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꽃잠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이라는 뜻으로 첫날밤과 같은 뜻이라고 했습니다.
'말머리아이'도 소개해 드렸습니다.
"결혼한 뒤에 곧바로 배서 낳은 아이"라는 뜻으로 '허니문 베이비'와 같은 뜻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부부가 꽃잠을 잘 때 장난삼아 창호지에 구멍을 뚫고 안을 들여다 봤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장난이었겠죠.
신혼부부가 첫날밤을 지낸 다음 날은
친척이나 친구를 불러 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겼다고 합니다.
문제입니다.
꽃잠을 잔 다음 날
친척이나 친구를 불러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답은 '자리보기'입니다.
잠잔 자리를 보는 것이니 자리보기죠.
너무 어렵게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제 밤에 텔레비전에서 본 엉터리 자막 몇 개 소개할게요.
밤 11시 넘어서 KBS2에서 '소비자 고발'이라는 걸 내보냈습니다.
우리 식탁을 위협하는 중국의 음식 관리 실태를 고발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출연자가 임신부라고 정확하게 말했는데 자막에는 임산부라고 나왔습니다.
애 밴 사람이 먹은 음식이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임산부가 아닌 임신부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자막에 '굽신거리다'는 것도 나왔습니다.
"남의 비위를 맞추느라고 자꾸 비굴하게 행동하다."는 뜻의 낱말은
'굽신거리다'가 아니라 '굽실거리다'입니다.
신체를 구부린다고 해서 굽신거리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그런 낱말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