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소메트릭(정적 긴장 훈련) 운동을 아십니까'.
겨울은 운동량이 가장 부족한 계절. 날씨가 추우니 야외활동은 물론 가까운 헬스장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뱃살은 늘어나는데 근력은 계속 줄어 비만체질로 바뀌는 것이다. 이럴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운동이 아이소메트릭 운동이다. 1950년대 독일의 운동생리학자 헤팅거 박사가 소개해 운동선수들에겐 익숙한 아이소메트릭 운동법을 가정에서 응용해봤다.
◆근육 없으면 30대도 60대 몸=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깁스를 한 다리가 얼마 뒤 눈에 띄게 가늘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나이가 들어 근육이 급속히 위축되는 현상을 '사르코페니아'라고 한다. 특히 근육 중에서 지근(遲筋.지구력에 필요한 근육)보다 속근(速筋.순발력에 필요한 근육)의 감소가 훨씬 빠르다. 지근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줄지만 속근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30대 이후 급감한다. 노인의 걸음걸이를 보면 보폭이 작고, 잘 넘어지며, 바른 자세가 나오지 않는 것은 바로 파워와 순발력을 내는 속근이 거의 없기 때문.
일반적인 근육운동은 팔굽혀펴기나 덤벨운동에서 알 수 있듯 수축과 이완의 반복이다. 근섬유세포를 자극해 볼륨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소메트릭 운동은 쉽게 말해 동작이 없다. 근육에 힘을 준 상태에서 몇 초 동안 긴장을 유지한다. 하루에 한 번 고정된 힘을 주는 것만으로 일주일에 5%의 근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 헤팅거 박사의 주장이다.
◆왜 좋을까=요령만 알면 이처럼 쉽고 안전한 운동이 없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손상을 받는 부위는 관절이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이나 근력운동 모두 관절부상이 가장 많다. 그러나 아이소메트릭 운동은 관절이 오히려 튼튼해진다. 충격을 주지 않고, 스트레칭 상태에서 힘을 고정하기 때문에 인대나 건의 손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운동 초보자나 중년 이후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 또 재활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 하나 운동을 위한 넓은 공간이나 기구가 필요 없다. 벽을 민다거나, 주먹을 꽉 쥐고, 또 물건을 잡아당기는 등 가구 또는 내 몸을 이용하면 된다. 수건이나 막대기, 현관문도 훌륭한 운동기구가 될 수 있다.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 동작을 하는 데 10초를 넘기지 않는다. 여러 동작을 배합해도 10분 안에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0분간의 아이소메트릭 운동이 1시간의 힘든 웨이트 트레이닝을 대체한다고까지 말한다. 공부를 하다가 또는 사무실에서 업무 중에도 가능하다.
◆한번 해볼까=아이소메트릭 운동은 관절 동작은 멈춘 채 근육만 긴장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벽을 미는 상태에서 7초간 멈춘 자세를 유지하는 식이다. 이때 힘은 최대 수축력의 50% 강도를 추천한다. 최대 근력의 절반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힘들어지는 것을 느낀다.
가장 먼저 단련해야 할 부위가 대퇴근과 복근이다. 겨울철 활동량이 줄면 가장 먼저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림1 과 같이 발끝을 앞쪽으로 모으고 말을 탄 자세로 10초간 유지한다. 복근을 단련하려면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리지 않고 다리를 바닥에서 45도 각도에서 10초간 유지토록 한다.
어떤 동작이든 숨을 참지 말고, 얕게 쉬며 적어도 3~5세트 반복한다. 아이소메트릭 운동은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 호흡이 가빠지므로 고혈압과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도움말: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 교수, 한국체대 체육과학연구소 김효정 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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