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천안함 사고 관련 미디어오늘의 보도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10. 5. 2. 07:02

본문

"천안함 두동강 난건 침수때문"
"밑바닥부터 찢겨져 올라갔다"…"선체 검사기록부 공개해야" 
 
 미디어오늘 2010년 04월 30일 
 
천안함의 함미는 왜 순식간에 침몰했을까. 버블제트 실험 동영상을 봐도 배가 두 동강이 날 뿐 함수와 함미가 한동안 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배는 내부에 수많은 격실이 있기 때문에 절단이 되더라도 곧바로 가라앉지는 않는다. 그런데 천안함은 왜 장병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침몰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함미가 절단 전에 이미 침수가 진행됐을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다.

 

함미 부분에 이미 침수가 진행된 상태였다면 그 가능성은 두 가지다. 첫째, 암초에 걸려 찢겼을 가능성, 둘째, 자체 균열 가능성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버블제트를 유일한 가능성으로 두고 있지만 일부 현장 전문가들은 침수 후 절단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군이 사고 직전 7분을 둘러싼 의혹에 함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우선 군 관계자들이 사고 초기 "좌초"라는 표현을 썼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안함 침몰 직후 해군 2함대는 인천해양경찰에 "천안함이 좌초됐다"고 신고했다. 군은 나중에 "배가 침수됐다는 의미로 좌초라는 말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좌초와 침수를 혼동한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과거 연평해전이나 대청해전 직후 교신기록을 전면 공개했던 군은 천안함의 교신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사고 직후 군이 희생자 가족들에게 보여준 작전 상황도에도 "좌초"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한 희생자 가족이 이를 휴대폰으로 찍어 아시아경제가 보도했는데 이 상황도 상단에는 "고조 : 03:41/16:13, 저조 : 09:57/22:39, 평균수면 : 6.4m"라는 위치 설명과 함께 "최초 좌초 6.4 4"라고 적혀 있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역은 이 지점에서 동남쪽으로 2.3km 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 군이 사고 직후 희생자 가족들에게 공개한 작전 상황도. 최초 좌초 지점이 표기돼 있다. 한 희생자 가족이 휴대폰으로 찍어 아시아경제에 제공한 사진. ⓒ아시아경제.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당일 사고 시간은 최저조에 가까웠으며 이는 수심이 4m 정도였음을 의미한다"고 추정했다. 신 대표는 최근 서프라이즈에 올린 글에서 "천안함은 '최초 좌초' 지점에서 사고를 당한 뒤 이동하다 함수가 가라앉은 지점에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함미 부분이 급격히 침수되면서 여기 머물던 장병들은 미처 탈출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대 조선공학과 백점기 교수는 사고 직후 프랑스의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함정이 얕은 바다를 항해하다가 좌초해서 손상된 바닥으로부터 침수를 당한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백 교수는 "함미가 부유 능력을 상실하면 물로 인해 아래로 구부러지고, 그러면 선박은 두 쪽이 난다"면서 "금속이 찢어지는 소리는 폭발음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학회 참석차 출국한 상태라 연결이 닿지 않았다.

 

선박구조 전문가인 백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절단면 상태보다 함체 구조가 어떻게 손상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 역시 버블제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천안함 선저의 천공 유무와 강판의 변형정도와 찢김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전직 수리 조선소 사장 최동익씨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천안함은 건조된지 25년이 넘은 배라 수도 없이 철판을 잘라내고 덧대고 수리한 기록이 있을 것"이라면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체와 기관 검사기록부, 그리고 수리내역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는 군사기밀과는 무관한 것으로 천안함이 사고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라고 지적했다.

 

▶ 함미 인양 근접 촬영, 가드레일과 서치라이트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KBS 화면 캡춰.  
 

