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행복감, 마약 일종 '베타엔돌핀' 분비 때문… 운동 후 1∼2일간 휴식 [쿠키뉴스] 누가 봐도 건실한 모습의 회사원 권창재(29)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집 근처 체육센터에서 수영을 하고 곧바로 출근을 한다. 퇴근시간이 되면 동료들의 "한 잔 하자"는 성화도 뿌리치고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주말에도 어김없이 동호회에서 농구 선수로 뛰고 있는 그는 단지 운동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심하다 싶을 정도. 과연 건강하다고 봐야할까?
◇운동은 하면 할수록 건강해진다? 권씨처럼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면 불안하고 초조해 견디기 힘들다면 당신도 운동중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은 하면 할수록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인식으로 운동 또한 마약처럼 중독될 수 있다.
운동중독자들이 운동을 못 끊고 꾸준히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운동을 할 때 느끼는 일종의 황홀감 때문이다. 숨이 차오르고 관절이 끊어질 듯해도 어느 순간 고통의 최고점에 다다르면 기분 좋은 성취감이 온몸을 감싼다. 전문용어로는 '러너스하이(runners' high)'라고 하는데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말한다. 운동을 하다보면 중추신경계의 영역에서 마약 성분과 구조와 기능이 비슷한 '베타엔돌핀(β-endorphine)'이라는 화학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기분을 상승시켜 준다. 또한 운동으로 몸이 피곤해도 개운한 것으로 착각해 자꾸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들고 강도를 더 높이게 된다. 이렇게 내성이 생기게 되면 몸에 이상 증상이 와도 운동을 중단하기가 어렵다.
◇인체는 소모품… 관절, 쓸수록 닳고 약해져 웰빙·몸짱 열풍은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됐고 이로 인한 근골격계 관련 부상도 빈번해졌다. 실제로 운동 중 부상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 중에 운동중독자가 적지 않은데 이들은 운동으로 생긴 통증은 운동으로 푼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 증상이 악화되고 나서야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치료를 받는데 이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떠한 질병이든 초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하지만 운동중독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치유를 기대하고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김형식 원장은 "어떻게 보면 인체도 하나의 소모품과 같다. 특히 운동중독자들의 경우 관절의 반복 사용으로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는데 관절은 쓰면 쓸수록 닳고 약해지기 때문에 일정한 휴식 없이 반복적으로 쓰이게 되면 퇴행성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다한 운동으로 유발되는 질환으로 족관절 인대 손상, 십자인대 손상, 회전근개 파열 등이 있으며 이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운동 후 1∼2일간 충분한 휴식으로 충전을 특히 농구나 배구 등에서 점프를 하고 착지 할 때 빈번히 발생하는 족관절 인대 손상은 발목의 바깥쪽 부위에 부기와 통증이 있고 심하면 피멍이 드는 증상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인대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축구나 스키를 타다 발생하는 십자인대 파열의 경우는 한 번 끊어지면 자연치유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며, 테니스나 골프를 심하게 치면 발생할 수 있는 회전근개(어깨근육) 파열은 경증인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 병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계속되면 중증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생활이 편리해져 몸을 움직일 일이 적은 현대인들에게 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 하지만 중독으로 인한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운동중독자들 스스로가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한 후에는 1∼2일간 충분한 휴식으로 몸을 충전하고 운동이 삶 속에 적절히 묻어나도록 한다. 관절에 좋은 운동으로는 매일 30분 동안의 걷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