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Last Exit to Brooklyn
이 영화를 포스팅하면서 나의 첫 해외여행을 떠올렸다. 1996년 업무차 미국 뉴욕을 간 적이 있다. 머리털 나고 처음 해보는 외국 나들이였다. 게다가 13~14시간이라는 장거리 비행을 하고 나서 내린 뉴욕 케네디공항. 정신없이 공항을 빠져나가고 뉴욕시내로 들어가면서 브룩클린이라는 곳을 스쳐 지나갔다. 생전 처음 미국행이었지만 브룩클린이라는 이름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 때 당시 이 영화를 보지 않아 내용은 몰랐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시내로 들어가는 버스에서 브룩클린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언제 다시 여기 오게 될까'라며 영화의 내용을 궁금해 했던 적이 있다. 5박6일이라는 짧은 일정동안 시차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게 뉴욕거리를 다녔고, 귀국하고 나서 첫 해외여행에 대한 후유증을 겪고나서 한참 지난 뒤 이 영화를 비디오로 보게 됐다. 이 영화의 주제음악이 워낙 유명해 비록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음악은 한두번쯤 들어본 사람이 많을 듯 싶다.
'올리 에델' 감독의 1989년 작품인 이 영화는 '제니퍼 제이슨 리'와 '스테판 렝'이 주연을 맡아 뉴욕의 가장 큰 우범지대인 브룩크린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인간사를 차분히 그려주고 있다. 휴버트 셀비 주니어가 1964년 펴내, 외설논쟁에 휘말렸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전쟁과 파업으로 혼란한 1950년대의 미국사회를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이다. 원작자 허버트 셀비는 이 영화에서 차 운전수로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했으며 특히 창녀 트랄라의 역할을 한 제니퍼 제이슨 리의 연기와 마크 노플러의 음악이 인상적이다.
Dire Straits의 리더싱어 겸 기타리스트인 Mark knopfler가 맡은 이 서정적인 영화음악은 암울한 브룩클린의 환경속에서 단지 생존을 위해 거칠게 살아가는 황폐해진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더욱 아프게 투영하고 있어 영화의 음울한 화면과 함께 오래도록 남게 된다.
Last Exit to Brooklyn
1952년, 풍요로운(?) 미국 뉴욕의 변두리 브룩클린의 음울한 공장지대... 그리고 그곳에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
노동조합 선전부장 해리(Harry Black : 스티븐 랭 분)는 열성적으로 파업에 참여하지만 우연히 자신이 호모라는 사실을 깨닫고 방황한다. 여장 남자와 사랑에 빠져 공금을 횡령하고, 노동자와 구사대간의 치열한 싸움에서 보여준 영웅적 행동도 보상받지 못한 시위에 늦었다는 이유로 노조에서 쫒겨나고 만다. 경제력을 상실하자 차갑게 외면해버리는 호모 애인과 이제는 더 이상 애정 없는 가족... 절망에 빠진 해리는 급기야 동네 꼬마를 범하려다가 동네 불량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다. 어깨위로 울리는 LAST EXIT TO BROOKLYN...
브룩클린으로 가는 다리
창녀 트랄라는 브룩클린에서 건달들과 짜고 술취한 남자들의 돈을 빼앗으며 살고, 그리고 거리의 불량배들은 어떤 죄책감이나 망설임도 없이 절도와 폭력을 저지른다. 어느 날 트랄라는 한 남자를 따라 맨하탄에 갔다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군인을 만나는데... 그가 전장으로 떠나버리자 트랄라는 상심에 빠지고... 급기야는 바에서 옷을 벗으며 자신의 슬픔을 토로하다 온 거리의 남자들에게 짓밟힌다. 반쯤 실신한 트랄라를 구해주는 사람은 그녀를 남몰래 연모하고 있던 소년 조르제트(Georgette: 알렉시스 어퀘트 분)였다. 자신의 오토바이에 제일 먼저 트랄라를 태우는 것이 꿈이었던 조르제트는 드디어 누나의 결혼식 날 오토바이를 선물받고 트랄라를 찾아 나선 것이다. 겨우 공터에서 그녀를 찾아내지만... 이미 그녀는 옷은 다 찢어지고 얼굴도 멍든 채 죽은 듯이 누워있다. 오히려 흐느끼는 조르제트를 위로하는 트랄라... 그리고 A LOVE IDEA ...
새벽빛이 밝아오고 노동자들이 하나 둘 파업이 끝난 공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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