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탄생10년 블로그, 르네상스를 꿈꾼다

또다른공간-------/IT로만든공간

by 자청비 2007. 8. 27. 17:36

본문

탄생 10년 블로그, 르네상스를 꿈꾼다 
저널리즘으로서의 블로그, 현황과 전망
 
사적 공간 넘어 여론 형성 ‘저널리즘’ 역할까지
신뢰도 높이고 공동모델 제시해야

 

‘1인 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는 블로그가 탄생 10돌을 맞았다. 현재 블로그는 전세계적으로 7천만개가 존재하며, 매일 1백50만개의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있다. 블로그 모니터 사이트인 미국의 테그노라티의 CEO인 데이브 시프리는 “매일 전세계적으로 12만개의 블로그가 탄생, 1초마다 1.4개의 블로그가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블로그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양적 팽창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IT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한 블로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형 블로그’가 정착되기 위해선 지식인과 기자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화 과정
블로그는 웹(web)과 일기를 뜻하는 로그(log)의 합성어인 웹로그에서 유래됐다. 그 기원은 1997년 4월 1일 유저랜드 소프트웨어 최고 경영자였던 데이브 와이너가 ‘스크립팅 뉴스’란 사이트를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우리의 경우 2001년 12월 만들어진 ‘웹로그인코리아’가 그 효시다. 하지만 블로그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라크 전쟁’에서부터다.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당시 살람팍스란 필명을 사용한 한 이라크 청년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쟁 상황을 생생히 전달, 전 세계 신문·방송이 이를 조명하면서 알려졌다.

 

이처럼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는 ‘1인 미디어’로서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이면에는 과거 폐쇄적인 개인 홈페이지 운영에서 벗어나 개방·참여·공유 등을 기반으로 한 ‘웹 2.0’트렌드를 반영, 새로운 소통과 표현의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이미 우리는 90년대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 등 PC통신을 통해 ‘공동 지적활동’을 경험했지만 폐쇄적인 회원제로 운영해 웹2.0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후 2003년 한미르를 필두로 각종 포털 사이트들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블로그에 대한 인식도 확산됐다.


현재 ‘한국형 블로그’는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가 조성되면서 기성 매체와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극소수 인터넷 마니아 중심의 실험적 운영 시기를 지나,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들이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한 시기 등을 거쳐 블로고스피어와 주류 매체 간 접점을 모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위상 및 가능성
스타벅스는 지난달 중국 명·청조 때 황궁이었던 쯔진청 안에 입점한 ‘스타벅스 고궁점’을 철수키로 했다.
이런 결정엔 지난 1월 중국 CCTV 앵커 루이청강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스타벅스 고궁점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여론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됐다. 

 

블로그 파워는 이젠 사적 공간을 넘어 새로운 여론 형성의 도구로써, 저널리즘 영역까지 진입해 언론기능을 하고 있다. 반면 기성 언론은 블로그를 새로운 소통 전략과 도구로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환경과 달리, 국내 언론은 2004년 전후로 한 차례의 ‘기자 블로그 붐’이 지나간 뒤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전문 블로그 메타 서비스인 올블로그가 13일 ‘2007년 상반기 TOP100블로그’를 선정한 가운데 이 중 오프라인 기자는 6명밖에 포함되지 않을 정도로 미약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자들의 블로그 참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뉴스조직과 경영진이 기자 블로그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겨레 함석진 기자는 “온라인이나 블로그는 사적 영역이 아니라 기자에게 있어 또 다른 업무 영역”이라며 “신문을 통해 독자를 만나는 것이 공적 활동인 것처럼 블로그란 창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는 것 또한 공적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언론사 내부에서 먼저 블로그 등을 포함한 온라인 활동에 대한 정의와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최근 한 언론사에선 온라인 기사와 관련된 출장 계획서를 제출했다가, 해당 데스크가 “자신은 오프라인에 대한 권한만 있기 때문에 결정을 할 수 없다”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우리 언론사 내부에선 아직까지 이분법적 사고에 얽매여 블로그 등 온라인 활동을 가욋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은 변했다. 과거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시대를 지나, 쌍방향 피드백을 원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점에서 블로그는 최적화된 독자나 시장을 만날 수 있는 효율적인 ‘유통수단’이다. RSS(업데이트 정보를 자동적으로 알려주는 기능)나 트랙백(원격 댓글을 쓰고 이를 알려주는 기능)을 통해 독자들과 24시간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경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는 “새로운 미디어환경에선 쌍방향 소통도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접점을 가지고 있느냐가 매체 파워를 판가름할 것”이라며 “특정 기자가 수만명의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매체력을 강화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수익모델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독자나 시장 등과 어떻게 소통을 하느냐에 따라 매체 파워와 성장 동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적 영역을 넘어 공적 소통과 담론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신뢰성과 윤리성 등이 제고돼야 한다.

 

과제와 전망
블로그스피어 안에서 생산되는 콘텐츠 신뢰도와 소통 수준은 블로그 확산을 발목 잡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언론인과 지식인들이 블로그에 동참해 이 안에서 공동참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일반 전문가에 비해 기자들이 참여하는 ‘기자 블로그’의 경우 그동안 축적된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존 영향과 다른, 반향과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순 기자는 “언론계가 뒤늦게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대단히 형식이고 내용적으로도 충실하지 못하다”면서 “우리 블로그를 ‘1인 미디어’로 부르기에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지식인과 언론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 유수 언론의 경우 이미 전문 블로거를 채용할 정도로 블로그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편집국 문화로 자연스럽게 편입되고 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최근 ‘TVNews.com’이란 블로그를 운영 중인 브라이언 스텔터를 채용할 정도로 블로그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향후 블로그는 이런 참여를 바탕으로 웹2.0시대 정신을 구현, 보다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블로그로 발전해 저널리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블로그스피어 자체가 하나의 권위와 신뢰도를 가지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미칠게 될 것이다.

 

함석진 기자는 “전문가나 기자 블로그가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블로그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며 “많은 지식인이나 기자들이 블로그가 범용 플랫폼이란 인식만 갖는다면 참여가 확대되고 양질의 콘텐츠가 나와, 저널리즘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자협회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