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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벌판서 ‘고독’과 ‘자유’ 만끽

세상보기---------/현대사회 흐름

by 자청비 2006. 12. 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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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모래벌판서 ‘고독’과 ‘자유’ 만끽
사막마라톤에 푹 빠진 ‘모험 달림이’ 안병식씨

 

» 사하라 사막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안병식(맨 왼쪽)씨가 뜨거운 사막위를 달리고 있다.
“하고 싶으면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이 멋진 인생 아닐까요?”

그에게 실패의 두려움은 없다.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내는 도전을 그는 ‘직업적’으로 해낸다. 그리고 스스로를 ‘모험 달림이’(어드벤처 레이서)라고 부른다.

그는 올들어 무려 3개의 극한 마라톤을 완주해냈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사하라 마라톤(10월)과 ‘가장 험한 마라톤’인 고비사막 마라톤(6월), ‘가장 높은 마라톤’인 칠레 아카타마 사막마라톤(8월)을 완주했다. 고비사막마라톤에서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27시간46분41초)을 차지했고, 사하라 대회에서는 3위, 아타카마 사막마라톤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명실공히 사막마라톤의 세계정상급이다.

제주에서 미술학원 강사를 하는 안병식(33·노스페이스)씨는 남들이 평생 한번도 하기 힘든 사막마라톤 완주를 2개월마다 한번씩 해낸 셈이다. 사막마라톤은 마라톤 동호인이라면 한번쯤 출전할 것을 꿈꾸는, 정신력과 체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인내와 고통의 마라톤이다. 낮에는 40도를 윗돌고,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엄청난 일교차 속에 하루 물 10ℓ를 지급받고, 모두 250㎞를 6박7일간 달리는 지옥의 달리기이다. 음식과 침낭,의류, 나침판 등의 장비도 배낭에 메고 달려야 한다.

 

사하라 등 3개 대회 완주…그랜드 슬램 도전
99년 영화 ‘포레스트 검프’ 보고 달리기 시작
6박7일 지옥의 250km, 극한 넘는 쾌감 즐긴다

 

» 안병식씨
대학시절 술과 담배에 쪄들어 캔버스에 파묻힌 채 등산 한번 하지 않던 화가 지망생 안씨(키 170㎝, 몸무게 63㎏)가 ‘대한민국 극한스포츠 대표선수’로 떠오른 것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 때문이다. 톰 행크스가 광활한 평원을 달리는 모습을 본 안씨는 자신도 모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26살이던 1999년부터 달리기 시작해, 2년뒤인 2001년 동아국제마라톤대회에서 처음 풀코스를 3시간37분15초에 완주했다. 그리고 그해 100㎞ 울트라마라톤대회를 완주한 안씨는 20여차례 풀코스를 완주한 뒤, 2003년 철인 3종을 거쳐 지난해부터 사막마라톤에 도전했다.

“사막 달리기의 매력은 ‘고독’과 ‘자유’에 있어요. 아무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를 혼자 달릴때는 ‘자유로운 영혼’을 만끽합니다. 제주도의 모래사장과 한라산의 거친 비탈과 언덕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사막 마라톤 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한국인들은 꼭 완주나 1등에 의미를 둡니다. 반면 외국인들은 참가하는데 의미를 둡니다. 풀코스 한번 뛰지 않은 참가자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그는 내년 1월이면 극한 마라톤 4개대회를 모두 참가하는 최초의 한국인 ‘극한마라톤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남극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 대회는 앞서 3개의 사막마라톤을 완주해야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그래서 한해 출전자가 전세계에서 20여명 정도이다. 안씨와 함께 한국인으로는 사막 마라톤대회 에이전트인 유지성(37)씨, 최고령자로 꼽히는 이무웅(63)씨 등도 출전한다. 요즘 하루 4~5시간씩 모래사장과 한라산을 달리는 안씨는 “실패가 두려워 겁먹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이니까요.”라고 밝게 말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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