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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할 수 없는 식욕, 가을에 왜 더 심해질까?

또다른공간-------/생활속의과학

by 자청비 2010. 10. 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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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할 수 없는 식욕, 가을에 왜 더 심해질까?


<매일경제>

 

가을이 깊어지면서 식욕이 왕성해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은 다이어트 의지를 한없이 약하게 한다. 왜 가을만 되면 입맛이 당길까. 여기에는 인체의 신비가 숨어 있다. 북극에 사는 바다코끼리가 얼어 죽지 않는 것은 온몸을 두꺼운 피하지방이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에너지 공급원일 뿐만 아니라 매우 뛰어난 단열재여서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들에게는 생명과 같은 존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다가올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원을 저장하려 한다. 따라서 가을이 되면 식욕이 솟고 피하지방이 늘어난다. 여름보다 체온이 내려가는 가을이면 식욕이 왕성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날씨가 서늘해지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은 열을 발생시키려 한다"면서 "이로 인해 에너지가 빠르게 소비되면서 식욕이 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을 하면 체온이 상승하면서 배가 고파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뇌 시상하부에 있는 포만중추도 식욕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배고프다' 혹은 '그만 먹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포만중추다.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에 의해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으면 우리는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조정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포만중추는 음식을 먹거나 날씨가 더워서 체온이 올라가면 자극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여름에는 입맛이 사라지고 가을이 되면 입맛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을에 다이어트를 하는 것는 불가능한 일일까. 지난 추석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어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가을에는 자연스레 식욕이 당길 수밖에 없다'는 말은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식습관을 조절하면 포만중추를 자극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포만중추가 미처 '그만 먹자'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과식하게 된다.

 

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정보가 뇌에 전달되기까지 20~30분 정도가 걸린다"며 "식사를 천천히 해 뇌가 음식 섭취 정보를 인식하게 해야 살이 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양소 균형을 고려해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가급적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해 전체 칼로리 섭취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실제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진은 유럽 8개국 54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결과 가장 체중 조절에 성공한 그룹은 고단백질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이었다고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단백질 섭취는 지방이나 탄수화물을 먹는 것보다 더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고단백질 다이어트로 체중 조절을 하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기를 먹을 때도 돼지고기는 다리, 쇠고기는 등심과 안심, 닭고기는 가슴살 등 지방이 적은 부분을 먹는 것이 좋다. 기름 부분을 잘라내 조리하고 영양 비율을 위해 채소를 함께 먹어주는 게 바람직하다. 흰살 생선, 적당량의 콩과 두부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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