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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의 음악세상

힘들고지칠때------/음악흐르는♬

by 자청비 2010. 8. 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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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되돌아보는 DJ DOC의 음악 세상

 

나 이런사람이야

 


 

 

ㅎㅎ… 이하늘이 SBS 인기가요에 대한 기사가 많이 올라와서 이것저것 읽어보다가 새삼 DJ DOC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이들이 한창 히트할 때였던 1990년대 중반쯤 이들의 히트곡 '머피의 법칙' 'DOC와 춤을' 등을 신나게 들으면서도 누가 누군지, 앨범에 어떤 다른 곡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지금도 그렇지만 연예계에 별로 관심이 없고 과문한 탓이다. 하지만 그룹 멤버들이 폭행으로 물의를 빚기도 해 얼마 안가 사라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그들의 노랫말 속엔 어떤 기존질서에 대한 도전, 저항이 도사리고 있어 더더욱 공중파에선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러고 나서 언제부턴가 DJ DOC라는 그룹은 TV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그리고 한참 세월이 흘러 김창렬이라는 사람과 이하늘이라는 사람이 예능프로에 자주 고개를 내밀었다. 얼짱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닥 웃기지도 않고 별로 내세울 것 없는 연예인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뒤늦게 DJ DOC의 멤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DJ DOC가 음악활동을 중단한 지 6년만인 지난 7월 말 신보를 냈다. 이름하여 7집 <풍류>. '나 이런 사람이야'를 타이틀곡으로 내놓았지만 오히려 '부치지 못한 편지'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노래는 이하늘이 옛 애인과 헤어지게 된 사연의 직접 중심에 있던 선배 가수가 TV에 나와 저간의 사정에 대해 해명했던 것에 대해 Diss하는 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이하늘이 SBS인기가요에 출연이 취소된데 대해 이하늘이 저간의 사정을 말하며 불만을 터뜨리면서 DJ DOC가 연예계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DJ DOC와 이하늘에 대해 인터넷 기사를 뒤적거리다가, 삐걱삐걱, 라이(LIE) 등의 노래를 알게 되고 차례로 듣다보니 오래전부터 DJDOC가 왜곡된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통렬하게 비판을 가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들의 사회인식에 감탄하게 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하늘은 가요계 소문난 악동이라고 한다. 그가 속한 DJ DOC가 경찰서에 자주 들락거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들의 꿈(Dream Of Children)'이라는 약자로 순진하기 짝이 없는 데뷔곡  '슈퍼맨의 비애'를 부르던 DJ DOC는 정규 4집부터 본색을 드러낸다. 많은 대중들에게 4집은 '관광버스 춤'으로 유명한 'DOC와 춤을'을 떠올릴 것이다. 선거유세 음악으로도 크게 유명세를 떨쳤던 'DOC와 춤을' 노래 뒤로 정치권을 조롱하는 가사를 담은 '삐걱삐걱'이 수록됐다. 또 당시 가요계의 현실과 몇몇 가수들을 디스(diss)하는 '모르겠어?'. 애초에 DOC가 타이틀곡으로 정하려 했던 훵키의 세련됨이 녹아있는 'Everybody'와 같은 곡들이 있었다. 그저 흔한 아이돌 그룹 정도로 치부되던 DJ DOC가 주류 권력에 대한 반항감을 처음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물론 4집 이전, 그러니까 그들이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찾기 이전에 발표된 이승호의 '머피의 법칙', 히트 작곡가 윤일상의 '겨울 이야기', '미녀와 야수'. 혹은 박근태의 '나의 성공담'이나 3.5집 <썸머(Summer)>에 실린 '여름 이야기'와 같은 곡들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DOC와는 분명 차이가 있는 음악이었다. 이런 곡들은 DOC에게 분명 대중적인 인기와 명성을 부여했지만, 동시에 DOC는 그들이 하고 싶었던 '힙합'보다는 가요계에서 그저 그런 정도의 댄스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편견을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던 곡 들이기도 했던 탓이다.

 

4집 이후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빛나는 음반이자, 당당하게 '연소자 이용불가'라는 빨간 딱지가 붙은 그들의 5집 <더 라이프…디오씨 블루스(The Life…DOC Blues)>에서 프로듀서를 맡은 이하늘과 DOC의 능력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또한 이하늘은 5집에서 그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힙합'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아울러 대중들이 좋아하는 그들의 댄스튠의 합일점을 완벽에 가깝게 믹스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리하여 기자를 정면으로 비판한 'L.I.E'나 경찰을 짭새로 표현한 '포조리', '부익부 빈익빈'과 같이 그들이 좋아하던 런 디엠씨(Run-D.M.C)의 향이 물씬 풍기는 힙합 사운드를 수록해 음악적 외연을 넓힘과 동시에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아울러 4집 부터 함께한 남궁연의 감각적인 비트가 돋보이는 'Boogie Night'나 그들의 최강 히트곡 'Run To You'와 같은 댄스곡들 역시 최상의 완성도로 빼곡히 담겨져 있는 음반이 바로 그들의 5집이었던 것이다. 특히 DOC의 대표곡으로 자리잡은 보니엠(Boney M)의 'Daddy Cool'의 샘플링 곡 'Run To You'는 이 정도의 샘플링이면 '창조'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이기에 아무런 이견을 달수가 없을 만큼 잘 만들어진 곡이었다. 이렇게 DJ DOC는 음악적 외연을 넓히면서 꾸준히 사회적인 메세지를 던졌고 그 중심에는 대다수 곡을 작사, 작곡한 뮤지션 이하늘이 있다.

 

그리고 이후에 발매된 6집 <섹스 앤 러브… 해피니스(Sex and Love…Happiness)>에서도 그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게 발휘됐다. 김창렬이 직접 프로듀싱해서 만들어진 그들의 6집은 크루세이더스(The Crusaders), 랜디 크로포드(Randy Crawford)의 'Street Life'를 샘플링한 동명의 'Street Life'. 최필강이 작곡한 'I Wanna(Drop It, Like It'S Hot)'와 같은 좋은 곡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보컬 트랙과 상업성에 대한 지적, 또한 외설시비와 맞물려 5집과 같은 커다란 반향을 재연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DOC는 6년 동안 깊은 잠수에 들어간다.

 

최근 MBC ‘놀러와’와 KBS '천하무적 야구단' 등에서 이하늘을 알게된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는 훨씬 음악적인 역량이 뛰어나고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깊은 사람이다. 돌아보면 'DJ DOC'가 '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 개성에 사는 이 세상이에요/ 자신을 만들어봐요'라고 노래하고, '돈 싫어, 명예 싫어'라고 외칠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아무리 뒷말이 무성해도 그들만이 가진 고유한 색깔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었다. DOC가 처음 등장한 1994년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말이다.

 

 

삐걱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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