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2021. 11. 29.
[김종구 언론인]
얼마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tv조선>이 주최한 행사의 생방송 무대에서 1분30초 가량 '침묵 연설'을 한 사고가 있었다. 방송가에서 좀처럼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쳇말로 역대급 방송 사고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수 종합일간지들은 대부분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행사를 생중계한 TV조선은 해당 장면을 영상에서 삭제해 재편집해 올렸다. 네티즌들이 이미 녹화한 영상이 있었고, 몇몇 온라인 매체 등이 보도해 그나마 세상에 알려졌다.
사진설명(下) ▲<TV조선> 주최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이미지가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당시 생방송 도중 1분 30초가량 침묵이 이어지는 등 '방송 사고'가 났다.
만약 방송 사고의 당사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거나, 방송 사고가 난 언론사가 다른 방송사, 예를 들어 <문화방송>이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전자라면 '이재명 후보 역대급 방송 사고로 망신'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온 신문마다 넘쳐났을 것이다. 후자라면 'MBC 고의로 윤석열 후보 물먹였나' 등의 '음모론'이 무성했을 게 분명하다. 해당 방송사 관계자들에 대해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 조성에도 언론이 앞장섰을 것이다.
이것은 단지 상상에서 나온 근거 없는 추정이 아니다. 현재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 보도의 실상이다. 때로는 대상과 주체를 바꿔보면 진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지금의 언론 현실에 대한 진단이 그렇다. 비슷한 사안을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 대입해 보거나, 현재의 두 대선 후보를 치환해보면 언론 보도의 극심한 편향성 문제가 곧바로 다가온다.<이하 생략>
원문보기 : https://news.v.daum.net/v/20211129080038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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