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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가족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7. 6. 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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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2:17분에 SBS 야심만만에서 '사상 최고 난이도'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난이도(難易度)는 '난도'와 '이도'가 합쳐진 낱말입니다. 난도가 어려움의 정도고, 이도는 쉬운 정도니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입니다.
그래서 '사상 최고 난이도'는 '사상 최고 쉽고 어려운 정도'라는 말이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죠? 쉽고 어려운 정도가 어떻게 사상 최고가 되죠? 굳이 쓰시려면 '사상최고 난도'가 맞고, 더 쉽게, '가장 어려운'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식구 이야기를 좀 할게요. 오늘은 '식구'와 '가족'을 갈라보겠습니다.

1. 식구나 가족이나 다 한자입니다. 다만 식구(食口)는 중국식 한자이고 가족(家族, かぞく[가쇽])은 일본식 한자입니다.

2. 식구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과 "한조직에 속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곧, 식구라는 낱말은 집에서도 쓰고 일터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가족은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이라는 뜻과 "같은 호적 내에 있는 친족."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가족은 함께 일하는 일터 동료에게는 쓸 수 없습니다.

다만, "가족 사이처럼 친밀한. 또는 그런 것."에 '가족적'이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동갑내기 모임은 가족적이어서 항상 기다려진다 처럼 쓰실 수 있습니다.

3. 식구나 가족이나 다 우리말입니다. 한자 낱말이라고 해서 버릴 까닭은 없습니다. 다만, 가족은 집에서만 쓸 수 있고, 식구는 집에서도 쓰고 일터에서도 쓸 수 있기에 저는 '식구'가 더 좋습니다.
가족이 일본식 한자라서 어쩔 수 없이 식구를 고른 게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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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은 띄어 써야 맞지만, '아들딸'은 "아들과 딸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한 낱말이니 붙여 씁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봤는데 YTN에서 12:22분쯤 '다대기 빨간 색소 금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다대기'는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 양념의 하나로 끓는 간장이나 소금물에 마늘, 생강 따위를 다져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끓인 다음, 기름을 쳐서 볶은 것으로, 얼큰한 맛을 낼 때 씁니다.
이 '다대기'를 국립국어원에서 '다짐', '다진 양념'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습니다. 순 우리말 '다지기'가 바로 그겁니다. "고기, 채소, 양념감 따위를 여러 번 칼질하여 잘게 만드는 일"을 말하기도 하고, "파, 고추, 마늘 따위를 함께 섞어 다진 양념의 하나"를 말하기도 합니다. 설렁탕에 다지기를 풀다처럼 쓰면 되죠. '다대기'가 아니라 '다진 양념'이나 '다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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