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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12. 7. 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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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출처 : 열 린 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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