최씨는 "아무리 군함이 두꺼운 철판으로 만들어졌더도 바다에 나가면 종이조각이나 마찬가지라 바닥을 긁히거나 구멍이 뚫려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구멍이 뚫린지도 모르고 운항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은 미리 발견해서 수리하면 큰 무리가 없지만 그때마다 초음파 비파괴 검사를 통해 안전성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최씨는 "처음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뉴스를 듣고 오죽 다급했으면 저기까지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에 물이 들어차는데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일단 모래사장에라도 대자는 심정으로 백령도 근해로 들어가다가 함미의 무게를 못 이기고 절단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씨는 "웬만한 상선 같으면 그렇게 쉽게 절단되지 않겠지만 군함은 적재된 무기의 중량이 엄청난데다 처음 건조 당시와는 복원력이 크게 달라져서 침수에 특히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이 같은 주장은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의 관측과도 일치한다. 이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기뢰든 어뢰든 폭발로는 절단면이 저런 상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함수와 함미 인양작업을 클로즈업한 방송 화면을 보면 두터운 갑판까지 송두리째 뜯겨 나갔는데도 그 위에 얹힌 가드레일이나 서치라이트가 거의 손상을 받지 않은 걸 발견할 수 있다. 최씨는 "폭발이 있었다면 엔진과 엔진 받침대(다이), 샤프트 등이 완전히 망가져 있어야 하지만 한쪽으로 밀려나 있는 것을 보면 침수가 진행되면서 배 밑바닥에서부터 갈라져 올라간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고막이나 내장 파열 환자가 전혀 없는데다 생존자 가운데서도 물기둥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고 사망자들의 시신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는 사실 등을 종합하면 버블제트에 의한 절단은 개연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배에 물이 자주 샜다는 희생자 가족의 증언도 흘려넘기기 어렵다. 최씨는 "천안함 침몰은 좌초나 정비불량(균열)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군은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 김효석 의원과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등이 좌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선원 연구원도 "사망자나 생존자의 상태로 볼 때 외부 폭발일 가능성은 낮다"면서 좌초로 인한 침몰에 무게를 뒀다. 시사 주간지 시사인은 최근호에서 "미군은 사고 당일 UAV(무인정찰기)를 동원 북한 해군의 동향과 한미연합 훈련 상황을 녹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버블제트를 유일한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이현엽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조류가 빠른 곳에서 단번에 자로 잰 듯이 수중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좌초든 균열이든 침수로 인해 배가 순식간에 절단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너덜너덜한 절단면이 바로 좌초의 증거"
이종인씨 "폭발 있었다면 저런 모양 나올 수 없다" 


미디어오늘  2010년 04월 28일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났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수중 비접촉 외부 폭발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조사단은 지난 24일 천안함 함수를 인양한 뒤 "바닥의 소나(음파탐지기) 돔이 온전하고 긁힌 자국이 없는 걸로 봐서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절단면이 너덜너덜하고 선저 부분이 위쪽으로 휘어져 있는 걸로 봐서 강력한 외부 폭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문은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대형 군함을 두 동강 내면서도 배 안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고 물기둥도 화약 냄새도 없는 그런 어뢰가 과연 가능할까. 도대체 누가 왜 어떻게 레이더 감시망을 뚫고 들어와 천안함을 공격한 것일까.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천안함은 좌초 이후 절단된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하는 많지 않은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28일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절단면이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나가고 용골은 위로 휘어졌다. 아랫 쪽에서 강한 압력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외부 폭발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뭔가.
"좌초돼서 절단됐기 때문에 너덜너덜하게 된 것이다. 만약 내부든 외부든 폭발이 있었다면 너덜너덜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끔찍하고 처참한 모양이 된다. 한쪽 방향으로 확 문지른 것처럼 된다. 절단면 내부의 형체가 아예 남아나지를 않는다. 그런데 천안함은 어떤가. 버틸 대로 버티다가 못 견디고 약한 쪽부터 제각각 찢겨져 나간 모습이다. 그래서 찢긴 방향도 다 다르다. 어뢰든 기뢰든 폭발이라면 결코 이런 모습이 나올 수 없다."

