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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집중 대해부

또다른공간-------/알아두면좋다

by 자청비 2008. 3. 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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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입맛의 대명사' 라면 집중해부

 

<스포츠조선>

 

1년간 국내 소비량 34억개, 이걸 한줄로 차곡차곡 쌓으면…에베레스트 7만6천개 높이


63년 10원짜리 라면 첫선… 45년 지난 지금 750원
88년 서울올림픽 계기 외국인들 입맛 사로잡아
'김일성 사망설' 등 큰일 터지면 사재기 열풍도

 라면이 화제다. 라면값 인상이 빌미가 됐다. 농심은 지난달 '신라면' 값을 650원에서 750원으로 인상했다. 그러자 라면 사재기 파동이 일어났고, 급기야 청와대 회의에서도 라면이 화두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평소에 라면을 많이 이용하는 서민들은 100원 올랐다는 것이 크게 느껴진다"고 언급한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취임 초 이명박 대통령과 똑같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도 한몫했다. 라면이 고물가시대의 대표선수처럼 된 것은 그만큼 서민생활과 밀접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럼 라면은 우리 생활 속에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서민 입맛의 대명사'인 라면의 판매량, 라면값 변동 추이, 라면에 관한 궁금증과 이색 요리법 등 라면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1년 34억개, 1인당 70개 소비


 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후후 불어서 후르륵 쩝쩝 먹는 맛은 일품이다. 자장면과 함께 남녀노소가 즐기는 음식의 쌍두마차다. 포털사이트에도 수백 개의 카페가 개설돼 있다.

 소비량도 엄청나다. 2007년 1년간 국내 라면 소비량은 총 34억개 쯤 된다. 국민 1인당 1년간 소비량은 약 70개다. 라면을 소화하지 못하는 어린이, 노약자를 제외하면 성인 1인당 실제 소비량은 훨씬 많다.

 지난해 라면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 라면이 처음 나온 60년대에 연간 3000만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5만배 이상 커졌다. 현재 1위 업체인 농심 등 4개 회사에서 160여가지 종류를 시판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지난해 먹은 라면을 면발 길이로 계산하면 무려 1억6970만km. 38만4800km 떨어진 지구와 달을 441번 연결하고, 4만75km인 지구 둘레를 4242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참고로 라면 1개의 면발 길이는 50m다. 라면 봉지째 한 줄로 이으면 에베레스트산 7만6000여개 높이와 같다.

 ▶10원에서 750원으로

 국내에 라면이 첫선을 보인 것은 1963년. 삼양제유 전중윤 회장이 남대문 시장을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꿀꿀이죽을 사먹으려고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라면의 국내 생산을 시도했다. 회사 이름을 삼양식품으로 바꾸고 그해 9월 닭기름으로 튀긴 10원짜리 삼양라면을 선보였다. 당시 꿀꿀이죽은 5원이었고 버스값 10원, 자장면값 30원이었다.

 초기에는 판매가 부진했다. 이름이 생소했고, 무슨 옷감 종류로 생각한 사람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 아무리 광고해도 판매가 안돼 캠페인 성격의 시식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쌀 부족으로 인한 정부의 혼분식 장려정책, 라면 특유의 매콤한 맛, 한국인의 빨리빨리 습관에 맞는 조리의 간편성 등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이후 라면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1970년에 20원, 1978년에 50원이 됐고 1981년 100원대로 올라섰다. 이어 1990년 200원, 2007년 650원이었다가 올초 신라면이 750원으로 인상됐다. 현재 자장면은 4000원, 시내버스는 1000원이다.

 ▶라면의 수난과 영광

 라면이 순항한 것만은 아니다. 1970년에는 한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흰쥐를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라면 유해론이 불거졌다. 1989년에는 우지파동이 일어났다. 공업용 쇠기름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한 회사 관계자가 구속됐다. 이 파동은 8년여의 공방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종결됐다. 반대로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현재 연간 2억8000만 달러 정도를 수출한다. 1983년 중국민항기 서울 착륙, 1994년 김일성 사망설 때에는 라면 사재기가 절정을 이뤄 가게마다 동이 날 정도였다. 전쟁 때 먹을 비상식량으로 라면을 준비하려는 심리였다. 이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라면을 먹으며 하루종일 인터넷을 하는 '면식(麵食)수행'이 유행할 정도로 기호식품이 됐다.

 ▶라면에 대한 궁금증 몇 가지


 라면 한 봉지 중량인 100g에는 422kcal 안팎의 열량이 들어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칼슘 등이 함유돼 있다. 성인기준 한 끼당 필요 열량은 800Kcal이다. 면이 꼬불꼬불한 이유는 자동차의 라디에이터 원리와 같다. 열을 받는 면적을 최대한 크게 해서 열의 침투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또 많은 양을 포장지에 넣으려면 면발을 꼬불꼬불하게 만들어야 효과적이다. 용기면의 면이 끓이지 않아도 잘 익는 이유는 밀가루에 조금 섞은 전분 때문이다. 전분이 밀가루보다 빨리 익는 특성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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