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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인선이 남긴 황당 어록과 유행어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08. 2. 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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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인선이 남긴 황당 어록과 유행어

…의혹보다 더 어이없는 해명들
 

<조선일보> 

 
장관 후보자 3명 낙마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이명박 정부의 첫 내각 인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수많은 유행어와 ‘어록’ 를 남겼다. ‘고소영 S라인’ ‘강부자 내각’이라는 유행어로 떠올랐고, 후보자들의 ‘땅사랑’ ‘오피스텔 선물’등 서민정서와 동떨어진 해명은 인터넷에서 거센 후폭풍을 일으켰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의도는 살기 좋지 않다”“수석 입학한 스트레스 때문에 딸이 국적포기했다” 등 ‘코미디같은 해명’이 이어지면서 인터넷에서는 ‘장관 후보자 해명 어록’까지 돌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후보자들의 ‘황당해명시리즈’에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 “새 정부가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 ‘코미디정부’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 ‘고소영’‘강부자’‘강금실’등장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수석과 초대 내각 인사가 실시되자 ‘고소영 S라인(고려대+소망교회+영남+서울시청 출신)’이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았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와 소망교회를 다니는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 인선 등에서 ‘고소영 S라인’출신들을 중용했다는 비판이다.

 

통합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지난 20일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 수석 중에 충청과 호남 출신이 한명도 없다. 고소영 S라인을 들어봤냐”고 지적했고, ‘고소영 S라인’이란 단어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들의 평균 재산 39억원으로 대부분 강남에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강부자(강남부자) 내각’이 유행어가 됐고,  야당에선 ‘강금실(강남에 금싸라기 땅을 실제로 소유) 내각’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또한 국무위원 후보자들 검증과정에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자녀 이중국적, 경력 부풀리기 등 각종 비리 의혹들이 쏟아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까도까도 의혹이 끝이 없다’는 뜻에서‘양파내각’이라는 말도 나왔다.

 

◆낙마 후보자들의 어이없는 해명…패러디까지

무엇보다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것은 해당 후보자들의 ‘황당해명’이었다. 낙마한 후보자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일생을 바르게 살아왔다”“일방적으로 와전된 언론보도” “왜곡된 사실로 투기꾼으로 매도했다” 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들의 해명은 서민들 가슴에 ‘대못질’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도 김포의 절대농지 투기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이명박 정부가 땅사랑 정부냐” “농사도 안 지으면서 농지를 사랑해서 땅을 사는 게 바로 투기”라고 비난했다. “술을 사랑한 것일 뿐 음주운전과는 전혀 상관없다” “자연의 일부인 여자를 사랑했을 뿐 불륜과는 상관없다” 는 등 패러디 댓글도 속출했다.

 

전국 각지에 40건의 부동산을 소유한 이춘호 전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오피스텔 선물’ 해명도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조선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서초동 오피스텔은 내가 유방암 검사에서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자, 남편이 감사하다고 기념으로 사준 것이다. 글도 쓰고 사무실로 쓰라고 했다. 일산 오피스텔은 친구에게 놀러 갔다가 사라고 해서 은행 대출 받아 샀다”고 해명했다. 

 

‘이영수’란 네티즌은 조선닷컴 댓글에서 “암 아니라고 오피스텔 사주는 정도면 재벌 못지 않네”라며 “감기가 아니라면 차 한대 사줄 것”이라고 비꼬았다. 네이버의 ‘foxhan’란 네티즌은 “부동산이 무슨 기념품이냐 선물을 한단다”고 했다.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오피스텔이 과자나 아이스크림인가. 무슨 길거리 붕어빵인가. 그러한 관행이 우리사회에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선물인가”라며 “이것은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뛰어다닌 수많은 서민들을 울리는 해명”이라고 비난했다.

 

남주홍 전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부부가 교수를 25년 동안 했는데 둘이 합쳐 재산 30억원은 다른 사람에 비해 양반인 셈”이라는 해명도 서민정서에 반하는 발언으로 꼽혔다.

 

민주당은 “참으로 듣기 민망한 말”이라며 “교수 부부 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30년 동안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돈”이라고 비난했다.

 

◆인사청문회서도 ‘황당 해명 시리즈’

‘황당 해명’은 낙마한 장관 후보자들 뿐만이 아니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일부 장관후보자들의 어이없는 해명은 계속됐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여의도 롯데캐슬 입주 한달만에 송파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 받은 것은 좋게 말해 재테크, 사실상 투기 목적이 아니냐”고 추궁하자  “여의도가 사람이 살기 그리 좋은 지역은 아니다. 자연친화적이지 않다”고  답변, “공직자로서 인식이 일반인들과 너무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평균적으로 봐서 재산이 많다. 골프 회원권을 2개나 가지고 있다”는 자유선진당 곽성문 의원의 지적에는 “사실은 싸구려 골프회원권”이라고 답변했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구입 당시 가격이 4000만원이었던 것이 ‘싸구려’의 근거였다는 것이다. 

 

서갑원 의원은 “서민들 가슴이 무너지는 말”이라고 비난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연봉 4000만원이면 싸구려 인생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딸의 한국국적 포기 이유에 대해 “아이가 중 3때 연합고사에서 수석을 했다. 인근 학교에 수석입학을 해 그것을 유지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청소년 복지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워 시골에 있는 엄마에게 갈 것인지, 미국에 가서 공부할 지 선택하게 했는데 딸이 미국에 가서 생활하겠다고 해 국적을 포기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김 후보자의 발언도 넷심(네티즌들의 민심)에 불을 질렀다. “정 안타까우면 유학 보내면 되지 왜 국적포기를 하냐”는 비난이 쇄도했다.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국적 포기했으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 다 국적포기 해야 하나” “수능 수석 했으면 지구인이기를 포기했겠네”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논문 중복게재 및 표절 의혹에 대해서 “복지에 대한 열정으로 봐달라”고 했다가 민주당 우 대변인에게 “살다 살다 표절을 열정으로 봐달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 후보자는 140억원의 재산에 대해 “내가 배우생활 35년을 했는데, 그 정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 배용준을 한번 봐라”고 해명했다 결국 27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내가 20년전엔 지금의 배용준과 맞먹을 정도였다는 뜻으로 한말인데 적절치 않았다. 국민들께 죄송하고, 언행을 더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유 후보자는 또 민주당 이광철 의원으로부터 “배용준은 보이고, 병상에 있는 희극인 배삼룡씨나 사글세 20만원도 제대로 못내는 가수 한명숙씨는 보이지 않았냐”는 질타를 들어야 했다. 그는 “어려운 연극계를 위해 재산을 출연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도 이천시와 서울 송파구 문정동,관악구에 집이 한채씩 있는 것에 대한 민주당 이경숙 의원의 질문에 “여름에는 주로 이천에, 겨울에는 송파구 아파트에 지낸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왜 이천에 거주하냐’는 질문에는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이다. 농사짓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통합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지난 1996년부터 2년 간 노동부 고용정책 심의위원을 맡으면서 6차례 열린 회의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고용문제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고용 그 자체에 대해 제가 발언할 정도의 실력이 없었다”고 말해 장관 자질시비논란을 자초했다. 우 의원은 “고용을 모르면서 노동부장관을 할 수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한 법무장관 후보자는 재산 급증에 대해 “저도 이번에 (재산) 액수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면서 “국민여러분이 볼때 과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투기 질타에 대해 “공직을 맡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예상했다면 신변을 깨끗하게 하고 특히 부동산과 회원권(골프·헬스·콘도회원권) 문제는 좀 다르게 살았을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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