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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다/누레지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7. 9. 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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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터에 나오면서 보니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게 보이네요.
기분이 참 좋습니다. ^^*


어제 단풍이야기 했었죠?
노란 단풍도 말이 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노란 단풍을 생각하며 노랗게 익어가는 벼 색깔 이야기 좀 할게요.


흔히 노랗다를 누렇다고도 합니다.
익은 벼와 같이 다소 탁하고 어둡게 누른 것을 말할 때 씁니다.
그 '누렇'에 '어'가 붙으면 '누레'가 됩니다.


따라서,
노랗게 되는 것은 노래지다고,
누렇게 되는 것은 누레지다가 맞습니다.
누래지다가 맞을 것 같지만
모음조화를 지키는 것으로 봐서 누레지다가 맞습니다.


하얘지다/허예지다, 뽀얘지다/뿌예지다도 모음조화를 따른 겁니다.


다만 "의좋게 지내거나 이야기하는 모양."을 보고
'오손도손'이라고 하는데 표준어는 '오순도순' 입니다.
이는 모음조화가 파괴된 것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표준어로 삼은 것입니다.
표준어 규정 제8장에,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 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바로 그 규정에 따른 겁니다.
깡총깡총이 아니라 깡충깡충이 표준어인 것처럼 보슬보슬, 소근소근, 꼼질꼼질, 산들산들, 반들반들, 남실남실,  대굴대굴, 생글생글, 아름다워, 차가워, 날카로워, 놀라워 따위가 모음조화를 지키지 않으면서 표준어인 낱말입니다.

어제 아침에 일터에 나오자마자 그제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메지대고

그 뒤에 우리말 편지를 쓰다보니 넋이 나갔나 봅니다. ^^*
(메지대다 : 한 가지 일을 마무리하여 치우다,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

날림치로 우리말 편지를 쓰는 것은 아닌데, 제 글속이 짧은 게 이런 데서 태가 납니다.
아직은 어리보기 똘기다보니 이런 실수를 자주 합니다.
(날림 : 정성을 들이지 아니하고 대강대강 아무렇게나 하는 일)
(글속 : 학문을 이해하는 정도)
(어리보기 :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똘기 : 채 익지 않은 과일)

그래도 제가 제 잘못을 능갈치며 비쌔지 않으니 늡늡하고 넨다하게 봐 주시길 빕니다.
(능갈치다 : 능청스럽게 잘 둘러대다, 교묘하게 잘 둘러대다.)
(비쌔다 : 어떤 일에 마음이 끌리면서도 겉으로 안 그런 체하다.)
(늡늡하다 : 성격이 너그럽고 활달하다.)
(넨다하다 : 어린아이나 아랫사람을 사랑하여 너그럽게 대하다.)

봐 주실 거죠? ^___^*
앞으로는 잘 마물러 보내도록 힘쓰겠습니다.
(마무르다 : 일의 뒤끝을 맺다)

우리말123

보태기)
여기에 나온 낱말은 모두, 모조리, 몽땅, 다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있는 낱말입니다.
곧, 모두 표준어입니다.

 


오늘은 벼 사진을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래는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영남농업연구소에서 만든 벼로 쓴 글자입니다.
논에다 벼를 심으면서 색이 다른 보라색 벼를 심어 글자로 만든 겁니다.

 


아침에 일터에 나오면서 사진을 좀 찍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게 보라색 벼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총체벼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총체보리 말씀드렸었죠?
바로 그 총체벼입니다. 벼를 거둬들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벼 전체를 소먹이로 쓰는 거죠.


왼쪽에 있는 게 황금벼입니다.


잎사귀가 유난히 밝은 노란색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에 오시면 이런 벼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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