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비위공무원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7. 11. 15. 14:22

본문

요즘 뉴스를 보면 제 귀나 눈을 의심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국가 세금을 관리해야 할 국세청장이 뇌물을 받고......
유공자 업무를 보는 보훈처 차장이 유공자로 거짓 등록하고......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검찰이 떡값을 받았다고 하고......

제 할 일 다 안 하고 노는 공무원도 문제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다니는 공무원들도 큰 문제입니다.

세금으로 월급받으면서 그런 짓을 하면 백성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할까요?
어느 그늘에 들어가야 비를 피할 수 있죠?

이런 못된 공무원들이 뉴스에 나올 때면 '비리 공무원'이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아닙니다. '비리 공무원'이 아니라 '비위 공무원'입니다.

비리(非理)는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입니다. 사회의 비리를 파헤쳐야죠.
비위(非違)는 "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뇌물 받은 국세청장과
유공자로 거짓 등록한 보훈처 차장은
공무원으로서의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법을 어긴 겁니다.

 

공무원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비리' 공무원이지만,
돈 받고 일을 봐 주는 공무원은 공무원의 도리를 떠나 뇌물을 받았으니 당연히 '비위' 공무원이 맞습니다.

 

삐딱선을 좀 타 볼까요?
'도리'는 "사람이 어떤 위치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길"입니다.
그렇다면,
뇌물 받은 국세청장을 '비리 공무원'이라고 하면,
뇌물 받은 게 바른 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죄도 아니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가요?

돈 받은 국세청장에게 할 일을 다 하지 못했다고 욕만 하고, 벌을 줄 수는 없는 건가요?
그래요? 아닙니다.
돈을 받은 국세청장은 '비리'를 저지른 게 아니라 '비위'를 저지른 겁니다.
죄를 지은 거고,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말123

'마감된 자료------- > 성제훈의우리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갈피와 갈피표  (0) 2007.11.19
에두르다  (0) 2007.11.16
컨닝/부정행위  (0) 2007.11.14
아람/보늬  (0) 2007.11.13
꽃내음 풀내음  (0) 2007.11.1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