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의 재발견①]디지털 시대, '라디오'는 죽지 않았다 | ||||||||||||
라디오는 죽지 않았다. 물론 60년대와 7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만큼의 인기는 아니다. 그러나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인 매체인 라디오는 디지털 시대인 21세기에도 여전히 세상에 맞게 진화하며 그 나름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라디오의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에 먼저 주목한 것은 영화계였다. 2006년 추석 연휴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가 그 대표작이다. 80년대 인기절정의 록가수였지만 퇴락하고 만 최곤(박중훈 분)이 지방 소도시 방송국의 DJ를 맡게 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해프닝을 담은 ‘라디오 스타’는 청취자와 DJ가 친밀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라디오에 대한 관객의 향수를 자극했다. 스타와 매니저의 애환이 ‘라디오 스타’의 표면부에 드러난 이야기였지만 그 이면에는 라디오가 여전히 대중들과 소통 가능한 매체라는 이준익 감독의 생각과 애정이 묻어 있었다. 올해 초 개봉한 하기호 감독의 ‘라듸오 데이즈’는 193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을 그린 ‘라듸오 데이즈’는 ‘라디오 스타’와 달리 라디오 방송국 자체가 배경이고 그곳에서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이들이 주인공이다. ‘라듸오 데이즈’는 텔레비전 방송 이전에 대중문화의 총아였던 라디오를 재조명하며 라디오가 가졌던 예전의 지위를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대중문화계의 소재로서 라디오가 각광을 받고 있다면 여론을 주도하는 매체로서 라디오의 영향력은 신문이나 텔레비전 못지않다. 출근시간대 각 방송국마다 편성된 라디오 시사교양프로그램이 각종 사회적 이슈를 보도하며 여론을 모으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현재 KBS와 MBC, SBS를 비롯해 CBS, PBC, 원음방송, 불교방송, 교통방송 등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저다마 진행자들의 특색을 달리한 시사프로그램을 편성해 청취자들의 귀를 고정시키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95.9MHz)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다. MBC ‘100분토론’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오전 6시15분부터 8시까지 진행하는 ‘시선집중’은 사회적 이슈가 된 인물들을 생방송으로 연결해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중에서 한국의 개고기 식용문화를 비난해온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와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시마네 현 의회 조다이 요시로 의원과의 인터뷰는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라디오가 청취자들에게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진행자로 나선 연예인들에게 있어서도 라디오는 텔레비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 군입대를 한 하하는 입대 전 자신이 진행했던 SBS 파워FM(107.7MHz) '텐텐클럽’의 청취자들과 헤어지는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맹활약을 펼쳤던 하하는 “라디오 진행은 저의 하루를 정리하는 안식처와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라디오 DJ에 애정을 보여 왔다. 입대 전 마지막 공식 일정이 라디오 고별방송이었다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가수 성시경 역시 밤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MBC FM4U(91.9MHz)의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에 대해 “군대갈 때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고 싶다”며 “매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청취자들과 더 친밀해지는 느낌은 각별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하나 성시경 뿐만 아니라 가수와 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조영남 역시 최근 MBC 표준FM(95.9MHz)에서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진행하며 “진작에 라디오를 진행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밝힐 만큼 라디오 진행의 매력에 푹 빠졌다. 쥬얼리의 박정아 또한 MBC 표준FM(95.9MHz)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인생을 새롭게 배운다”고 라디오의 매력을 전했다. 이 밖에 ‘싱글벙글 쇼’를 진행하고 있닌 강석과 김혜영은 애초 코미디언 출신이었지만 라디오 DJ로 전업한 이후 라디오의 마이크를 놓지 않고 있으며 최화정을 비롯해 허수경, 노사연, 오미희 등도 본업보다는 라디오 DJ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라디오는 휴대전화 시대와 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MBC의 ‘미니’ KBS의 ‘콩’ SBS의 ‘고릴라’, CBS의 ‘레인보우’ 등 전용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청취자들과 직접 소통에 애쓰고 있기도 하다. 전화와 편지로 참여하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을 이용해 라디오 DJ와 청취자가 직접 채팅을 하고 사연을 주고받으며 친밀감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 나아가 방송 중인 라디오 스튜디오를 인터넷으로 직접 보여주며 적극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매체의 발전으로 인해 라디오는 과거 보다 주목을 덜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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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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