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건강 핵심키워드는 '근육'

건강생활---------/건강한100세

by 자청비 2007. 8. 22. 10:15

본문

노년 건강, 핵심 키워드는 ‘근육’

30대부터 근(筋) 세포의 노화 시작
꾸준한 근력 운동·단백질 섭취해야

▲ 74세 몸짱 할아버지 조해석씨. 조선일보 DB
86세 할머니 보디빌더의 모습이 최근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다. 군살 하나 없이 팽팽한 팔과 다리의 근육을 보면 2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평생 간호사로 일했다는 뉴린 할머니는 “72세 때 애완 고양이 용품을 사서 무거워 쩔쩔 매는데도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좀 더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살기 위해 보디빌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86세 보디빌더 뉴린 할머니. 미국 시티페이퍼 보도화면 캡쳐

간과해 왔지만 근육은 노년 건강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당당하고 독립적인 노년을 보내려면 근력을 키워야 한다. 근력이 줄면 등산이나 골프 같은 스포츠 활동은 물론이고 보행이나 물건 들기 같은 사소한 일상 활동도 못하게 되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근육의 양과 힘은 20~25세에 최대치에 이르며, 30세를 전후해서 근(筋) 세포의 노화가 시작된다. 노화가 시작되면 일단 수분이 빠져나가고 단백질이 줄어들며 그 자리에 지방이 채워져 몸의 탄력과 힘이 떨어진다.

약 50세가 되면 근 세포 내 단백질 합성속도가 분해속도보다 느려져 근육이 급격하게 퇴화를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20~25세 근육의 10% 정도가 감소한다. 65세엔 약 25~35%, 80세엔 40% 이상 감소해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 체력까지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 프래밍엄 지역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55~64세의 40%, 65~74세의 45%, 75~84세의 65%가 4.5㎏ 무게조차 들지 못했다. 장바구니도 들지 못한다는 것은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 건국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인식 교수의 2004년 논문에 따르면 ▲70~74세 여자 33.3%, 남자 19.8% ▲75~79세 여자 35.9%, 남자 26.7% ▲80세 이상 여자 43.2%, 남자 52.6%에게서 근육감소증이 나타났다. 근육감소증이란 자기 평소 체질량의 13~24%(70세 이상은 50%)가 감소한 상태다. 이인식 교수는 “근육감소증이 있으면 활동량이 급격하게 줄어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고 삶의 만족도도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근육의 감소는 쉽사리 낙상(落傷)으로 이어져, 많은 경우 생명을 위협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60세 이상 사고 별 경험률 중 40%가 낙상이었다. 근육 양이 가장 많은 20대 낙상 경험률은 14%에 불과했고, 30대 18%, 40대 23%, 50대 32%였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젊은이의 낙상은 대부분 실수 때문이지만, 노인의 낙상은 기초 체력을 유지할 근육이 없어서 발생한다”며 “낙상으로 인한 활동의 제약은 노인의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며, 낙상이 없더라도 기력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년에도 근력을 유지하려면 가능한 일찍부터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면 단백질 합성 작용을 촉진하는 호르몬 리보솜과 같은 세포 내 소 기관의 기능이 떨어져 근육을 키우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20~30대엔 2주만 운동해도 근육이 10~15% 커지지만, 60세 이후엔 12주 이상 운동해야 10% 정도 커진다. 또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건(腱)이나 인대의 탄성이 감소해 운동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정일규 교수는 “젊었을 때부터 근육을 키워놓으면 그 초기값이 높아 나이 들어 근육이 감소해도 생활근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백질 중심의 고른 영양섭취도 중요하다. 진영수 교수는 “나이가 들면 맛을 보는 감각이 떨어지고, 위액분비가 감소하며, 활동량이 줄고, 대사가 느려져 대부분 식욕이 감퇴된다”며 “노년의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선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유제품, 견과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의 역할

뼈 성장·자세 교정·체온 유지에도 도움

근육은 운동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한다.

위나 심장 등 내장근을 제외한 모든 근육은 뼈에 붙어 있는데, 이러한 ‘골격근’은 1차적으로 뼈를 보호하고 체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척추를 곧게 하고 올바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도 근육 때문이며,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굽는 것도 근육의 약화 때문이다.

아울러 근육은 뼈 성장과 단단한 뼈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근육은 수축운동을 하면서 뼈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을 돕고, 조골(造骨)세포를 자극해 칼슘유입을 촉진함으로써 골 밀도를 높인다.

체중 관리에도 관여한다. 근육은 기초 대사량의 약 40%를 소모하므로 근육이 많으면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 되며, 반대의 경우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게 된다.

또 근육은 혈관을 직접 감싸고 있어 혈관을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많으면 추위를 덜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육은 없고 지방만 많은 사람은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훨씬 추위를 많이 타며,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많은 사람이 추위를 적게 탄다.
 

근육 운동 어떻게 할까

적당한 강도로 운동하고 3~4일은 쉬어야

근육의 증강은 파괴의 메커니즘이다. 즉 운동을 하면 근 섬유가 미세하게 파괴되고 모세혈관도 찢어지는데, 이 세포가 재생하고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근 섬유가 굵어져 근육이 커진다.

따라서 근육을 키우려면 자기 몸에 맞게 적당한 강도로 운동을 한 뒤, 상처 받은 세포와 섬유가 재생되고 회복될 만큼 3~4일은 쉬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과 인대가 파열되고 염증이 생겨 오히려 근육이 감소할 수도 있다. ‘분할 훈련’ 원칙에 따라 운동 선수들이 매일 근육 운동 부위를 바꾸는 이유다.

근육의 증강에는 남성 호르몬이 필요하므로 2차 성징이 나타난 후, 즉 사춘기가 지난 후 운동을 해야 근육이 커진다.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 즉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을 때에는 운동을 해도 근육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채 성장이 마무리되지 않은 사춘기에 근육 운동을 하면 근육만 커지고 성장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키의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효과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가장 활발한 20~25세 때 가장 크다. 이 때엔 2주만 운동해도 근육이 10~15% 커진다. 또 근력과 순발력을 결정하는 ‘속근’을 쉽게 키울 수 있는데, 속근은 지구력을 결정하는 ‘서근’에 비해 약 10~15% 큰 힘을 발휘한다.

노인은 근육 증강 목적보다 생활근력 유지를 위한 근육 운동이 바람직하다.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 조성연 원장은 “노인은 운동을 하더라도 쉽게 근육이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지도자와 프로그램을 찾아 엄격하고 정확한 룰에 따라 운동해야 한다”며 “특히 부상과 운동 후 심혈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