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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힘들고지칠때------/클래식향기♪

by 자청비 2009. 8. 1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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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z Schubert Winterreise D. 911 '겨울나그네'

 

 

 

 

클래식 음악중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가곡의 예술적 가치를 단숨에 높여서 이후에 이어지는 낭만파 작곡가들이 선호하는 장르로 끌어올린 사람이 바로 슈베르트이다. 그는 신동 모차르트보다도 짧은 겨우 31년 밖에 안되는 생애에서 600곡이나 되는 가곡을 남겼다.

 

숱한 가곡중에서도 대표작의 하나로서 유명한 것이 연가곡집 '겨울나그네'이다. 슈베르트가 '겨울나그네'를 쓰기 시작한 것은 죽기 1년전인 1827년 2월이었다. 마침 그 해 3월말에 그가 경애해 마지않던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자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장례식에 참여했다. 이 무렵 슈베르트는 겨울나그네의 제1부가 되는 전반의 12곡에 몰두하고 있었다. 제2부에 해당하는 나머지 12곡은 그 해 가을에 쓰기 시작하여 이듬해 11월 죽기 3일전에도 병상에서 마지막 작업을 했다고 한다.

 

'겨울 나그네' 가사의 작자는 독일의 낭만파 시인인 빌헬름 뮐러이다. 괴테나 실러 만큼의 일류 시인은 아니지만 친숙해지기 쉽고 서민적인 애가(哀歌)에 장기가 있어 나중에 민요풍의 노래로서도 곧잘 불려지고 있다.

 

슈베르트는 괴테의 시를 가사로 하여 '마왕'과 '실을 잣는 그레첸' 등의 걸작을 남기고 있지만 그는 그다지 좋은 가사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뛰어난 가곡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 그는 뮐러의 시를 바탕으로 '겨울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라는 유명한 두 개의 연가곡집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연가곡집에는 한 쌍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아주 많다. 두 연가곡집의 주인공은 방앗간의 일꾼이다. 그 시대에 물방앗간을 가진 방앗간 주인이란 자산가를 뜻한다. 먼저 쓰여진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에서는 봄부터 여름에 걸친 눈부신 자연 속에서 기대와 사랑, 환멸과 죽음의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한편 '겨울나그네'에서는 사랑에 실패한 뒤 지난날의 연인과 함께 했던 즐거운 봄날을 회상하기도 하고 고독감에 시달려 죽으려고 묘지를 찾기도 하면서 어둡게 얼어붙은 겨울의 황무지를 정처없이 헤매고 있는 주인공 청년의 심상이 풍경을 바탕으로 독백과 함께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결국 죽음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거리의 악사인 노인을 만나 거기서 자기의 모습을 발견한다. "당신과 함께 동행해도 좋겠는가"라고 묻는 노인의 질문에 주인공은 혼자 해 온 여행을 체념하며 매듭을 짓는다.

 

피아노 반주만 있는 남자 솔로인데도 갖가지 겨울 풍경과 방황하는 마음의 모습이 눈 앞에 생생한 것은 슈베르트가 지닌 음악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가곡의 제5곡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리수'이다.

 


 

제 1곡 : Gute Nacht 「안녕」
 
하루의 영위(營爲)가 끝났음을 알리는 밤 인사로 이 가곡집이 시작된다는 것은 지극히 상징적이다. 주인공은 옛날 애인의 집 문에다 '안녕'이라고 적어놓고, 그 한 마디에 온갖 정념을 쏟고 「겨울 나그네」길로 떠난다.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의 실의(失意)와 그것을 뿌리치려는 심경이 교차된다. 단조로운 반주가 쓸쓸하게 울린다. d단조를 기본으로 한 4절로 된 유절형식이며, 3절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며, 4절에서는 장조로 바뀐다.

 

1.Gute Nacht
Fremd zieh' ich wieder aus.          먼 타향에서 왔건만 또 다시 떠나오
Der Mai war mir gewogen             오월의 예쁜 꽃들
Mit manchem Blumenstrauss.       나 맞이 했건만
Das Madchen sprach von Liebe,   그 처녀 내게 사랑을
Die Mutter gar von Eh', -               진심으로 언약하고
Nun ist die Welt so trube,              그녀의 어머니도 축복을 했건만
Der Weg gehuellt in Schnee.          이 세상 모든 만물
Ich kann zu meiner Reisen            슬픔에 잠기고
Nicht wahlen mit der Zeit,             내 발길 닿는 길도
Muss selbst den Weg mir weisen  눈 덮여버렸네
In dieser Dunkelheit.                     또 다시 방랑 떠날지
Es zieht ein Mondenschatten         나 알지 못했소
Als mein Gefahrte mit,                   캄캄한 어둠 속에
Und auf den weissen Matten          길 찾아 떠나오
Such' ich des Wildes Tritt.             차가운 달빛 속에
Was soll ich langer weilen,            내 모습 비치고
Dass man mich trieb hinaus?         외로워 나의 발길 말없이 따르네
Lass irre Hunde heulen                 눈 덮인 하얀 들판 내 앞에 펼쳐있고  
Vor ihres Herren Haus;                  들짐승 발길 따라 밤길을 찾으리
Die Liebe liebt das Wandern -        사람들 만나기 전 이 곳을 떠나리     
Gott hat sie so gemacht -              그녀의 집 앞에서 짖어대는 개들    
Von einem zu dem andern.           사랑은 방랑하는 것 이 여인 저 여인    
Fein Liebchen, gute Nacht!            그것이 운명이라면 나 다시 떠나리  
Will dich im Traum nicht storen,     사랑은 방랑하는 것 내사랑 안녕히  
Waer schad' um deine Ruh',          이 여인 또 저 여인 내사랑 안녕히
Sollst meinem Tritt nicht hoeren -   단잠에 빠진 그대 깨우지 않으리    
Sacht, sacht die Tuere zu!             발걸음 소리 가볍게 문닫고 떠나리   
Schreib' im Vorubergehen             그녀의 대문 위에 한마디 남기고 
Ans Tor dir: Gute Nacht,                그녀가 보게 될 때 내 진심 알리라
Damit du mogest sehen,               그녀의 대문 위에 이별의 인사로
An dich hab' ich gedacht.             한마디 말로 안녕 내사랑 전하리

 

 

  겨울나그네中 Gute Nacht(피셔 디사카우).wma

 

 

겨울나그네中 Gute Nacht(피셔 디사카우).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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