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 먹었는데 살쪘다".., 지방 얼마나 먹어야 할까?
SBS 2017.12.13
30대 직장인 A씨는 어디서든 저지방 식품을 찾아 먹습니다. 다이어트는 일상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먹더라도 비계 부분은 모두 떼어내고,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해 간식으로 때우는 날에는 제품 뒷면의 식품영양정보표를 확인해 지방 함량이 적은 제품을 고릅니다.
하지만, 저지방 식단을 실천한 지 6개월을 넘긴 A씨에게는 고민이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을 피하는데도 몸무게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겁니다. A씨의 식단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 누명 벗은 돼지비계…2년 전 시작된 '저지방의 역설'이 뭐기에?
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더 찌고 당뇨병 같은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는 '저지방의 역설'은 2년 전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돼지기름을 포함한 동물성 지방은 비만을 유발하는 데다가,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살을 빼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를 정설로 여기고 지방을 피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충격적인 논문이 발표되면서 이 정설은 뒤집히게 됩니다. 당시 발표된 고발성 논문에는 지난 50년 동안 돼지기름 등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건 설탕 업체들의 로비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원래는 설탕이 비만의 원인인데, 설탕 협회가 관련 학회에 로비해서 설탕 대신 지방이 비만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는 겁니다.
이 논문이 발표되자 학계에서는 적절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또 인위적으로 구조를 바꾼 트랜스 지방이 아닌 자연상태의 동물성 지방 적당량을 섭취하면 성인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발표되면서, 미국 내에서는 고지방 식단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 '저지방-고탄수화물' 선호하는 한국 여성…대사증후군 위험 2.2배 높아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졌던 동물성 지방이 미국에서는 오명을 벗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인 체질에 맞는 연구 결과라 한국인은 다를 수 있다" 논란이 있었습니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국내에서도 연구가 진행됐는데, '저지방의 역설'이 한국 여성들에게도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이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1만 5,5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지방을 적게 먹어도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으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이 큰 겁니다. 반면, 남성은 지방 섭취 비율과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졌습니다.
■ "기름진 음식 멀리했는데…" 저지방 식단에도 비만도 높은 이유는?
SBS 취재진이 직접 만난 두 여성의 식단에서도 '저지방의 역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지방 식단을 추구하는 윤경숙 씨는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밥이나 빵을 먹어왔습니다. 윤 씨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하루 섭취 열량 가운데 지방은 15% 이하였지만 윤 씨는 비만 판정을 받았고, 고지혈증까지 앓고 있습니다.
윤 씨는 "빵이나 밥, 떡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도 지방보다 칼로리가 적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반면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김한울 씨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 섭취해 왔습니다. 특별한 식이조절을 한 것이 아닌데도 김 씨의 비만도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입니다.
■ '많이도 적게도 안 돼'…지방 도대체 얼마나 먹어야 할까?
하지만 '저지방의 역설'을 피하고자 지나치게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을 오랜 시간 유지하게 되면, 우리 몸에는 '케톤'이라는 물질이 쌓여 혈액이 산성화돼 쇼크에 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탄수화물 비율은 50% 정도 유지하는 게 좋은데, 다만 설탕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피해야 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정제된 당을 섭취하게 되면 훨씬 더 빨리 분해돼서 쉽게 열량을 높이고, 에너지로 사용되게 되면서 인슐린 조절도 망가뜨리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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