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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옷 아니라 반소매옷

한글사랑---------/우리말바루기

by 자청비 2020. 5. 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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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32]

우리문화신문 2020.05.04

 

“반팔옷을 입고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제 여름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제법 덥게도 느껴집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기자는 사람들의 나들이 모습을 그렇게 보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팔’이란 말을 쓰는 것을 보고 언론이 우리말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팔’은 사람의 팔을 반만 덮은 웃옷이라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에겐 ‘소매’라는 말이 있기에 ‘반소매’라고 해야만 합니다.

 

▲ 소매가 달린 옷 ‘까치두루마기’(왼쪽). 소매가 없는 옷 ‘배자’

 

지난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장 이경숙 씨가 '오렌지'라고 하면 안 되고 '어륀지'라고 해야만 한다며, 영어몰입교육과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많은 이의 질타를 받았던 일이 생각납니다. 영어를 조금만 잘못 쓰면 안 되는 것처럼 난리를 치지만 정작 우리말을 잘못 쓰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는 사회의 풍조가 참 안타깝습니다.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여 한글 전용, 가로쓰기, 통일된 표기법을 주장했던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 주시경 선생은 “나라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나라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고 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 최현배 선생은 《금서집(방명록)》에 “한글이 목숨”이란 글을 쓰고 한글을 목숨처럼 지켜왔지요. 그렇게 소중히 생각하고 지켜온 우리말을 요즘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반성해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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