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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어원은

한글사랑---------/우리말바루기

by 자청비 2009. 9. 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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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어원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가 그 부인에게 보낸 친필 편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약식과 인절미가 아깝습니다. 쉽게 온다 하더라도 성히 오기 어려운데 일곱 달만에도 오고 쉬워야 두어 달 만에 오는 것이 어찌 성히 오기를 바라겠습니까? 서울서 보낸 침채는 워낙 소금을 많이 친 것이라 많이 변하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침채에 주린 입이라 참고 먹습니다…"

 

편지 내용 속에 '침채'라는 말이 나온다. 침채, 어떤 음식일까? '소금을 많이 친 것'이라는 구절로 보아서 반찬임을 알 수 있고 '침채에 주린 입'이라는 구절로 미루어 볼 때 늘 먹는 일상 음식임을 짐작할 수 있다. 침채, 이 말은 한자로 된 말이다. 젖을 침浸자, 채소 채菜자를 취한 것이 침채이다. 즉 채소를 절였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침채는 즉 지금의 '김치'를 말한다.


지금은 김치를 고춧가루와 마늘, 파 등의 양념과 새우, 굴 같은 젓갈을 버무려 고급스럽게 만들지만 옛날엔 아주 단순한 먹거리였다. 배추를 잘 씻어 소금에 절여 항아리에 담아 적당히 익은 후에 먹은 것이 바로 김치의 시초이다. 지금 생각하면 하잘 것 없는 음식으로 볼 지 모르지만 당시는 겨울철에는 채소의 생산이 어려웠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동절기에 더할 수 없이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 구실을 했다.

각종 양념이 생산되고 특히 조선 중기에 고추 재배가 본격화되면서 이 김치는 그 담그는 방법이 발전해 지금의 것과 비슷한 모습으로 되었다. 그 때까지도 이름만은 여전히 '침채'그대로 였다. 침채는 짐채로 변하고 그것은 다시 짐치로 되었다가 지금의 '김치'라는 음으로 굳어졌다. 따라서 김치는 원래 한자어에서 출발한 음식 이름인 것이다.


한자어에서 출발한 먹거리는 김치 이외에도 많다. '배추'는 백채白菜, '고추'는 고초苦草, '가지'는 가자茄子, 상추는 상채桑菜에서 나온 것이다. 또 '김장'은 침장浸藏이 변한 말이다.  지금도 남부 지방이나 북한 일부 지방에서 김치를 '짐치' '짐채'라고 하고 있어, 김치의 어원이 '침채'임을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단순히 소금에 절여 먹던 음식인 '침채'는 오늘날에 와서는 갖은 양념이 들어가고 그 담그는 방법도 현대화 돼 이젠 서양사람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잇다. <배우리의 우리말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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