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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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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11. 3. 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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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람이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합니다. 올곧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면 왕따당하는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들로 인해 희망을 얻는 사람들도 있구요. 누군가 자신들이 살지 못하는 삶을 살아줌으로 인해 여전히 희망을 보는 것입니다.


수국은 참꽃과 헛꽃이 있는데 헛꽃이 참꽃보다 화사합니다. 헛꽃에 유인된 곤충들이 날아왔다가는 이내 참꽃으로 향하지요. 겉으로 보이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헛꽃을 보고 찾아왔다가 참꽃을 만나면 그리로 향하는 것이지요. 이로써 헛꽃은 제 역할을 해내고, 참꽃은 헛꽃이 있어 또 수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니 서로 돕고 사는 관계입니다.


누가 더 중요하냐 하는 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존재하면서 서로를 위해 일하는 것이 자연입니다. 작은 참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예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너무 작아서 혼자서는 곤충들을 불러들일 재주가 없어, 수없이 많은 참꽃을 피워보지만 결국에는 헛꽃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작아서 무성지게 피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면 헛꽃을 피워서라도 생존하는 산수국을 보면서 힘없는 이들이 함께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런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할 터인데, 작은 자들의 목소리라고 무시해 버리는 현실을 보면 마치 헛꽃이 자기의 임무를 망각한채 자신이 아예 곤충들까지도 독점해 버리고자 욕심을 부리는듯 합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그러니 산수국에 비유하자면 권력은 헛꽃이요, 참꽃은 국민인 것입니다. 이 둘의 조화가 잘 이루어질 때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조화가 깨지면 국민도 권력도 힘겨워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아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국민들이 맡겨준 권력의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결국에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부치는 것을 '독재'라고 이야기합니다. 최근 극장가에 새로이 등장한 '대한뉘우스' 같은 것들이 그런 예의 전형이요, 4대강 살리기 같은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 역시도 그런 예의 전형이지요. 국민들의 혈세를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에 사용한다는 것, 그것은 엄연한 직무유기입니다.


헛꽃이 자신의 본분을 잃어버리고 오로지 헛꽃만을 위해서 존재하겠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참꽃은 한꺼번에 피어나지 않습니다. 꽃을 피우는 동안 변화무쌍한 날씨가 있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어떤 꽃은 궂은 날에 피어나기도 하고, 어떤 꽃은 햇살 맑은 날 피어나기도합니다. 궂은 날 피어난 꽃이나 맑은 날 피어난 꽃이나 피어있는 동안 최선을 다합니다.


그렇듯이 이 세상 살아가는 모든 이들 역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물론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 다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바른 방향으로, 바른 길로 최선을 다해야 겠지요. 심지어는 남의 수고를 훔치는 사기꾼이나 도둑조차도 최선을 다하니까요. 열심히 한다고 다 지고의 선이 아닙니다. "나는 최선을 다하는데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하냐? 그 열정을 보지 못하느냐?"고 할뿐 아니라 강압적으로 혹은 교묘하게 자신들의 잘못된 열정을 합리화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민화시키는 일인 것이지요.

 
자연에 있어 헛꽃이 피어있는 곳에는 언제나 참꽃이 피어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살아갑니다. 사람 사는 세상도 그렇습니다. 헛꽃만 가득하고 참꽃이 없다면 살아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진정성이라고 말합니다. 서로가 있어 서로를 살게 하는 것, 그것이 자연의 헛꽃과 참꽃의 세상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눈 앞에 보이는 자그마한 이익다툼으로 큰 것을 잃어버리며 살아갑니다. 자신이 한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합니다. 헛꽃만 키워가는 것이지요. 산수국, 헛꽃과 참꽃의 어우러진 마음이 예뻐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도 아주 오랫동안 눈맞춤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들도 그런의 마음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 오마이뉴스 김민수 기자]

 

산수국(山水菊)은 한자 이름으로 살펴보면 심산 깊은 산에서 피어나는 국화를 의미한다. 물론 꽃의 모양은 국화와는 같은 모양은 아니지만 꽃의 풍성함이나 아름다움으로 불러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산수국은 풀이 아니라 키작은 나무(관목)이다. 그러나 기껏 자라야 1m 정도의 작은 키에 가지도 연해서 마치 풀같아 보여서 혼동하기도 하지만 분명 나무이다. 특히 가장자리를 장식하는 큰 꽃잎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무성화(無性花), 즉 헛꽃이며 안쪽의 작은 꽃들이 유성화(有性花), 즉 진짜꽃이다. 꽃잎은 보통 4~5장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6장 혹은 더 많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5장의 꽃잎을 갖고있으며 색깔도 여러번 변하지만 푸른색을 띨 때가 한창 핀 상태이다. 수정이 끝나면 무성화는 흰색으로 변하면서 꽃잎도 뒤집어져 땅쪽을 향했다가 저버리고 만다. 헛꽃으로서의 역할을 다했기 때문인데 참으로 오묘한 생물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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