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소한입니다.
예전 같으면 눈이 많이 내렸을 때인데 요즘은 눈을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끔 오는 게 몽땅 내려서 힘들게나 하고...
올겨울 들어 눈이 내리기는 내렸나요?
얼마 전에 첫눈이 오기는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애들과 눈사람을 만들었으니 눈이 내리긴 내린 겁니다. ^^*
앞에서 제가 '올겨울'이라고 했는데, '올겨울'이 맞을까요, '이번 겨울'이 맞을까요?
실은,
올겨울 첫눈이 아니라 이번 겨울 첫눈이라 해야 맞습니다.
왜냐하면 올겨울은 2009년 12월도 들어가거든요.
따라서 열두 달 뒤인 올 12월에 내린 눈도 올해 내린 눈이니
지금 내리는 눈을 보고 첫눈이라고 하는 것은 좀 어색하잖아요.
더 따져보자면,
'올해'는 1월부터 12월까지입니다.
봄, 여름, 가을은 1월부터 12월 사이에 있으니 올봄, 올여름, 올가을이라 해도 되지만,
겨울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 정도까지로 두 해에 걸쳐 있으므로
올겨울이라고 하면 태양력으로 따지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며칠 안으로 내릴 눈은 올겨울 눈이 아니라 이번 겨울 눈이라 해야 바릅니다.
내친김에 하나 더 짚고 갈게요.
'올해'는 "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 해"를 뜻합니다. 줄임말은 '올'입니다.
이 '올'이 계절과 붙으면 한 낱말이 됩니다.
올봄, 올여름, 올가을, 올겨울은 한 낱말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그러나
올 크리스마스에 만나자나, 올 연말에는 송년회를 좀 줄이자처럼
다른 낱말에 붙으면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쉽게 갈라서,
'올해'을 뜻하는 '올'은 다른 낱말과 함께 쓰면 띄어 쓰지만,
계절과 붙으면 붙여 씁니다.
'올'에는 앞가지(접두사)로 "빨리 자란"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밤이 '올밤'이고,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콩이 '올콩'이며,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벼가 '올벼'입니다.
제철보다 일찍 되는 감자는 당연히 '올감자'입니다.
우리 옆에는 우리가 모르는 이런 좋은 낱말이 참 많습니다.
올해는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길 빕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