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오네요. 오후에는 비거스렁이할 것 같으니 옷을 잘 챙겨입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비거스렁이'가 뭐냐고요?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포도주는 마개를 코르크로 만듭니다. 그래야 숨을 쉰다나 어쩐다나…. 그 코르크를 딸 때는 꼬불꼬불하게 생긴 병따개를 써야 합니다. 그걸 뭐라고 할까요?
좀 뚱겨드리자면, 배배 틀린 모양을 '타래'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리어 뭉쳐 놓은 실이나 노끈 따위의 뭉치'를 타래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생긴, 코르크 마개를 따는 데 쓰는, 타래처럼 생긴, 용수철 모양의 송곳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답은 '타래송곳'입니다. 타래가 배배 틀린 모양을 뜻하기에 그렇게 생긴 송곳은 당연히 타래송곳이죠.
타래쇠를 답으로 보내주신 분도 계신데요. '타래쇠'는 철사 따위로 둥글게 서린 가는 쇠고리입니다. 흔히 문고리 따위가 벗겨지는 것을 막고자 그런 것을 쓰죠. 어쨌든 저는, 와인 드릴이나 코르크 스크루 보다는 타래송곳이 더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에는 멋과 여유가 있습니다.
일출 보러 가자고 하면 좀 삭막하지만, 해맞이 보러 가자고 하면 떠오르는 해가 더 멋질 것 같지 않나요? ^^*
송곳을 이루는 쇠를 '줏대'라고 합니다. 줏대에는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먼저, 수레바퀴 끝의 휘갑쇠를 줏대라고 합니다. 휘갑쇠는 물건의 가장자리나 끝 부분을 보강하고자 휘갑쳐 싼 쇠를 이릅니다.
또, "자기의 처지나 생각을 꿋꿋이 지키고 내세우는 기질이나 기풍"도 줏대라고 합니다. 이때의 줏대는 한자 주(主)에서 온 말이죠.
소리는 하나지만 줏대에는 여러 뜻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수레바퀴에 줏대가 없으면 마차가 똑바로 가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에게 줏대가 없으면 가는 길이 흔들이기 마련이지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오늘부터 꽤 추워진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 입으시길 빕니다. 날씨에는 '많이'를 쓰지 않고, 꽤나 무척같은 부사를 쓴다는 거 아시죠? 오늘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 게 아니라, 꽤 추워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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