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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전공인 대학생 김모(25)씨는 허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척추뼈가 심하게 변형돼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20년 가까이 등받이가 없는 피아노 의자에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습하느라 허리에 무리가 간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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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학생 등 매일 7~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자세가 근육과 뼈 등 온몸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장시간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건강에 해로운 것은 물론 직장 결근 등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안전보건청(HSE)에 따르면 영국인 1700여만명이 허리와 등의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중 500여만명은 직장의 근무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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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자세는 근육, 관절, 인대, 뼈 등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근육이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미정 교수는 “앉아서 고개를 앞으로 쭉 빼거나 고개를 좌우로 기우뚱한 채 생활하면 목뼈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근육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심하면 통증이 온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어도 근육이 만성적인 수축 현상을 일으키게 돼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노폐물인 젖산이 쌓인다. 그러면 피로감과 통증이 쉽게 온다. 잘못된 자세 등에 의한 ‘근막통증증후군’은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30~74%로 보고돼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컴퓨터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으며 목, 허리, 어깨, 팔 등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
근육 다음에는 뼈와 관절의 배열이 흐트러진다.
김미정 교수는 “다리를 꼬고 앉거나 서 있을 때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면 신체의 불균형을 초래해 양쪽 골반의 위치와 어깨의 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앉을 때 엉덩이를 의자 앞으로 빼고 앉으면 척추가 휘거나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목을 앞으로 뺀 자세는 목 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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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성심병원 재활의학과 박동식 교수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눈과 모니터와의 거리는 30~70㎝ 간격을 유지하고, 컴퓨터 모니터의 중앙이 눈에서 약 15도 아래쪽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상 위에서 공부나 작업할 때 목이 앞으로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책 받침대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올바른 자세라도 오랫동안 한 가지 자세를 취하면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한 시간에 10분 정도는 꼭 휴식을 취하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근육과 관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