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노래로 건강을 기원하는 이장 출연자에게 노래로 맞장구를 친다. 한 여자 출연자가 뺨에 뽀뽀를 해 입술 자국을 내자 재치로 넘긴다. 어떻게 저렇게 일반인 출연자와 호흡이 정겹게 잘 맞출까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바로 24일 방송된 KBS ‘전국 이장·통장 축제 한마당’를 진행한
송해다. 한가위를 맞아 온 가족이 브라운관을 통해 만난 송해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명실상부한 국민MC다.
그동안 방송분을 짜깁기해 스페셜, 베스트라는 미명하에 추석특집으로 둔갑시키고 진행자,게스트의 지나친 겹치기 출연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추석특집이 범람한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바로 송해다.
한가위의 성격에 가장 맞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추석특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뿐만 아니라 우리 추석에 잊어서는 안 될 의미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3일에는 19년째 마이크를 잡고 있는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일요일 한때를 즐겁게 그것도 서민들에게 재미를 줬고 25일에는 ‘전국 이장 통장 축제 한마당’을 통해 농촌과 도시민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26일에는 먼 미국 땅에서 한가위를 맞는 교포들에게 노래로 고향의 향취를 전해주는 ‘KBS 뉴욕 노래자랑’을 진행한다.
이처럼 송해는 한가위 특집에 맞는 최고의 진행자로 나서 온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거나 줄 예정이다.
송해가 어떤 사람인가? 바로 어린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배운 사람부터 못 배운 사람까지, 가난한 사람에서부터 부자까지, 제주도 사람부터 서울 사람까지, 여자부터 남자까지, 세대와 지역, 빈부, 성별에 관계없이 사랑을 받는 진행자가 아닌가.
10~20대가 젊은 스타 MC들이 판치는 방송 현실속에서 81세라는 최고령의 나이로 전국민이 사랑하고 편안하게 시청하는 ‘전국 노래자랑’지난 1988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9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제 송해없는 ‘전국노래자랑’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진행자로서 가장 힘들다는 일반 출연자들이 방송의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편하게 노래 부르고 방송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최선의 노력을 한 송해는 이시대의 최고 M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방송에 들어가는 MC들이 적지 않는데 송해는 시청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한다. “함께 어울리면 녹화 때 편하게 방송을 할수 있어. 녹화 전날 먼저 지방에 내려가 시장도 가보고 목욕탕, 해장국집에도 들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 지방 특성을 파악하면 배우지 못하거나 돈 없는 출연자가 어떠한 행동을 해도 즐겁게 받아 줄 수 있다”이렇게 철저한 준비가 오늘의 송해를 만들었던 것이다.
지난 7월 만나 인터뷰를 했던 송해는 당시 “아픈 적도 있지. 하지만 수천명에서 수만명이 기다리고 있잖아. 그리고 안방에선 수많은 시청자가 기다리잖아. 어떻게 내가 아프다고 MC자리를 비울수가 있겠어. 아프면 미리 병원에 가 치료를 받고 무대직전 정말 아프면 참고 진행을 해. 막상 무대에 올라가 진솔한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고 관객들의 환호를 보면 힘이 다시 나서 녹화를 마치게 돼.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관객 1만여명이 꼼짝 않고 녹화를 지켜보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났어.”
송해는 방송에 대한 이러한 진지한 자세가 8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진행솜씨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추석때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송해 본인은 정작 가장 가슴이 아픈 때이기도 하다. 황해도 재령에서 6.25때 혈혈단신 월남한 실향민이기 때문이다. 추석같은 명절때가 더 힘든 실향민인데도 그 아픈 마음의 상처를 감추고 방송에 나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추석 특집 녹화때 많이 운다. 부모님이 너무 생각나서다”는 송해의 말을 들으면서 왜 한가위 최고의 스타인지, 진정한 국민MC인지를 알수 있게 해준다.
[실향민의 아픔을 숨긴채 추석특집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송해. 사진=KBS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