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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미오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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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21. 12.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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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일요일 오후 집에 가만히 있기가 너무 아까워서 차를 몰고 나섰다. 다다른 곳이 산세미오름. 나즈막한 오름이다. 낙엽이 잔뜩 쌓여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간지럽게 들려왔다. 한참 올라가는데 어디선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다른 누가 오는가 싶어 두리번대다가 멀리 저쪽 위에서 개 한마리가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순간 긴장했는데 그 개도 나를 피해 옆으로 에둘러 돌아갔다. 그러고 얼마 안가 다시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니 다른 개 한마리가 내려가고 있다. 아까 두마리 개가 이 곳을 주름잡고 다니나보다 생각하며 오르던 길을 계속 올랐다. 얼마 안가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 예상대로 주변이 나무에 둘러싸여 그다지 전망은 별로 없다. 파란 하늘에 멀리 바다까지 보일 정도로 맑아 기분이 상쾌했다.  

오름을 한바퀴 돌아내려오니 커다른 연못이 있고 고려충신 김수장군의 비가 있다. 삼별초가 제주에 상륙하는 것을 막다가 삼별초에 패해 숨졌다고 한다. 삼별초는 항몽으로 고려의 기개를 살린 의병으로 추앙하는데 그 삼별초에 맞섰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당시 삼별초는 제주인에게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