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손처럼 시인처럼 ‘웅숭깊은 감성’ | |
부인 박은옥씨 “우리 만난 지도 30년” 선물 지인 60여명 노래 화답…정씨 “감동 또 감사” | |
“소리 없이 어둠이 내리고~길손처럼 또 밤이 찾아오면~창가에 촛불 밝혀 두리라~외로움을 태우리라~”, “저기 떠나가는 배~거친 바다 외로이~겨울비에 젖은 돛에 가득 찬바람을 안고서~ ”
지난 29일 저녁 서울 강남 신사동의 작은 음악카페에서는 이른바 ‘386세대’의 메마른 감성을 채워주던 ‘우리 시대 저항가수’의 대표곡들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울려 나왔다. 바로 정태춘(54)씨의 ‘노래 30년’을 축하하고자 그의 노래 동지이자 동반자인 박은옥씨와 소속 기획사에서 마련한 ‘깜짝 잔치’ 현장이었다.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원년 단원이기도 한 김창남 교수(성공회대)가 맨먼저 ‘촛불’과 ‘떠나가는 배’로 잔치의 시작을 알린 데 이어, 윤도현, 강산에, 김C 등 후배 가수들와 배우 권해효씨 등이 부부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불렀다. 박재동 화백도 직접 기타를 치며 ‘봉숭아’로 축하를 했고, 판화가 이철수와 도종환 시인 등 ‘54년 말띠 동갑’들도 장단을 맞췄다.
1978년 <시인의 마을>로 데뷔한 정씨는 이듬해 <문화방송>(MBC) <동양방송>(TBC)에서 동시에 신인가수상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고 80년 박은옥씨와 <회상>을 함께 낸 이래 부부 가수로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초반 ‘봉숭아’ ‘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고운 목소리’ 등 시적인 가사와 고운 선율로 80년대 억눌린 민중들의 감성을 달래주던 이들은 <무진, 새 노래>(88년) <아! 대한민국>(90년) <92년 장마, 종로에서>(93년) 등으로 사전심의 철폐 투쟁을 벌이며 ‘저항가수’이자 문화운동의 투사로 대열의 선두에 나섰다.
60여 명의 ‘쟁쟁한’ 문화계 인사들이 함께 한 잔치는 정-박 부부가 답가로 부르는 ‘황토강’과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들으며 밤늦도록 무르익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씨는 “내가 사랑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이렇게 많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만큼 감동했고 감사했다”며 다음날까지도 ‘깜짝 잔치’의 여운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30년이란 숫자가 별 의미가 없듯이 지금 시점에서 내 노래가 얼마나 울림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언제쯤 다시 세상 속으로 나올 지 기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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