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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되풀이 된다?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10. 4. 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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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되풀이 된다?

정치권력, 헤게모니 유지위해 수단 방법 안가려

미국, 선내폭발 메인호 침몰 사고 조작 쿠바 유린

 

<All the News unfit to Print>. <부적절했던 모든 뉴스>정도로 번역될 것 같다.  최근 번역을 끝내고 출간을 준비중인 이 책은 언론의 부적절했던-오보라기보다는 어떤 의도를 갖고 진실을 외면했던- 뉴스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뤄진 지난 1898년 미국 메인호 침몰 사고가 현재 우리나라의 천안호 침몰 사고와 진행과정이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어 이 책은 출간전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만약 진행 중인 천안함 사고 이후의 전개가 메인호 사고처럼 전개된다면 우리는 어쩌면 전쟁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1897년 쿠바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독립의 열망을 가지고 있었던 쿠바는 폭동이 자주 일어났으며, 스페인은 이를 잔혹하게 진압했다. 미국은 영토 바로 아래에 있던 쿠바에 늘 눈독을 들이고 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쿠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쿠바를 독립시키고자 했습니다. 독립이라는 목표는 같았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독립이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 매킨리는 쿠바에 살고 있는 자국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25문의 함포와 4문의 어뢰 발사관을 장착한 6682톤급의 전함 메인호를 1898년 1월 아바나로 급파한다. 메인호의 임무는 그저 보초 역할이었다. 쿠바인들에게 미국인들이 쿠바를 동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정도로만 인식하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메인 호가 2월 15일, 돌연 250여 명의 해군 병사들과 함께 폭발하고 만 것이다. 당시에도 천안함처럼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들이 있었지만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들이 스페인의 공격으로 치부함으로써 결국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으로 치닫고 만다. 사실 메인호의 침몰은 선내 탄약고에서 일어난 폭발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뉴욕 저널>의 발행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스페인의 배신과 적의에 대한 의심할 수 없는 증거” “미국 병사들이 의도적으로 희생을 당했다”는 등 전쟁을 위한 거짓 기사를 싣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늘날 황색 저널리즘의 기수로 평가받는 허스트는 당시의 쌍두마차 퓰리처의 <월드>의 발행부수를 넘어서기 위해 이 사건을 이용, 전쟁을 부추긴다. 퓰리처 역시 지지 않고 전쟁의 열기 속으로 함께 몰아갔습니다.

 

당시 <저널>의 헤드라인은 “순양함 메인 호 폭발하다”  “군함 메인 호, 적의 비밀 병기에 두 조각 나다”  “온 나라가 전쟁의 열기로 몸서리치다”  “스페인의 배신으로 인해 파선된 메인호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아바나 만에 누워 있는가”  “아바나 주민, 메인 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모독하다” “메인 호는 사실상 배신에 의해 파괴되었다”는 등으로 채워졌다. 결국 허스트의 바람대로 <저널>은 “의회에서 선전포고”라는 헤드라인을 올리고 맙니다. 심지어 허스트는 <저널>에서 신문 윗부분의 양쪽 구석에 대각선 모양으로 게재된 표제를 통해 의기양양한 듯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저널>의 전쟁이 여러분 마음에 드십니까?”

 

스페인과의 전쟁은 1년을 넘기지 않고 끝이 난다. 이 전쟁으로 미국인은 385명이 전사했으며 부상자는 1,660명이었다. 물론 쿠바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한다. 메인 호로 촉발된 이 전쟁은 미국 언론 역사상 언론의 날조와 중상모략의 최고봉으로 기록되고 있다. 허스트는 후대에 “주기적으로 선정적인 이야기와 가짜 인터뷰를 만들어내고, 가짜 사진과 왜곡된 현실을 게재”한 언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일부 수구신문과 방송들은 "북의 공격으로 침몰" 등과 같이 공공연히 속보를 전했는가 하면 최근에는 “침몰 전후 북 잠수정이 움직였다” “북 반잠수정, 수심 20~30미터에서 어뢰 공격 가능” “천안함 사태에 대한 결단의 자세 갖춰나가야” 등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번 사건이 북의 공격에 의한 것인양 몰아가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원인에 대해 어떤 예단을 갖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내부사고 가능성보다는 '북 공격' 가능성에 언제나 무게를 두고 국회나 기자회견 등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구언론들은 끊임없이 북한에 의한 공격으로 몰고 가며 대북 강경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미 속으로는 이번 천안호 침몰 원인이 북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를 초월해 진실보다는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구기득권 세력과 수구언론의 짝짜꿍이 아닐 수 없다. 수구언론은 계속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을 '북의 공격'으로 몰고갈 수 밖에 없다. 짐작컨대 이번 천안함 침몰사고로 군은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고자 하고, 정치권의 수구기득권 세력들은 북풍을 적절히 이용해 이번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끌어, 최근 이런저런 무리수로 자꾸 궁지에 몰리는 자신들의 입지를 넓히는 호기로 삼으려 할 때 천안함 사건의 진실은 쉽게 규명되지 않을 것 같다. 마치 100여년 전의 메인호가 천안함으로 되살아난 듯한 느낌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명박 정부들어 급냉각되는 남북관계의 와중에 발생한 천안함 사건과 수구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노라면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하다. 과연 이번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대한민국판 <뉴욕저널>과 '허스트'는 누구일까?

 

허스트(왼쪽)와 퓰리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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