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동안 지겹게 내리던 비가 모처럼 화창하게 갠 하루였습니다. 새벽에도 빗방울이 내리기에 오늘도 계속해서 비가 내리겠구나라고 생각하던차였는데 아침 출근시간을 지나면서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쪽편엔 먹구름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화창한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높이 솟았습니다.
제주에는 강이 없습니다. 왜냐구요? 흙이 화산토양이기 때문에 투수성이 좋아 물이 하천으로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상시엔 제주도내 2~3개 하천만 제외하고 모두 건천입니다. 그러나 비가 많이 내려 한꺼번에 물이 쏟아져 내릴 때면 하천에 물이 가득차 흘러내립니다. 이렇게 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비가 개고나서 길어야 한 이틀쯤 밖에 안됩니다. 아래 흘러내리는 물은 제주시 외도천입니다. 도평동에 위치한 외도교 다리 밑에서 촬영한 모습입니다.
위로는 높게 새로운 다리가 가설돼 있지만 사진 왼쪽으로 시멘트 도로가 보이는데 일명 배고픈다리라는 것이죠.. 예전엔 하천엔 이런 다리들이 대부분이어서 비가 많이 내려 하천에 물이 넘칠 때면(제주에서는 내가 터진다고 하죠) 잠수교(?)가 되곤 하죠. 그래서 예전엔 비가 많이 내리면 하천을 건너다 물에 휩쓸리는 사고가 많았죠.
외도천 하류 월대입니다. 이곳엔 예전엔 은어가 서식한다고 했죠.(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겟네요) 그리고 제주시에서 용연과 더불어 가장 풍류가 많았던 곳입니다. 예전엔 선비들이 이곳에 모여 울창한 나무그늘 아래서 물을 벗삼아 달을 벗삼아 시를 읊었던 곳이죠.
외도천을 건너 오는데 어디선가 세숫대야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웬일인가 보니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조밭에 참새들이 몰려 들어 이들을 내쫓기 위해 밭주인이 세숫대야를 두드리는 소리였습니다. 훠이~훠이~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오랫만에 보는 풍경이었습니다.
외도천과 합쳐지는 지류인데 50여m 상류에는 하천 정비 공사를 벌인다고 굴착기가 소음을 내며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바로 밑에는 백로와 비둘기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오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30여분동안 계속 지켜보았는데 아마 암수인가 봅니다. 한마리는 자꾸 다가가려고 하는데 한마리는 계속 피하더군요. ㅋㅋ
ㅋㅋ 점입가경이군요. 한마리는 자꾸 달려드는데 한마리는 기겁합니다.
옆에서 또 다른 백로는 관심없다는 듯이 가만히 지켜봅니다.
제가 사는 동네 입구에 서있는 마을비입니다. 오도롱이라는 이름이 참 좋지요.
구름의 조화 (0) | 2007.08.22 |
---|---|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0) | 2007.08.15 |
호박과 옥수수 (0) | 2007.08.03 |
무궁화꽃 (0) | 2007.07.31 |
노꼬메와 바리메 (0) | 2007.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