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 한 소수민족의 고유어를 한글로 적기로 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한글의 우수성을 높이 사는데, 우리는 그런 한글을 어떻게 대접하고 있는지 반성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며칠 전에 보낸 편지에서 틀린 게 있네요.
지난 월요일에 보낸 편지에서 '뿐'이 조사로 쓰일 때는 앞말과 붙여 쓴다면서 '줄 뿐만 아니라'라는 자막은 '줄뿐만 아니라'가 맞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제가 헷갈렸습니다. '줄 뿐만 아니라'라는 자막이 맞습니다.
'뿐'의 쓰임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뿐'은 의존명사와 조사로 쓰입니다.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을' 뒤에 쓰여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네, 그는 웃고만 있을 뿐이지 싫다 좋다 말이 없다처럼 씁니다. 또, '-다 뿐이지' 꼴로 쓰여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름이 나지 않았다 뿐이지 참 성실한 사람이다, 시간만 보냈다 뿐이지 한 일은 없다처럼 씁니다.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러나 조사로 쓰일 때는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 또는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제 믿을 것은 오직 실력뿐이다, 우리 민족의 염원은 통일뿐이다, 가진 것은 이것뿐이다처럼 씁니다.
그래도 헷갈리시죠? 이 쓰임이 의존명사인지 조사인지...
이렇게 가르시면 쉽습니다. '뿐'이 '-을' 뒤나 '-ㄹ' 뒤에 올 때와 '뿐이지'로 쓰이면 앞말과 띄어 쓰고, 그렇지 않으면 붙여 쓰시면 됩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한다, 나는 너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나는 너를 좋아할 뿐 사랑하지 않는다처럼 쓰시면 됩니다.
우리 한글은 읽기뿐만 아니라 쓰기도 쉽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