 

 

- 근처에 암초도 없는데 어디서 좌초됐단 말인가.
"아마 어딘가에서 좌초된 뒤 한참을 표류했던 것 같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바다에서는 뻔히 맞은 편에 다른 배가 오는 걸 보면서도 그대로 가서 들이박는 경우도 있다. 큰 파도를 잘 못 올라타서 전단파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천안함의 경우는 아마 암초를 발견하고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가운데 바닥 부분을 부딪친 것으로 보인다. 배는 돌려는 방향 반대편으로 선미가 밀리게 된다. 배가 암초 위에 올라가면 바로 역 V자로 두 동강이 나는 경우도 있고 물이 새 들어와 압력 차이와 무게 불균형 때문에 절단되는 경우도 있다."

 

- 암초에 부딪친 것만으로 배가 두 동강이 날 수 있나.
"가라앉으려는 쪽과 떠 있으려는 쪽의 무게 중심이 어긋나면서 한쪽에 힘이 실리면서 부러지는 것이다. 원래 좌초된 배는 그렇게 가라앉는다. 나는 가라앉는 걸 직접 보기도 했다. 균열이 있는 배를 잠수해서 조사하는데 배에 물이 차면서 엄청난 굉음을 내더니 뒤쪽이 가라앉고 선수가 들리면서 중간 부분이 뜯어졌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말하는 상황과 정확히 같다. 천안함 침몰 7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밝혀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배에 물이 들어차면서 일부 장병들은 보수 작업에 투입됐다가 배가 갈라지면서 유실됐을 가능성이 크다.

 

 

- 절단면 안쪽에서 전선피복이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는데 그것도 폭발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겠다.
"
내부폭발이거나 외부폭발이거나 배가 두 동강 날 정도의 폭발이면 절대 그런 모양이 나올 수 없다. 전선이든 파이프든 너덜너덜한 정도가 아니라 다 떨어져 나가 어딘가에 처박혔겠지. 용골이 위로 휘어져 있어서 폭발이라고 하는데 용골도 버티다가 뜯겨진 것이다. 겨울에 얼어붙은 강이 쩍하고 갈라지는 것 봤나. 가장 약한 곳에서 시작해 먼저 힘을 받는 곳부터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그러다가 갈라진 곳이 만나면서 두 동강이 나는 것이다. 좌현과 우현의 뜯긴 부분이 다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폭발이라면 강한 압력의 흔적이 드러나야 한다. 어뢰를 맞은 배를 봤는데 문짝이 송두리째 떨어져 나가 반대편 벽에 박혀 있었다. 너덜너덜한 정도가 아니라 폭발지점을 중심으로 바깥 쪽으로 힘의 방향이 발견돼야 한다. 말 그대로 확 문지른 형태가 된다."

 

- 군이 사고의 실체를 은폐하고 있다고 보는 건가. 민간 전문가들도 합류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절단면을 잠깐 들여다보기만 해도 폭발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배 좀 타본 사람들도 보면 금방 안다. 내부폭발이든 외부폭발이든 폭발은 절대절대 아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실체를 숨기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사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고다. 크게 잘못한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 당신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나.
"나는 배 건지는 게 직업이다. 어뢰 맞은 배도 여럿 봤고 좌초한 배도 여럿 건져 봤다. 진잉호 좌초 때는 '이 배 몇 시간 뒤 부러진다, 다 대피하라'고 말한 뒤 21시간 만에 부러져 가라앉았다. 나는 대학만 나오고 석사도 박사도 아니지만 이 일을 30년이나 했다. 이라크에 가서는 어뢰 맞고 가라앉은 군함을 11척이나 조사했다. 전문가라고 떠드는 사람들 중에 나 만큼 경험있는 사람이 있나 모르겠다. 외국 전문가들도 많이 들어왔다는데 과연 그 사람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지켜볼 계획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