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수소차… '석유와의 이별' 시작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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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환경단체들의 구호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내건 구호다. 석유 없이 자동차가 달릴 수 있을까? 하지만 업계는 이런 슬로건을 그다지 의외의 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이미 알게 모르게 ‘악마의 눈물’로 불리는 석유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에서 기름을 빼내는 이른바 ‘기름 없는 전쟁’의 총성은 이미 울려 퍼졌다.
친환경 차량의 궁극적인 목표는 연료전지차, 그 중에서도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차다. 물론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혼합’ ‘복합’이라는 뜻의 하이브리드차는 내연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 출발 및 가속 때 전기모터의 힘을 빌려 연료 소모를 줄인다.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가장 앞선 곳은 일본이다. 도요타는 1997년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 팔렸다. 렉서스의 ‘LS600hl’과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국내에도 출시됐다.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매년 놀라운 속도로 커져 올해 70만대, 2010년이면 연간 100만~15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플렉스 퓨얼’(가솔린과 에탄올을 함께 사용하는 차)에 집중해 왔다.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추출한 에탄올을 석유에 섞어 사용해 ‘바이오 퓨얼’로도 불린다. 일본의 하이브리드차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 업계는 하이브리드차 양산도 서두르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주로 디젤 엔진 등 엔진 자체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 왔으나, 도요타 프리우스의 유럽 잠식에 따라 역시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나섰다.
우리나라보다 자동차 개발 능력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중국까지도 정부 주도 하에 찬환경 차량 개발에 한창이다. 우리의 경우 현대ㆍ기아차가 90년대 중반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뛰어든 이후 2009년 상용화 계획을 세우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세계 선두권과의 격차는 큰 편이다.
친환경차 개발 경쟁의 원인은 분명하다. 석유 자원 고갈 우려는 좀 먼 얘기라 해도, 눈 앞에 펼쳐진 배럴 당 100달러의 고유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움직임 역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강력한 환경정책을 펴 온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당 130g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한국차가 맞추려면 지금보다 30~40%는 줄여야 한다.
이런 흐름은 자동차 업계에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친환경 자동차 기술의 개발은 생존의 문제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뒤쳐진 자동차 브랜드에는 도약의 기회를, 뒤쳐진 곳에는 추락으로 가는 티켓을 주게 된다. 도요타는 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출시하면서 친환경 이미지와 함께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탈바꿈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음은 물론이다.
산업연구원(KIET) 이항구 기계ㆍ수송팀장은 “친환경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느냐가 향후 세계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며 “석유와의 작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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