세대 같고(36.9%) △유행에 빠르며(30.2%) △재미있어 보인다(24.9%)는 긍정적인 평가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신조어 및 줄임말 사용자를 다소 가벼운 이미지로 생각하는 경향은 여성과 30대에서 뚜렷했으며, 신세대 같다는 느낌은 50대가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밖에 △신조어나 줄임말·통신어를 사용하면 인터넷이나 게임 등을 많이 할 것 같고(21.5%) △어려 보이며(19%) △지나치게 유행에 민감하고(17.3%) △철이 없을 것 같다(15.6%)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아는 신조어 많아진 편" 25.2% vs "아직도 어렵고 생소해" 35.5%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 등이 워낙 빠르게 생겨나다 보니 언어의 변화 속도를 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과거 대비 신조어·줄임말·통신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가운데 아직도 어렵고 생소한 단어가 많다는 사람이 과거에 비해 아는 단어가 많아졌다는 사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표현들이 아직도 어렵고 생소하다는 의견은 아무래도 높은 연령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표준어뿐만 아니라 신조어·전문용어·방언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단어를 전 국민의 참여로 집대성해 나가는 개방형 온라인 사전인 ‘우리말 샘’이 지난달 개통했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6.4%가 ‘우리말 샘’ 정책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정책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언어의 속도에 맞춰 국민들의 언어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 대부분이 공감했다.
원문기사보기 http://v.media.daum.net/v/20161110050149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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