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SBS 프로그램 보도 논란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08. 1. 28. 15:20

본문

최근 제주시내 모 중학교에선 SBS의 SOS라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떠들썩합니다. 지난 주 월요일(21일)인가, SOS 프로그램은 제주시내 모 중학교의 한 학생이 친구들로부터 바지를 벗기는 성추행 등을 당하고 난 뒤 난폭한 성격으로 변하는 등 정신이상을 보이고 있는데 학교측에선 이 학생의 호소도 무시하는 등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고 취재진에게 조차 험한 말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방영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 다음날 해당 중학교 도교육청이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전국의 누리꾼들이 몰려들어 비난을 퍼부었지요. 이에 대해 해당 학교측이나 학생들은 매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는 며칠전 지난해 2월 해당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기자회견입니다.

===========================================================================================

제주시내 모 중학교의 학교폭력 방송보도와 관련 해당 중학교 졸업생들이 왜곡·편파보도로 규정하고 강력히 성토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2007년도에 졸업한 이 중학교 38회 졸업생 대표(학생회 임원진)는 25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보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학생회장을 맡았던 이성재 군(17)은 "방송 이후 피해학생에 대한 치료조치가 내려진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방송과정에서 원래 취지와 다른 편집이 이뤄졌다"며 왜곡된 부분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 군은 "보도가 나간 이후 학교와 은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유언비어, 반인간적 모독과 욕설이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을 왜곡한 보도로 인해 벌어진 부당한 것으로,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은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군은 이어 "보도에서는 학교측이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묘사됐으나 성추행 사건 이후 담임교사는 피해학생과 수차례 상담을 벌였고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게끔 했다"면서 "담임교사가 이러한 사실을 취재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편집에서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 군은 특히 인터넷상에서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담임교사와 관련해서는 "일방적인 마녀사냥에 지나지 않는다"며 "당시 담임교사는 강압적인 취재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까지 했고, 1년간 피해학생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은 무시된 채 학교의 안일한 대응만을 문제삼자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군은 또 "담임교사는 평소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많고 동료 교사들로부터도 인정받을 정도로 교육에 헌신적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 대부분은 이번 보도내용이 사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가는 사람으로 묘사된 교장선생님에 대해서도 "평소의 성품을 아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번 보도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38회 졸업생 일동은 방송사의 왜곡보도에 대한 탄원을 위해 도내 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해당 프로그램 제작팀에 공식 항의할 방침이다.<한라일보>
============================================================================================

재학생들이나 졸업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해당 교사가 평소 학생들에게 그리 신망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학생들에게 상당부분 신뢰를 주는 교사로 비춰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신뢰를 주는 교사라도 특정사안에 대해 판단을 잘못해 일을 잘못 처리할 수는 있겠죠. 그래서 피해 학생문제가 발생했을 때 과연 그 학생에 대한 학교측의 처리가 어떠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것으로 봐선 피해학생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이 단호하지 못했던 것 같고, 프로그램에서 담임교사가 학생의 정신이상 증세를 가족력 운운 발언은 대단히 무책임한 것이었습니다. 또 피해학생중 다른 애들은 괜찮은데 걔만 그렇다…라든가. 가해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며, 한두번 장난 삼아 그랬던 것이라는 식의 발언 등은 학교폭력에 대한 부모와 교사간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제작자의 취재에 짜증스런 나머지 "그래 어쩔래…"라는 식의 대응은 엄청난 잘못이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열받았던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쨌든 SOS프로그램 상에서 한 학생의 피해에 대해 담임교사나 학교 측의 대응은 매우 비교육적으로 비춰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피해 학생에 대한 처리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는데 그러한 내용은 단 한줄도 넣지 않고 담임교사가 흥분해 하는 모습만 방영하는 등 심한 왜곡과 편파보도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SOS라는 프로그램은 특성상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줄만한 내용이 방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전에도 한차례 선정성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프로그램 제작과정상에서 제작자의 과도한 취재행위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 보니 이제는 문제가 정신이상으로 입원한 피해학생에 대한 향후 대책이 아니라 학교 측과 방송사간 진실게임이 되버렸습니다. 양측간 싸움이 어떻게 법정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유감표명 선에서 마무리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피해학생이 정상적으로 학업-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오긴 어려울 것 같군요-에 복귀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