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로 배우는 제주어학교...작년에 이어 두번째 강좌다. 제주어를 살려야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강좌다.
시대가 급변함에 따라 삶의 방식도 크게 달라지면서 과거 고유의 제주문화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그에 따라 그 문화를 나타내주던 언어도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말글살이라는 것이 시대변천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생성되고 소멸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과거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당대의 삶의 방식(문화)을 이해하는 것이고,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의무이다. 기록의 미비로 우리가 현재 상태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나마 살릴 수 있는 제주어는 1920~30년대까지 일 것이다. 지금 현재 생존해 계신 어른들의 입을 빌려 상호교차 검증이 가능한 상태를 가정한 것이다. 그러면 그 이전에는 흔치 않게 남아 있는 기록이 모두 한자어로 남아 있어 문화의 일부를 알 수 있지만 일반 서민들의 생활방식을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전의 제주어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통시적 제주어 연구를 어렵게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의 제주어 표기는 무엇이 정확한 것인지 모르게 됐다.
오랜 옛날 문자가 일상적이지 않던 시절에는 모든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신화, 전설, 민담 등의 설화로 이어져 왔다. 우리는 설화를 통해 옛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추론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문자의 발달로 모든 것을 남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기록이 없던 과거의 삶에 대해서도 우리가 살릴 수 있는데까지 살려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또한 점점 현대화 산업화 사회속에서 제주의 삶이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급속하게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내팽개치고 현대화에만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전통문화의 토대위에 현대화와 산업화를 수용하면서 변화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언어를 이해하고 오늘에 살려내야 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얼마되지 않은 과거에는 학교에서 제주어를 쓰면 학교선생님에게 혼이 나곤 했다. 때론 무지막지한 폭력과 함께 아예 제주어를 못쓰게 하던 개발독재시절이었다. 그러한 시절의 영향으로 아직도 제주어를 쓰면 마치 미개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제주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 다행히 전통문화를 살리자는 바람이 일면서 최근에는 제주어를 살리고 보존하자는 분위기가 사회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시작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제주어 보전에 대한 입장이 너무 강해서인지 서로 각자의 역할에만 집중하면서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표준어와의 차별성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표기를 아예 다르게 가져가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제주어가 고유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한글의 발전 범위내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한글 변천사와 병행해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런 것과는 무관하게 현실생활 속에서만 찾아내다보면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의 착오나 오류도 마치 정통 제주어로 받아들여버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나중에 연구가 깊어지면 서서히 정리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작년와 올해 두 번의 강좌에서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을 많이 배웠다. 이 강좌가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하는 등 횟수를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같은 강좌를 통해 무분별하게 오남용되는 제주어가 잘 정리되고 국어학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20년 첫날 (0) | 2020.01.01 |
---|---|
잘갑서! 2019 기해년 (0) | 2019.12.29 |
돌과바람문학회 작품집 제 8집 발간식 11/27 (0) | 2019.11.28 |
방송대 시향의 밤 (0) | 2019.11.18 |
한라일보 에코투어 (0) | 2019.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