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인 7일은 재동 북촌문학기행과 종묘 탐방이다. 북촌문화기행의 시작은 재동 백송에서 시작되는데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백송은 가보지도 못하고 4백년됐다는 향나무 앞에서 포즈만 잡았다, 그리고 윤보선 가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잠깐 조선어학회터 표지석을 눈여겨 보았다. 일제하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조선어학회의 노력을 경의를 표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 가옥은 바로 옆에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 제법 으리으리해 보인다. 하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는 않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피로 만들어진 민주정부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임기 1년여동안 이렇다할 두드러진 업적이 보이지 않고 결국에는 쿠데타를 도모한 군부에 힘없이 권력을 내주고 말았던 탓일게다. 한동안 군부정권에 대해 대항하여 야당을 이끌기도 하였으나 역시 강한 선명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교육박물관으로 향했다. 서울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경기고 터이다. 경기고의 시작은 1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제국 정부수립이후 정부칙령으로 이 곳에서 '관립중학교'로 개교되면서 한국 최초의 중·고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교육박물관에는 60, 70년대의 옛 교실을 복원해 놓았고, 신라시대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교육의 변천사를 정리해놓고 있다.
북촌한옥마을이 있는 곳답게 주변에는 예쁜 한복을 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북촌문화탐방이 필수코스인 백인제 가옥이다. 전통한옥인줄 알았는데 일제때 고위 일본인사들이 많이 방문할 수 있게 개조된 근대식 한옥이었다. 이전 소유자들이 있었으나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씨가 인수해서 사용하다가 사후 그의 부인이 관리하다가 서울시가 인수했다.
북촌한옥마을 탐방도중 꼭두박물관이라는 곳이 있었다. 크지 않지만 상여에 사용하는 꼭두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갖가지 다양한 모양의 꼭두를 전시해놓은 곳이다.
북촌한옥마을 탐방을 끝내고 창덕궁으로 향했다. 창덕궁은 왕이 경복궁에서 업무를 볼 수 없거나 왕의 즉위식, 외국사진 접견 등의 행사시 업무용으로 쓰이는 궁이었다. 특히 조선말엽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시 창덕궁이 정전으로 쓰였다.
창덕궁 인정전은 왕이 업무를 보는 곳으로 경복궁 근정전과 마찬가지로 왕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가 배경으로 그려져 있다.
창덕궁은 창경궁과 이어져 있다. 한때 일제에 의해 창경원(동물원)으로 격하되기도 했지만 엄연한 궁이었으며, 창덕궁의 보조공간 역할을 했다. 마침 운좋게 추석을 맞아 영조대왕 행차행렬이 선보여 귀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행선지는 종묘다. 종묘는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를 지냈던 곳이다. 영화 <광해>의 첫 장면이 하얗게 눈 덮인 종묘의 모습이었다. 겨울이 아니어서 그런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푸른 가을하늘아래 종묘의 묘습은 장엄해보였다. 잠시 그늘 아래 앉아 쉬면서 푸른 가을 하늘을 쳐다보았다. 짧게는 150년전, 길게는 600여년전 하늘도 지금 하늘과 별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상에선 그 사이에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발전)가 일어났다. 조선의 최대 성지였던 이곳에는 성스러움이 사라지고 관광객의 발길만이 줄을 잇고 있다. 이것이 인간사회의 발전법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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