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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잘~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7. 4. 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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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말을 좀 곱씹어 볼게요.

제 일터에는 저와 함께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 누군가가 저에게 "이것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으면, 저는 항상 "대충 잘~"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남들이 들으면 웃습니다. 왜 웃죠?

'대충'은, 부사로 "일의 뼈대를 추리는 정도로."를 뜻합니다. 일이 대충 정리되다, 일을 대충 끝내다, 범인의 윤곽을 대충 파악하다처럼 씁니다. 일의 벼리를 챙기는 것이지 결코 얼렁뚱땅 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떤 일을 '대충 잘'하라고 하면, 일의 뼈대를 추려서 잘하라는 말이 됩니다. 근데 왜 웃죠?

대충을 두 번 쓴 '대충대충'도 그렇습니다. 대충대충은 "일이나 행동을 적당히 하는 모양"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일이나 행동을 '적당히' 하는 모양이 뭐죠? 슬쩍슬쩍 넘어가는 모양인가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듣는 '적당'이 무척 서운하게 생각합니다. ^^*

적당(的當)은 "꼭 들어맞음"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행동을 적당히 하는 것은, 그 상황에 꼭 들어맞게 하는 알맞은 행동을 말합니다. 근데 왜 '적당히'라고 하면 슬렁슬렁을 떠올리죠?

다들 그러시니, '적당주의'를 사전에서 "일을 어물어물 요령만 피워 두루뭉술하게 해치우려는 태도나 생각."이라 풉니다. 이쯤 되면 '적당'이 서운해서 울 정도가 됩니다.

'적당히'는 결코 일을 얼렁뚱땅, 알랑똥땅, 엄벙뗑 넘기는 게 아닙니다. ^^*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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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고 싶지는 않지만... 적당(的當)은 "꼭 들어맞음"이라는 뜻이고, 적당(適當)은 "정도에 알맞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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