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장본인이냐 주인공이냐

한글사랑---------/우리말바루기

by 자청비 2016. 4. 25. 17:55

본문


기자님, 저는요 도둑 잡은 장본인 아니고, 주인공

언론서도 자주 걸려드는 '맞춤법의 덫' 7가지아시아경제 | 2016.04.25.

기사 내용

우리말, 참 어렵다. 어렸을 적 받아쓰기부터 골머리를 앓게 만들더니 ‘글’을 가지고 일을 하는 지금까지도 세세한 맞춤법에 심혈을 기울이게 한다.

올바른 글을 쓰는 것은 올바른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더욱더 적절한 언어 활용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매번 맞춤법에 맞게 쓰는 것도 어려운 일인가보다. 발음이 비슷해 자꾸 헷갈리는 단어들이 있는가하면, 새로운 맞춤법 규정에 의해 사라지고 생겨나는 표준어들이 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인터넷에선 기자들의 맞춤법을 지적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종종 보인다. 맞춤법을 잘 지키느냐의 문제는 언론사를 가리지도 않는다.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류’들을 모아봤다.

*장본인


장본인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이라는 뜻풀이가 나온다. 정의만 보면 이 단어의 어감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알 순 없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의 온라인 게시판을 살펴보면 ‘장본인’의 사용법에 대해 알 수 있다.

국립국어원은 “‘장본인’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설명에서도 마찬가지로 “‘장본인’이 실제로는 주로 부정적인 인물을 가리키는 맥락에서 쓰이고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중립적인 어감의 ‘어떤 일이나 사건에 직접 관계가 있거나 관계한 사람’을 뜻할 때는 ‘당사자’라는 표현을 쓰고, 긍정적인 경우에는 ‘주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올바르다.

*치뤄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무슨 일을 겪어 내다’ 등의 뜻을 갖고 있는 단어는 ‘치루다’가 아니라 ‘치르다’이다. 따라서 이 말의 활용형 역시 ‘치러’ ‘치렀다’ ‘치른’으로 표기하는 게 올바르다.

비슷한 경우로 ‘담그다’ ‘잠그다’가 있다. 이들의 활용형 모두 ‘담궈’ ‘잠궈’가 아닌 ‘담가’ ‘잠가’로 써야 한다.

*그죠, 그쵸


‘그렇죠?’라고 묻는 말의 구어적 표현인 ‘그쵸’ 혹은 ‘그죠’는 표준어가 아니다. 그러나 스크랩 화면처럼 신문기사뿐 아니라 방송자막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물론 언어라는 것은 변화하기 마련이다. ‘-고프다’가 ‘-고 싶다’와 같은 뜻의 표준어로 인정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쵸’와 ‘그죠’를 표준어로 인정하려면 ‘글쿤’도 표준어로 인정해줘야 하는 골치 아픈 일이 나타날 것이다.

*바껴


‘바뀌다’에 어미 ‘ㅓ’가 붙는다고 해도 이를 줄임말로 쓸 순 없다. ‘마시다’에 ‘ㅓ’를 붙여 ‘마셔’로 표기할 수 있지만 ‘바뀌다’의 경우에는 ‘바껴’로 표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 ‘바뀌어’ ‘바뀌었다’등으로 써야 한다.

비슷한 경우로 ‘사귀다’의 활용형을 ‘사겨’ ‘사겼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사귀어’ ‘사귀었다’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어떻해


‘어떡해’ 혹은 ‘어떻게’를 ‘어떻해’로 잘못 쓰는 경우도 많다. ‘어떡해’와 ‘어떻게’의 발음이 비슷해 혼동되는 상황에서 ‘어떻해’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는 ‘어떻다’에 ‘-게’가 붙은 부사이고, ‘어떡해’는 ‘어떻게 해’가 줄어든 말이다.

아직도 인터넷 검색창에 ‘어떻해 ㅜㅜ’를 쓰면 수많은 글을 확인할 수 있다. 울음이 날 정도로 슬픈 일이면 ‘어떡해 ㅜㅜ’로 쓰는 게 맞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산울림의 ‘나 어떡해’를 속으로 불러보자.

*지리한


국어사전에서 ‘지리하다’를 찾아보면 “‘지루하다’의 잘못”이라고 나온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라는 뜻의 단어는 ‘지루하다’가 유일하다. 1988년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지리하다’ 대신 ‘지루하다’가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표준어규정 제2장 제2절 제11항을 보면 ‘지리(支離)하다’의 한자어 어원을 버리고 발음 변화를 인정한 ‘지루하다’만을 표준어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맞추다


‘맞다’의 사동사로서 ‘정답을 맞히다’ ‘화살을 적장의 어깨에 맞히다’ 등으로 사용되는 ‘맞히다’와 달리 ‘맞추다’는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등의 뜻을 갖고 있다.

‘맞추다’의 용례를 보면 ‘문짝을 문틀에 맞추다’ ‘다른 부서와 보조를 맞추다’ ‘숫자를 순서대로 맞추다’ 등으로 쓰인다. 답안지를 보며 내가 고른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를 확인하는 것 역시 ‘정답을 맞추어 보다’로 쓰인다.

그러나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게 하다’로 쓰일 때엔 ‘정답을 맞히다’로 활용해야 한다. 과거형 역시 ‘맞췄다’가 아니라 ‘맞혔다’로 표기해야 한다.


이 기사 주소  http://v.media.daum.net/v/2016042514563547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